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며
2015학년도 대학입시 전형에서 논술은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그렇게 많은 인원수의 감소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이러한 이유는 학생부(종합) 전형이나 학생부(교과)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높은 등급을 요구하는 데 반해 3~4등급 학생들 중 논리적 사고력이 있는 학생 또는 종합적 사고 능력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대학의 의지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2015학년도 대학입시 논술 전형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Ⅱ. 논술 전형 모집 인원 변화
올해 수시모집에서 논술 전형의 모집 인원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전혀 계획을 보면 논술 전형의 모집 인원에는 큰 변화가 없다. 올해 국민대, 동국대(경주, 상명대(서울), 성신여대에서 논술 전형을 폐지했으나 부산대, 경북대, 서울과학기술대, 세종대, 한양대(에리카)에서 논술 전형을 신설하여 논술 실시 대학은 전년 대배 1개 대학이 증가한 29개 대학이며 모집 정원은 전년 대비 248명이 줄어든 17,489명이다. 서울대가 정시 논술을 폐지하면서 정시 모집에서 논술 반영하는 대학은 없다. 주요 대학 논술 전형 인원 변화는 다음과 같다.
Ⅲ. 2015년 논술 전형의 특징
대입전형 간소화로 인해 논술전형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우선선발 폐지와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완화다. 과거 많은 대학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높게 제시해 모집인원의 50~70%를 우선 선발했으나, 올해는 수능 우선선발을 폐지했다. 이는 과거 수능성적이 우수했던 상위권 학생들이 우선선발을 통과하여 비교적 낮은 논술고사 실질경쟁률을 거쳐 합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았음을 의미한다. 반면 올해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조건만 충족한다면 모든 학생들이 논술로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논술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됐다.
그러나 올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지난해 우선선발과 일반선발 중간 수준인데, 이 기준은 우선선발보다는 완화된 수준이지만 일반선발보다는 강화된 것이다.
여기서 충족률이란 대학에서 제시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수능 전체 인원에서의 백분위를 이야기한다. 예를 든다면 연세대 인문계열의 경우 일반 선발이 국B, 수A, 영B, 탐구 중 3개 영역 등급 합 6등급이라면 이것을 충족하는 학생은 100명 기준으로 8.3명이 최저학력을 통과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경쟁률이 40대1이라도 실질 경쟁률은 5대1 또는 7대1이라고 예상하면 된다. 그 이유는 지원자 40 명중 35명 또는 33명의 학생은 최저학력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논술 전형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최저학력 기준 충족 여부라 할 수 있다.
Ⅳ. 학생부 교과 반영
학생부 교과 반영은 쉽게 이야기해서 내신 반영을 이야기한다. 2015학년도에는 학생부 교과성적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정부 방침에 따라 논술전형에서도 교과성적 반영 비율이 높아졌다. 교과 반영비율 역시 과거 우선선발과 일반선발의 중간이거나 그보다 더 높은 반영비율을 적용한다. 그러나 반영비율이 높아졌다고 해서 교과성적의 실질적인 영향력까지 확대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연세대는 올해 논술전형에서 학생부 교과 반영시 Z점수를 활용하지 않고 등급별 환산점수를 활용한다. 등급간 점수차는 1등급 20점, 9등급 12점이며 1~6등급까지는 각 0.2점차, 6~7등급은 1점차, 7~8등급은 2점차, 8~9등급은 4점차다. 1등급과 6등급은 1점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또한 성균관대는 교과 상관없이 전과목 중 상위 10개 과목만 반영하므로 4개 교과(국수영사 또는 국수영과)에 해당하는 모든 과목을 반영할 때보다 내신성적의 편차가 적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일반적인 내신산출 방법으로만 자신의 내신을 판단하고 미리 겁먹어선 안된다. 목표대학이 있다면 반드시 그 대학의 내신 산출 방법에 따라 내신을 계산해보자. 아마도 자신의 내신이 크게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Ⅴ. 논술 준비 방법
수능 성적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얻는 특목고·자사고, 재수생의 입장에서 논술전형 선발 인원의 축소는 수시 지원 전략에 적신호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현재 각 대학이 제시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살펴보면 우선선발의 기준으로 볼 때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되어 있지만 일반선발의 기준으로는 매우 강화되어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수능 최상위권 학생의 입장에서는 우선선발의 폐지가 상당한 부담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년도 우선선발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높았기 때문에 이를 통과한 학생들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던 반면, 2015학년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이를 통과한 학생들의 비율은 높을 것이다. 따라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의 비율이 작년에 비해 더 높아질 것이고, 논술에서의 실질 경쟁률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논술 대비 전략에도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논술대비를 "수능 공부에 집중하고 시간이 남으면 논술 공부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전체 학습 계획에 논술 대비 시간이 분명하게 할애되어야 한다. 일주일에 각 영역과 과목 공부 계획을 세워둔 것처럼, 논술 대비도 무슨 요일에 몇 시간 동안 어떻게 공부할지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교과부는 논술문제 수준을 고교 교과과정 수준에서 출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은 논술 문제 자체를 어렵게 출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 대학은 논술 답안 작성 시간을 축소하거나,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문제를 출제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어떤 대학의 논술문제 유형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고 유리한지도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학생마다 특정 대학의 문제 유형에 대한 적합도가 다르고, 그것은 합격할 수 있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Ⅵ. 나오며
2015학년도 논술 전형에서 눈여겨 볼 점은 선발 인원이 대폭 축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년도와 비교해서 인원에서는 거의 비슷하게 선발한다는 점이다. 또한 전년도에는 우선 선발 제도가 있었지만 올해는 우선 선발 제도가 폐지되기 때문에 그 인원을 일반 선발로 전부 뽑아야 한다. 따라서 논술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험생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이다. 아무리 논술 능력이 좋은 학생이라도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탈락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수능 시험도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 또한, 학생부 반영에서도 '교과+비교과'를 함께 반영하겠다는 대학들도 있기 때문에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는 교내 활동도 어느 정도는 충실하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논술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쉽게 포기할 것도 아니다. 논술로 대학에 입학한 대부분 학생들 역시 1주일에 한 편 정도 논술을 쓰면서 준비했기 때문이다. "저는 논술 준비가 안 되었어요. 우리 아이 지금부터 논술 시작해도 될까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런 질문의 내면에는 논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논술이 그렇게 심리적으로 부담을 주는 시험은 아니다. 지금 자신이 희망 대학을 선정하고 그 학교 논술 문항을 분석하여 그에 대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