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7명은 평균 2.6개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요통환자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의 요통은 기능장애와 쇠약을 유발하는 주 원인 중 하나로 보고되고 있다. 70대 노인들의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영화 '장수상회'의 한 장면.
척추질환 병태생리 정확한 이해가 필수
기능장애 초래와 쇠약 유발하는 주원인
올바른 운동·자세교육 중심 치료계획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노인의 건강실태와 정책과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1만279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10명 중 7명은 평균 2.6개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노인의 89.2%가 의사로부터 진단을 받은 만성질환자로 2개 이상 복합인 환자가 69.7%, 3개 이상 지닌 경우도 46.2%에 달했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만성질환 유병률도 증가해 80~89세 연령군은 94.1%, 65~69세 연령군은 84%를 보였다. 복합만성질환 유병률도 80~84세 연령군은 76.5%, 65~69세 연령군은 60.9%로 나타났다.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앓고 의사 진단을 받은 만성질환 가운데 고혈압 유병률이 56.7%로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 뒤를 이어 골관절염 및 류머티즘 관절염 33.4%, 당뇨병 22.6%, 요통 및 좌골신경통 21.1%, 고지혈증 19.6%, 골다공증 14% 순이었다. 남녀 모두 고혈압 유병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가운데 당뇨병, 요통 및 좌골신경통, 고지혈증, 골다공증, 백내장 등은 여자노인의 유병률이 남자노인 보다 높았다. 제주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최윤숙 교수의 협조를 통해 노인들의 만성질환 중 요통에 대해 알아본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상대적 고령화 속도(65세 이상의 인구가 매년 증가하는 속도)를 보이고 있다. 소아가 작은 성인이 아니듯 노인 또한 질병 발현양상이 성인과 다르기 때문에 노인의 질환 특징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들은 여러 만성 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의료전달체계는 전문의사가 한 질환에 대해서만 진료하고 있어 여러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은 외래를 여러 군데 다녀야 하며 이로 인한 의료비 지출도 상당히 크다. 따라서 노인의 특징과 전체적인 관점에 대해 알고 접근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성인에게서 아주 흔하게 발생하는 요통의 경우에도 노인 인구 층에서의 요통 유병률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있다. 일부 문헌에서 중증 요통 유병률이 나이가 들면서 증가한다고 보고되고 있기는 하다. 나이가 들수록 조직의 퇴행성 변화와 회복 능력의 감소, 근감소증, 골다공증 등이 동반돼 나타나기 때문에 노인의 요통증상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찾거나 진단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흔한 척추 질환의 병태생리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치료계획에 필수적이다.
척추는 20대부터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며 추간판의 변성부터 척추뼈까지 퇴행성변화를 보인다. 이런 퇴행성 변화는 중심 척추관이나 추간공을 침범하게 되면 척추관 협착증까지 초래한다.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의 병태생리를 먼저 살펴보자.
# 추간판성 요통과 신경근 통증
추간판성 요통은 추간판의 탈출 소견 없이 추간판의 손상과 퇴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요통으로, 지속되면 후방 관절증이나 척추관 협착증과 같은 질환들을 유발시켜 요통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 퇴행과 손상의 원인으로 나이, 비만, 흡연, 진동, 굴곡운동과 비틀림 운동으로 인한 기계적 압박, 유전적 소인 등이 있다. 신경근 통증은 2~3인치 두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하지로 방사되는 양상을 보인다.
# 척추의 퇴행성 변화
하나의 레벨에서 시작해 여러 레벨로 점차 진행한다. 척추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지면 척추 종판이 손상돼 퇴행성 추간판 질환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후관절에 부하가 증가하고 미세손상이 발생해 연골은 파괴되고 활막은 두꺼워진다. 이런 변화는 특정 레벨에서 발생해 위아래 레벨에도 생역학적 변화가 초래돼 광범위한 척추의 퇴행성 변화로 이어진다.
# 척추관 협착증
좁아진 척추관의 기계적 압박 외에 주위 혈관의 혈류문제가 있는 경우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맥확장이나 동맥부전이 원인으로 여겨진다.
# 기타
근육통은 요통보다 선행해 발생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요통 후 달라진 환경에 근육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척추구조물이 손상됐을 때 손상된 구조물을 보호하기 위해 주위 근육이 더 긴장돼 있는 양상이 관찰된다. 척추분절의 불안정성은 특정 분절이 과도하게 유동적일 때 발생하기 때문에 운동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또 성인에서와 같이 요통에 동반되는 고열, 체중감소, 무력감, 감각소실, 근력약화, 다른 말초관절의 종대, 통증과 같은 증상은 요통에 숨어있는 심각한 질환을 시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꼭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요통은 하나의 진단명으로 진단되는 질환이 아니라 추간판 퇴행에서 시작되는 여러 가지 구조물의 변화에 의해 유발되는 증상으로 노인 인구층의 요통은 기능장애를 초래하고 쇠약을 유발하는 주 원인 중의 하나로 보고되고 있다. 노인의 요통은 자연경과에 의해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된다고 하더라도 유발요인을 교정하지 않는다면 재발하거나 만성요통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올바른 운동 및 자세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치료계획 수립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