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제주, 희망은 사람이다]김동익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교수

[더 큰 제주, 희망은 사람이다]김동익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교수
혈관외과 분야 개척… 줄기세포 연구 세계적 권위자
  • 입력 : 2015. 06.10(수) 00:00
  • 서울=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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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일도2동 출신인 김동익 교수는 1994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서울병원에 재직중이다. 김 교수는 오는 8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세계정맥학회 조직위원장 겸 대회장이라는 중책을 수행하게 된다. 부미현기자

30년 의료인생 혈관질환에 매진
난치성환자 위해 줄기세포 연구…‘연구→성과→새목표 설정’ 반복
"의료인은 의술과 인술 겸비해야…환자에게 신뢰주는 솔직함 중요"

최근 도외에서 활약하며 제주를 빛내고 있는 제주출신 가운데 주목받는 이가 있다. 혈관외과의로서 국내·외에서 명의로 인정받는 김동익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56·혈관외과 전문의)다. 김 교수는 현재 대한정맥학회 회장 및 대한당뇨발학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난치성 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줄기세포 연구에서 세계적으로 독보적 위치에 있는 의료인이다. '명의'라는 이름의 모 방송 프로그램에도 여러 차례 소개되는 등 일반인들에게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의료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의학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우며 제주를 빛내고 있는 김 교수를 지난달 18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삼성서울병원에서 만났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외과 전문의를 취득한 이래 1992년부터 혈관외과를 전공으로 선택한 김 교수는 일본 오사카 대학에서 혈관외과 연수를 마친 뒤 1994년 삼성서울병원 개원 시기에 맞춰 귀국했다. 이후 삼성서울병원에서 혈관외과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김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도 병행하면서 의료 교육계에서도 제주출신의 역량을 드러내주고 있다.

"평균 연령이 늘고 식생활 습관의 서구화로 혈관질환은 중요한 성인병의 하나로 인정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1970년대부터 이미 활발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국내에서는 암에 밀려 관심 밖이었던 질환이죠. 20여 년 전 부터 혈관 분야에 관심을 갖게 돼 국내 혈관질환 분야에 대한 연구를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했다고 자부합니다."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라 늘고 있는 뇌졸중의 주범인 경동맥협착증, 불시에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복부대동맥류, 고령화에 따른 동맥경화, 절단까지 초래하는 버거씨병 등이 김 교수의 진료 과목이다. 그리고 난치성 환자들의 희망으로 주목받고 있는 줄기세포 연구에 천착하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는 위험부담이 큰 분야이기도 하다. 극복해야할 부분도 많다. 상품화도 돼야 하고 줄기세포의 안정성 및 유효성 등도 검증해야 한다. 그러나 줄기세포는 난치성 혈관질환 환자들에게는 한줄기 빛이기에 연구를 늦추지 못한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줄기세포 분야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학문이어서 하나하나 스스로 밝혀야 합니다. 또한 미개척 분야로 연구를 검증해 줄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잘 모르는 분야여서 비판적인 시각만 많았습니다. 그것을 설득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데이터가 필요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동맥폐색증 치료 연구 실적을 보유한 그는 이제 세계적인 인사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지난 2012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혈관외과 국제심포지엄에 초대돼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강연을 한 바 있고, 같은 해 10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아시안 정맥학회에서는 임기 3년의 회장에 선출됐다. 김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세계정맥학회를 우리나라에 유치해냈다. 2015년 8월에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정맥학회 조직위원장을 거쳐 대회장으로서 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세계학술대회 유치는 우리나라 의학계의 위상을 높이는 쾌거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국내는 물론 세계 혈관학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그에게 '명의'라는 호칭이 따라붙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럼에도 김 교수는 명의라는 호칭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명의라는 이름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명의는 어떤 특별한 기준이 있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학회 회장을 많이 했다고 명의가 되는 것은 아니지요. 많은 환자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의사라면 모두 명의의 자격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환자들에게는 명의로, 줄기세포 학계에서는 선구자로, 김 교수는 이처럼 30년 의료인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왔다. 이는 철저한 자기 관리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김 교수는 의료계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에 초점을 맞춰 일정 기간 연구에 몰입하고, 성과를 내면 또다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가기를 반복해온 것이 지금의 성과를 낸 요인이라고 봤다. 다수의 학회에서 회장을 맡아온 것도 연구가 필요한 질환을 좀 더 집중적으로 다루기 위한 것이었다고.

그런 그가 항상 의료인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의술과 인술을 겸비한 의사가 되라는 것이다. 인술에는 대인관계, 정직함, 자기발전을 위한 노력이 포함된다. 또 하나 그가 강조하는 것은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자세다.

"의료인들이 자기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얘기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르는 부분은 정확히 모른다고 할 수 있어야 좋은 의사가 되고 환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의술이 제대로 펼쳐지지 않기 때문이죠. 많은 의료사고들이 모르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지 않는데서 비롯되는 거라고 생각됩니다.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의료진의 의견을 구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요즘 신조어처럼 되어있는 갑과 을의 관계라는 것이 의료진과 환자 사이에서도 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자칫 의사가 잘못된 것을 간과할 수 있고 치명적인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성이다. 김 교수는 의료진은 환자가 알고 싶어하는 하는 것을 먼저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진이 더 낮은 자세에서 불편함 없이 대함으로써 환자가 무엇이든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교수는 그런 신념을 바탕으로 모든 환자를 대하지만 특히 고향에서 온 환자들을 진료할 때는 사투리 실력을 드러내며 더 친근하게 다가선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온 환자들은 삼성서울병원의 문턱을 높다고 생각해서인지 인맥을 동원해 김 교수의 진료를 청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김 교수는 여느 의사들과 다를 바 없으니 편안하게 진료를 받으러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항상 제주를 위해 뭔가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언젠가 제주도민들을 위해 어떤 형태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소망합니다. 100세 시대 도민 여러분 건강 잘 챙기시길 바라겠습니다."

[김동익 교수는 누구?] ‘명의’로 불리는 혈관외과 전문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일도2동 출신으로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95년 동 대학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1994년 일본 오사카대학 혈관외과 전임의를 지냈고, 1994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성균관대 의대 외과학교실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9년부터 2005년 그리고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과장을 역임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국제줄기세포학술지 초대 편집위원장으로 활동을 함과 동시에 다수의 혈관분야 국제학술지의 편집위원직을 맡고 있다.

대한정맥학회 이사장을 역임했고, 림프부종 학회·대한혈관외과학회 임원으로, 대한정맥학회 및 혈관질환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8월에 개최되는 세계정맥학회의 조직위원장 겸 대회장으로 중책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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