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16)관광도시 제주 응급의료체계

[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16)관광도시 제주 응급의료체계
한정된 응급의료자원 효율적 사용 전략 필요
  • 입력 : 2014. 04.25(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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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 최고 관광지로 연간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 따라서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각종 질병이나 사고 등에 따른 응급의료서비스도 보다 체계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2012년 5월10일 수학여행단 버스와 덤프트럭이 충돌하며 30여명의 사상자를 낸 제주시 한림읍 사고현장. 사진=한라일보 DB

119구급·응급실은 방문객 질환·손상 감시의 출발
도민 응급서비스 10% 가량 의료수요 추가로 발생

글로벌 시대, 전 세계의 모든 곳을 왕래하며 살아가는 세상이다. 세계여행기구(World Tourism Organization)의 자료에 의하면 2011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의 해외여행자 규모는 2010년 대비 4.8% 증가한 약 9억8000만명이었고, 2012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10억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제주도는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도시이다. 특히 최근 몇년새 중국인관광객을 중심으로 많은 외국인관광객이 찾으면서 세계 유명관광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지구촌 곳곳을 누비면서 다양한 질환이나 질병, 각종 사고 등에 따른 외상이라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 제주지역도 예외일 수 없다.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송성욱 교수의 도움으로 제주지역 응급의료체계에 대해 알아본다.

여행자들은 멀미, 시차 부적응, 감염질환, 혈전 색전증 및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및 사고에 의한 외상 등과 같이 여행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발생할 수 있는 의학적 요구 뿐만 아니라 평소의 익숙한 환경을 떠나면서 기존에 앓고 있던 기저질환인 당뇨, 만성 폐쇄성 폐질환, 허혈성 심질환 등이 악화되기도 한다. 여행과 관련해 발생하는 질병의 이환율에 대해서는 여행자 개인의 특성, 행태, 기저질환 여부 및 여행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개발도상국 여행자의 22~64% 정도에서 자각 증상을 호소하고 이 중 대부분은 자연치유가 되지만 약 8% 정도는 여행지나 거주지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여행자들이 건강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사회 문제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상대적으로 제조업에 취약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으나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및 세계 7대 자연경관을 비롯한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관광자원을 통해 관광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함으로써 많은 내·외국인들이 방문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광지이다. 실제로 연간 제주도를 방문한 내국인 및 외국인 여행자의 규모는 2008년 약 582만명(내국인 528만명, 외국인 54만명)에서 2012년 약 968만명(내국인 800만명, 외국인 168만명), 지난해 내국인 851만여명, 외국인 233만여명 등 모두 1085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2013년 주민등록 주소지 기준 제주도 거주 인구가 약 60만4670명인 점을 감안한다면, 연간 제주도 전체 거주 인구의 약 10배가 넘는 여행자들이 제주도를 방문하는 셈이다.

여행자 환자의 경우에는 여행지에 대한 의료체계 및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정보 부재와 일시적 무보험 상태 등과 같은 사회경제적 수준 변화로 인해 정상적인 외래 진료나 입원 치료의 이용에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여행기간 중 발생한 의학적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증상의 중증도와 별개로 119구급대 및 응급실과 같은 응급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기 쉬운 상태이다. 실제로 119구급대는 우리나라에서 병원 전 단계 응급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공공기관이며, 응급실은 병원 단계 의료서비스를 위한 최초의 의료기관(Gate)이다. 이에 따라 응급의료 서비스를 이용한 여행자 환자에 대한 자료는 환자가 발생했을 당시의 환경, 목격된 정황들, 환자의 상태 등을 가장 근접해 파악할 수 있는 시공간적인 장점을 갖는다.

그리고 제주도를 방문한 여행자에 대한 자료 수집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을 감안했을 때, 의료 수요가 발생한 직후부터 병원 이송시까지를 반영하는 119구급일지 자료와 병원 단계 최초의 임상적 진단과 진료가 이뤄지는 공간인 응급실 자료는 여행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 및 손상에 대한 감시의 출발선이 될 수 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119구급대를 이용한 환자 중 거주지 주소를 기준으로 제주도를 방문한 여행자의 119구급서비스 수요 및 특성을 분석했을 때, 3년간 119구급대서비스를 이용한 여행자는 총 9733명으로 제주 거주자 환자에 비해 여행자 환자들이 보다 젊고, 외상환자가 더 많은 특성을 보였다. 여행자들이 응급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흔한 이유로는 내과적 질환의 경우에는 소화기 증상이, 외상의 경우에는 교통사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여행자(유동인구)에 의한 119구급서비스 월별 이용규모는 2010년 247건에서 2012년 300건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으며, 여행자 1만명당 월별 약 3.7건의 응급의료서비스 이용이 발생했다. 여행자에 의해 매달 제주도 거주 인구 응급의료서비스 이용의 약 10%에 해당되는 응급의료수요가 추가적으로 발생한다는 의미가 된다.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대표적 관광도시인 제주도의 독특한 응급의료체계 특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송성욱 교수는 설명했다.

결국 제주 거주 인구를 훨씬 웃도는 여행자의 절대적 규모로 인해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질환 및 손상과 같은 의료서비스 수요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위해서는 한정된 제주도내 응급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여행자 관련 의료서비스 수요의 규모와 특성을 우선 파악해 여행과 관련된 질병이나 사고의 예방, 조기 발견 및 적절한 치료가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단순 관광도시가 아닌 여행자들이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는 안전 관광도시로서의 제주도 이미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전문의들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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