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 싶다](101)그리스신화박물관

[그곳에 가고 싶다](101)그리스신화박물관
제주섬에 재현된 '신들의 전쟁'
  • 입력 : 2015. 03.20(금)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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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 전통문화인성교육센터로 지정된 그리스신화박물관은 그리스로마신화 관련 유명 작품을 재현해 재미도 느끼고 아이들 체험교육장으로도 적합하다. 사진=그리스신화박물관 제공

창조관·올림포스관·사랑관 등 7개 테마
그리스신화 관련 명화·조각상 200여점
재미있는 체험활동에 교육효과도 만점

그리스신화에서 태초의 신인 우라노스(하늘)와 가이아(대지)의 막내 아들로 태어난 크로노스는 아버지 우라노스의 성기를 낫으로 잘라 바다에 던져 버린다. 새롭게 세상의 주인이 된 크로노스는 자신도 자식에게 죽음을 당하게 될까 두려운 나머지 레아와 결혼해 낳은 다섯 자식을 모두 삼켜버린다. 이에 레아는 여섯 번째 아이 제우스를 크레타 섬에서 몰래 낳게 되고, 제우스는 아버지 뱃속에 있던 형제들을 구한 뒤 힘을 합쳐 아버지에게 대항한다.

그리스신화는 이렇게 살인 등 온갖 엽기적인 내용으로 이뤄진다. 왜일까? 그리스신화박물관이 펴낸 '박물관장이 들려주는 그리스신화'에서 그 힌트를 찾아볼 수 있다. 신들의 전쟁 '기간토마키아'에는 인간인 헤라클레스가 참전해 제우스신과 그 일족을 승리로 이끈다. 그리스 사람들은 신과 인간의 관계를 수직이 아니라 수평적으로 봤던 것이다. 인간의 탐욕과 오만을 신을 통해 재현하고 반면교사의 교훈으로 삼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명화를 감상하고 서양문명의 뿌리를 이해하면서 재미도 느끼고 아이들 체험교육장으로 적합한 '그리스신화박물관&트릭아이미술관'을 찾았다.

제주시 평화로 들불축제장인 새별오름 옆에 들어선 그리스신화박물관은 유럽 유명 박물관이 소장한 그리스신화 관련 작품만을 엄선해 3년여의 재현 과정을 거쳐 선보이고 있는 세계 최초의 그리스신화 전문 박물관이다. 바티칸과 루브르 등 서양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이 보유한 그리스신화 주제의 명화와 대리석 조각상 등 총 200여점을 재현해놓고 있다. 유럽에 가지 않고도 유럽 유명 박물관 20여곳에 흩어진 그리스로마신화 관련 작품을 제주에서 생동감 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박물관은 신들의 탄생과 제우스가 왕이 된 계기를 한눈에 보여주는 창조관에서부터 시작해 올림포스관, 신탁관, 영웅관, 휴먼관, 사랑관에 이어 그리스마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그리스마을까지 총 7개의 테마관으로 구성됐다. 각 테마관에는 그리스신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각종 보조 장치도 마련돼 있다. 창조관의 '크로노스의 뱃속 체험'이 자식을 삼킨 원죄 때문에 자식에게 왕권을 빼앗긴 이야기를 각인시켜 주는 식이다.

그리스신화박물관은 매시간 도슨트가 전시물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실제 작품과 똑같은 크기로 작가들이 고증을 거쳐 재현한 대리석 조각상들은 다른 미술관이나 박물관과 달리 손으로 직접 만지면서 촉감도 느껴볼 수 있다. 월계관과 올림포스 가면 만들기, 그리스의상 체험, 아테네시민권 발급 등 다양한 체험활동도 즐길 수 있다. 제주도교육청 전통문화인성교육센터로 지정돼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트릭아이미술관은 서울대 홍대 본관과 부산점에 이어 제주에도 마련됐다. 착시 효과를 이용한 현대의 트릭아이는 기원후 77년에 있었던 제우시스와 파라시우스의 일화처럼 고대 그리스에서 기원한다. 미술관은 입체회화와 루미아트, 착시공간, 매직미러, 디지털아트, 초현실 입체공간의 6개 테마관을 갖추고 있다. 야외에는 300평 규모의 미로공원도 있으며, 세계에서 석양이 가장 아름답다는 그리스의 산토리니를 그대로 재현하기 위한 사업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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