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 '한스패밀리' 한광 사장

[제주愛 빠지다] '한스패밀리' 한광 사장
끊임없는 변화… "제주 음식문화 선도 꿈"
  • 입력 : 2014. 07.04(금)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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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전 제주를 여행하다 서귀포항에서 마주했던 석양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제주에 정착한 '한스패밀리' 한광 사장. 한 사장은 제주의 음식문화를 선도하는데 열정을 쏟고 있다. 최태경기자

15년전 서귀포 석양 아름다움에 매료돼 정착
제주서 패밀리레스토랑 1호… 최고만을 고집

항상 최고만을 고집했기에 '롤러코스터' 인생을 살고 있다는 서귀포시 중문의 '한스패밀리' 한광(46) 사장.

산을 좋아했던 젊은 청년이 제주에 정착한 것은 한라산을 오르기 위해 제주를 찾은 게 계기가 됐다. 15년전 제주를 여행하다 서귀포항에서 마주했던 석양의 아름다움에 빠져 '한 달에 100만원씩만 벌 수 있으면 제주에서 사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고 바로 실천에 옮겼다.

마땅히 할 일 없이 1년반이 흐르고,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그래서 뛰어든 것이 외식업. 제주의 음식문화를 선도해보자는 큰 꿈을 안고 야심차게 도전한 것이다.

최근 많이 알려진 와인바를 그는 2000년 초반 제주에 도입했다가 별 재미를 못보고 사업을 접었다.

2006년 패밀리레스토랑을 시작했다. 당시 뷔폐식 패밀리레스토랑을 제주에 처음 도입한 그는 1만원짜리 메뉴를 개발해 지역사회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과 달랐다. "1만원짜리 메뉴로 장사가 너무 잘됐죠. 그런데 적자가 나는 거예요. 저희 가게에서는 현장에서 즉석으로 음식을 만들어 줬어요. 가격은 저렴하지만 음식의 퀄리티를 높이려고 노력했죠. 그런데 제가 장사를 해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단가 개념같은 것이 약한 거예요."

매년 적자가 쌓여 갔다. 2009년 가게 문을 닫고 직원들과 벤치마킹에 나섰다. 인테리어는 물론이고 흑돼지 바비큐로 주 메뉴를 바꾸고 무료로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샐러드바를 가미했다.

하지만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위기가 찾아왔다. 식당 인테리어에 많은 돈을 쏟아부어 재료비가 1억원 정도 밀린 상태.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픈 아들의 수술을 위해 10여일간 서울에서 지낸 것이 화근이었다. "제가 가게가 안되서 도망을 갔다고 소문이 난 거예요. 당시에 저와 호형호제 하던 형님이 있었는데, 그 분이 제일 먼저 압류를 했더라고요. 얼마나 황당하던지."

빚독촉에 잇따른 압류까지 정신이 없던 와중에도 그는 가족과 가족같은 직원들을 생각했다. 식당 곳곳에 빨간 딱지가 붙어도 영업은 계속했다. 2010년부터 전세가 역전됐다. "문만 열면 손님이 몰려오는 거예요. 메뉴가 적중한 것 같아요. 어른들은 제주에 관광와서 첫날에는 제주 흑돼지를 먹고, 둘째날에는 회를 먹곤 해요. 하지만 애들은 싫거든요. 피자나 스파게티 같은 것도 먹고싶고. 저희 가게에서는 이런 음식을 직접 만들어줬어요."

말그대로 승승장구였다. 제주의 음식문화를 선도하겠다는 그의 말처럼 한 사장의 성공모델은 지역사회에서도 벤치마킹 모델이었다.

하지만 작년에 또다시 위기가 찾아 온다. 점점 채산성이 악화됐던 것. 재료비와 시설에 아낌없이 투자해 최고의 음식을 대접한다는 그의 인생 모토로 인한 것일 수도 있지만, 소비물가는 오르고 인건비도 오르는데 음식값을 올릴 수 없다는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결국 변화의 시점이 왔다고 판단했다. 주 메뉴를 흑돼지와 제주산 해산물 샤브샤브로 바꾸고 샐러드바를 겸했다.

"전생의 업보로 제가 100만명에게 밥을 해주고 업을 풀려고 하는데, 지금 60만명분을 해준 것 같네요. 이렇게 바뀐지 며칠 밖에 안됐어요. 이제 새로운 시작입니다. 제주의 음식문화를 선도하는 마음에서 일하고 있는데, 우리 가족, 우리 직원들이 있어서 제가 이렇게 큰 꿈을 꿀 수 있는 것 같네요."

제주에 여행 와서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는 한광 사장. 자신을 믿지 못하는 아내에게 가슴에 품었던 할아버지의 독립유공서를 보여줬다는 일화에서 그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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