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미'의 희망가게 이야기-그 첫번째]서귀포시 성산 '제일성심당'

['보미'의 희망가게 이야기-그 첫번째]서귀포시 성산 '제일성심당'
관광객도 인정한 빵집
빵 품질 기본 손님맞이 노력
경영컨설팅 통해 매출 상승
  • 입력 : 2015. 06.05(금) 15:42
  •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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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성심당을 꾸려나가고 있는 조주안, 이명순 부부와 딸 조연희씨.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국내·외 대형 유통기업들의 문어발식 확장에 골목상권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다고 골리앗의 위세에 눌리기만 하는 다윗이 아니다. 경영컨설팅 등을 통해 이미지 쇄신 및 매출 증대 등 골목상권 스스로 자생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ihalla.com'은 작지만 강한 가게로 위기를 이겨낸, 골목 구석구석에서 만난 우리동네 챔피언들을 소개한다.



■관광객들이 인정한 동네빵집■

 '한적한 마을의 동네빵집임에도 불구하고 종류도 많고 맛도 좋아서 대~만족, 재방문의사 100%'

 '제주도 성산에 가지만 성산일출봉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성산 '제일성심당' 짱 기대기대!!!'

 '친정이 제주도인데 한 번 맛본 모카빵이 잊혀지지 않아 다시 찾았답니다. 아빠의 단골가게라고 하네요'

 '앞으로 제주에서 빵집 다닐 땐 성산 제일성심당으로~'

 '케이크가 엄청 싸고요. 맛도 엄청 좋아요. 깜짝 놀랐어요. 너무 싸고 맛있어서. 그리고 크림치즈 들어간 길쭉한 빵이 어마어마하게 맛있습니다. 번창하세요~ 제주에 갈 때마다 들리고 싶을 정도예요'

 '제주도 여행 하면서 생일이라 케이크 사려고 했는데 후기 보고 들렸어요. 사모님이 너무 친절하고 고구마케이크도 너무 맛있고, 서비스로 단팥빵도 주셨어요!! 서울에선 느낄 수 없는 정을 느끼고 갑니다~ 대박나세요♡'

 '여행 중 숙소에서 아침으로 빵을 먹으려고 우연히 들러 구매했었는데 너무 맛있게 먹어서 평 남겨요. 솜씨 좋은 동네빵집이었네요! 숙소에 와서 먹다보니 더 사올걸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글 쓰면서도 아쉬움만 남네요 ㅠㅠ 진짜 간만에 맛난 빵 먹었어요~~ㅠㅠ'

 '어릴 때 시장에서 어머니가 사 주셨던 고소한 단팥빵 맛에 지금도 그 감동이랄까 생생하네요! 빵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지금도 좀 더 살 걸 하는 후회가… ㅠ.ㅠ 다음에 제주에 다시 간다면 그 빵 완전 많이 사 올거예요. 성산에서 먹었던 그 단팥빵이 아직도 생각나네요!~~~^^'

 이 많은 글들은 적어도 한번쯤 '제일성심당'을 찾았던 방문객들이 남긴 평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관광객들로, 호평 일색이다.



■동네빵집에 이렇게 많은 빵이?■

 지난 3일 취재팀이 제일성심당을 찾았다. 위치는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오조로 47(고성리 322-8).

 버스정류장에 가려 있어 그런지 한눈에 띄진 않았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말 그대로 동네빵집이다. 프랜차이즈 빵집처럼 가지런하거나, 매장이 넓어 오가기 편하거나 하는 느낌이 덜하다.

 그런데 동네빵집 치곤 빵 종류가 무척 많다. 처음 보는 빵들도 부지기수. '빵돌이(또는 빵순이)'가 아니어서 잘 몰라 그런가보다.

 "이제 날이 더워지고 있어서 겨울철보다 빵 종류가 절반 수준밖에 안됩니다." 조주안(52) 대표의 말이다. '지금도 이리 많은데 절반 수준이라니…' 속으로 놀랐다.



■'어머니빵집' 오픈 멤버■

 제일성심당을 꾸려나가고 있는 조주안, 이명순(49) 부부와 딸 조연희(23)씨의 일상은 직원들과 같다. 새벽 5시부터 저녁 8시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빵을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전라남도 무안이 고향인 조주안 대표는 20년 전 제주에 정착했다. 알고 보니 제주시청 인근에서 유명했던 '어머니빵집'의 오픈 멤버였단다. 서울 소재 제과학교 출신인 그는 당시 어머니빵집 사장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고 제주로 발길을 돌렸다.

 조주안 대표는 그 실력을 인정 받아 도내 유명 제과점에서 자기만의 손맛을 선보였다.



■최고 관광지에 걸맞는 손님맞이 노력■

 그리고 7년 전 기존의 제일성심당을 이어가게 된 조주안·이명순 부부는 품질과 고객응대 서비스 개선에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 같은 매진에 비해 시설환경 개선에는 다소 소홀한 감이 있었다. 고객들 눈에 비치는 간판, 유리창의 시트지, 천정과 벽의 페인트 상태, 진열대와 부착물 디자인과 상태, 구석구석 비치한 비품들의 정리정돈에 이르기까지 손 볼 게 수두룩했다.

 이런 와중에 제주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시행하는 시설개선과 경영개선 컨설팅지원사업 대상에 선정, 이 같은 문제들이 한꺼번에 해결됐다.



 "가게 외관에서 부터 내부까지 달라진 모습 때문인지 얼굴 표정이 더 밝아지고 복장에도 신경이 더 가더라고요. 고객을 맞이하면서 자신감이 더 커진 것 같아요. 가게를 찾는 분들도 좋아하시고요." 이명순씨가 환하게 웃으며 전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요. 제주도 최고의 관광지인 만큼 이에 걸맞는 손님맞이가 중요하죠. 빵의 품질은 물론이고요. 이러한 노력 때문인지 이곳을 찾았던 분들이 많이 홍보해 주시나 봐요. 주변에서 얘기를 듣고 왔다는 분들이 꽤 많아요." 이 같은 분위기에 매출이 오른 것은 당연한 얘기.



■꿈 접고 부모와 한길 걷는 딸■

 이들 부부에게 정말로 고마운 이가 있다. 바로 딸 조연희씨다. 사회복지사가 되려던 연희씨는 부모님의 고생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그 꿈을 접고 제일성심당의 당당한 일원 됐다. 부부는 고마우면서도 안타까워했다. "한창 친구들과 즐길 나이잖아요…."

 조주안 대표에게 꿈이 있다. 제일성심당의 2호점을 개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력난 때문에 쉽지가 않다. "힘든 직업이기에 사람들이 하지 않으려고 해요. 가장 큰 걸림돌이죠."



 요즘 걱정거리가 생겼다. 유명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성산지역에 입점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어서다. "어떻게 보면 결국 더 맛있는 빵과 정성을 잘 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요?" 조주안 대표를 비롯한 제일성심당 가족들은 최고의 관광지에서 작은 실천을 통해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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