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상에서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엘리슨 레빈 지음, 장정인 옮김)=희박한 산소, 영하 40도의 날씨, 멈추는 순간 찾아오는 죽음. 에베레스트 정상과 같은 극한의 상황에선 조금 다른 판단이 필요하다. 하루하루가 급박히 바뀌는 오늘날 삶도 그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미국 최초의 여성 등반대장이자 탐험가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지은이는 정상에서 알게된 그것을 감동적이면서도 발랄하게 전달한다. 처음북스. 1만6000원.





▶짝재기양말의 연극이야기(박영욱 지음)=연극에 영혼을 사로잡힌 사람이 있다. 한 발엔 분홍색, 다른 한 발엔 파랑색 양말을 신고 다니는 일명 짝재기양말이다. 지난 28년동안 한국연극사와 함께해온 지은이가 우리나라 대표연극 32편을 소개했다. 돌발실험연극, 엽기풍자연극, 철학적 메시지가 담긴 생활극 등을 접하다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무대를 앞에 둔 관객이 되어있을지 모르겠다. 멘토프레스. 1만5000원.





▶위대한 지도자-열네 분 달라이 라마의 삶과 가르침(라마 글렌 멀린 지음, 김영로·조원희 옮김)=티베트의 종교적, 정치적 삶에 대한 과거 달라이 라마들의 공헌을 조명했다. 제1대 달라이 라마에서 현재 제14대 달라이 라마까지 티베트 불교 지도자 14명의 생애와 법문을 소개해 놓았다. 역대 달라이 라마가 남긴 글과 가르침이 주는 간결하고 함축적인 조언들을 만날 수 있다. 민족사. 2만3500원.





▶죽음(EBS '데스' 제작팀 지음)=죽음에 관한 최신 논문과 국내외 100여명 학자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물리학, 의학, 심리학, 역사학, 철학적 논증 등 다양한 방법으로 죽음을 탐사한다. 근사체험자들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사후세계의 과학적 논증에 대한 열띤 찬반 토론을 중계했다. 영국의 '죽음 알림 주간'을 독점 발굴해 '죽음 교육'을 통한 행복한 삶의 비결도 제시하고 있다. 책담. 1만5000원.





▶내가 연애를 못 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인문학 탓이야(김만석·신현아·임세화·정지민·허민 지음)=다섯 명의 필자가 우리 시대의 다양한 연애 풍경을 짚어보면서 관계의 미로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연애를 성찰해봤다. 가히 '연애담론의 홍수'라고 할만한 시대에 연애는 갈망되는 한편 강박되고 있다. 이같은 연애담론의 부상에는 어떤 사회적, 문화적 배경이 자리하고 있는 것일까. 알마. 1만3800원.





▶야간시력(카린 포숨 지음, 박현주 옮김)=살인을 저지른 중년 남성의 시점으로 악의와 선의를 동시에 갖춘 인간 내면의 심리와 극한의 고독이 초래하는 참혹한 불행, 복지사회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담고 있다. 평범해 보이는 한 인물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하는 동시에 그가 벌인 행적을 낮은 톤으로 정교하게 전달한다. 지은이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스릴러의 여왕'이다. 은행나무.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