만화로 다시 만나는 4·3영화

만화로 다시 만나는 4·3영화
오멸 원작· 김금숙 그림 '지슬'
  • 입력 : 2014. 03.28(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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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을 다룬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이 만화로 다시 태어났다. 김금숙씨가 그림을 그린 '지슬'이다.

'제주4·3의 끝나지 않는 이야기'란 부제가 달린 만화 '지슬'은 민간인 학살이라는 무거운 이야기를 가슴 먹먹하게, 때로는 해학적으로 그려낸 영화 내용을 충실히 따랐다. 파도소리가 들릴 것 같은 섬 풍경, 여인의 모습을 닮은 부드러운 제주 능선 등 작가 특유의 붓질과 먹으로 한 컷 한 컷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반면 만화 속 대사는 제주방언으로 처리됐던 영화와 달리 표준어로 옮겨졌다.

영화에 흐르던 아름다운 흑백 영상미를 실어나른 장면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느껴진다. 흑백의 선은 피해자와 가해자, 나와 남을 날카롭게 가르지 않고 부드럽게 아우른다.

김금숙 작가는 개인의 슬픔, 사회의 부조리를 읽어내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만화를 꾸준히 그려왔다. 이번 만화 제작은 4·3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나 역사에 무관심한 대중에게 4·3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그는 '작가의 말'을 통해 "영화와 만화는 다른 언어이기에 작업하는 내내 몹시 조심스러웠다"며 "이 만화가 제주도민들의 아픔을 건드리기보다는 어머니의 손길처럼 다독거려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해문집. 1만4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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