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화폐로 다시 만드는 화폐 질서

대안화폐로 다시 만드는 화폐 질서
디플레이션 시대 새로운 '돈'을 꿈꾸다
  • 입력 : 2015. 06.05(금) 00:00
  • 강경태 기자 ktk280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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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금융전문가 문진수의 '돈의 반란'


돈이 잠들어버렸다. 시장에 나와 이리저리 흐르며 경제를 윤택하게 해야 할 돈들이 금고 속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불행하게도 우리 경제는 불황속으로 빠지고 있다. 돌고 돌아서 '돈'이라는 말장난이 무색해진다.

돈은 물물교환의 불편을 해소하려 태어났다. 본질적으로 돈은 값을 치르기 위한 도구인 것이다. 우리의 삶에 도움을 주기 위해 돈이 태어났지만 역기능도 수반했다. 화폐에 '이자'라는 가격표가 붙으면서 도구가 아닌 축재의 대상이 돼버렸다. 음식물은 오래 두면 상하고 생명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시들어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인데, 돈은 이와 반대다. 돈을 쌓을수록, 금액이 클수록, 그 기간이 길수록 이익은 늘어난다.

돈의 가치가 저장되는 부가적인 기능이 본질적 기능을 넘어 화폐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한쪽은 돈이 너무 많아 축장된 돈으로 더 많은 돈을 벌고, 다른 한쪽은 교환 수단으로 사용할 돈이 부족해 더 가난해지고 있다.

문진수의 '돈의 반란'은 이러한 불평등의 악순환에 주목해 문제의 답을 찾고자 고민한 흔적들을 모아놓은 글이다. 대안화폐를 통해 문제 해결을 도모한다. 돈의 가치 저장 기능을 약화 또는 거세하면서 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감가화폐, 보관하면 할수록 수수료가 늘어나는 돈. 저자는 이 방식이 적용된다면 사람들은 비용 부담 때문에 돈을 축장하지 않을 것이고, 화폐 순환 속도는 눈에 띄게 빨라질 것이라 말한다.

또 저자는 잠들어버린 돈 때문에 충분한 가치가 있지만 시장에서 수많은 노동이 무가치하게 매몰되는 현실을 비판한다. 지역이 가난한 이유는 활용할 자원이 없거나 거주민이 무능한 게 아닌 지역경제를 순환시킬 돈이 없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공백을 새로운 교환 수단인 '대안화폐'를 통해 메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대안화폐는 국가 화폐의 보안재로 공동체에서 각자가 소유한 것을 교환하게 만들고 시장이 외면한 죽은 노동을 살려낸다. 노동의 대가로 대안화폐를 지급하고 이 돈을 지역에서 사용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된다.

저자는 대안화폐를 통해 실업자이나 은퇴한 중장년층 등이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고 대가를 지급 받는 구조가 생긴다고 말한다. 이는 국가가 풀지 못한 고용과 실업 문제를 지역 화폐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북돋움.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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