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 싶다](104)제주시 원도심 답사 열풍

[그곳에 가고 싶다](104)제주시 원도심 답사 열풍
2000년 역사와 문화 더듬기
  • 입력 : 2015. 04.17(금)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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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오현단 길가에 일부 복원된 제주성.

민속자연사박물관 '원도심 기행'
역사문화연구소 '탐라를 만나다'

최근 제주시 원도심 답사 열풍이 불고 있다. 탐라시대부터 최근세까지 제주역사문화의 중심지였던 제주시 원도심에 대한 제주도민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함이다. 물론 원도심 답사는 전에도 있었고, 그 전에도 있었다. 굳이 최근 답사가 그 전 답사와 다르다면 민·관 구분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은 18일 열리는 2015 제주학 박물관아카데미 세번째 강좌에 '스토리텔링이 있는 제주의 원도심 기행'을 포함시켰고, (사)제주역사문화연구소는 오는 25일 '원도심에서 탐라를 만나다'를 주제로 원도심 걷기체험행사를 마련했다. 원도심 속에 숨어있는 역사문화유적을 통해 2000년 가까이 이어진 역사와 문화를 더듬어볼 수 있는 기회다.

강문규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은 박물관아카데미 강좌에서 탐라의 꿈이 깃든 칠성대를 소개한다. 칠성대는 제주성 일곱개 지역에 북두칠성 모양으로 세워졌던 축대를 말한다. 고대 탐라인들은 삼을라의 터전을 나눈 뒤 북두칠성을 모방해 칠성대를 쌓고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칠성대 연구는 고대 탐라인들의 천문에 관한 인식과 지적 수준뿐만 아니라 탐라국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도 단초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의 남문로터리에서 중앙성당으로 향하는 샛길인 관덕로8길에 북두칠성 제일도 등 표지석도 설치돼 있다.

원도심 내 눈여겨볼 만한 유적으로 조천석 제사 터도 있다. 조천석은 홍수를 막아달라고 하늘에 빌기 위해 세운 비석 형태의 조각으로 돌하르방과 동·서자복을 제외하면 제주에서는 보기 드문 석상이다. 1736년 제주목사 김정이 해마다 큰 비가 내릴 때마다 홍수가 일어나 인명과 가축, 가옥 등이 떠내려가는 큰 피해를 입자 산지천에 이 조천석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1960년대 산지천 복개공사가 진행되면서 제주대 박물관으로 옮겨진 조천석은 현재 박물관 입구에 전시돼 있다.

이와 함께 이번 기행에서는 탐라의 개국신화가 서려 있는 삼성혈과 삼성단, 한라산 호국신으로 알려진 광양당 제사 터, 제주성 남수각 터, 1519년 유배돼 이듬해 사사된 뒤 제주의 오현으로 추앙받는 충암 김정의 유배지, 유사시 제주성의 지휘소 역할을 했던 운주당 터, 조선시대 사학의 명문 삼천서당 터 등을 답사하게 된다.

제주역사문화연구소의 원도심 걷기체험은 김동현 박사의 안내로 진행된다. 제주역사문화연구소가 주최하고 제주대안연구공동체 주관으로 월 1회 정도 열리게 되는 이번 행사는 '원도심 속 탐라', '탐라의 옛길', '탐라 유배길'이라는 세 가지 테마로 진행된다.

체험 코스는 제주성지-남문터-남문한질, 칠성대-박씨초가-향사당-제주화교소학교-조일구락부-성내교회-이앗골-검정목골-동문시장-동문백화점-고씨가옥-공신정터-동자복으로 이어진다.

이번 원도심 걷기체험은 2015년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사업으로 마련됐다. 제주역사문화연구소는 2015년 하반기에 원도심 탐라역사문화 스토리텔링 해설사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도 진행할 계획이다. 도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없다. 문의 및 신청 722-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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