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숨쉬는 도시, 역사·문화유산으로 길을 찾다](2) 이탈리아 로마·피렌체

[살아 숨쉬는 도시, 역사·문화유산으로 길을 찾다](2) 이탈리아 로마·피렌체
예술가들이 사랑했던 도시의 숨결 고스란히
  • 입력 : 2015. 08.19(수) 00:00
  • 이현숙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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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유산을 통해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고 보전하려는 노력은 이탈리아 로마·피렌체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로마역사지구에서 고대도시의 정치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포로 로마노.

포로 로마노 등 1000년 역사 간직한 문화유산 간직
두오모 성당 시민재단이 700년간 보전·운영해 눈길


이번 기획취재에서 방문했던 이탈리아 도시는 로마·피렌체·베로나 등 3곳이었다. 로마에서는 고대 로마의 정치·문화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유적들을 둘러봤다.

특히 피렌체에서는 700년을 지켜온 두오모 성당을 운영하는 민간재단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베로나에서는 아레나 원형경기장을 오페라극장으로 활용해 오페라축제를 하는 문화유산 활용 사례를 볼 수 있었다. '줄리엣의 집'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사례도 취재팀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웅장한 피렌체 두오모 성당 야경.

▶관광객 인파 '인산인해'콜로세움·판테온=기원전 753년 건설된 로마는 지중해 문화의 중심 도시 역할을 했다. 로마 역사 지구는 고대 로마의 정치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포로 로마노를 비롯해 원형 경기장인 콜로세움, 로마의 건축 실력을 보여 주는 판테온,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카라칼라 목욕장, 상 파울로 레 무라 교회, 산타 마리아 마조레 교회 등 대표적인 유적이 자리잡고 있다.

이중에서 로마에서 빠지면 안될 곳은 '최고의 불가사의'로 불리는 판테온이다. 판테온은 그리스어로 '모든 신에게 바친 건물'이라는 뜻이다. 로마제국의 장군이었던 아그리파가 처음 건설, 대화재로 소실된 이후 재건됐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스페인광장, 로마제국 1000년의 심장으로 불리는 '포로 로마노', 고대 로마의 격투장 '키르쿠스 막시무스' 등은 그야말로 로마의 상징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콜로세움은 보수공사중이었다. 1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문화유산은 고스란히 도시를 지탱하는 생명줄로 자리잡고 있었다.

두오모 성당 내부. 상부는 가톨릭에서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팔각형 모양이고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봤을 때는 십자가(라틴 크로스 형태)모양으로 되어 있다. 이 때문에 4개 방향에서 미사를 할 수 있다.

▶두오모 성당을 지키는 700세 시민재단=예술가들이 사랑했던 도시 피렌체. 피렌체는 문화유적 뿐만 아니라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수많은 예술가와 과학자, 문화 기부자들의 요람으로 알려져 있다. 예술가, 과학자 모두 도시에 마크를 남겼다. 그 마크는 그 사람들이 피렌체에 살았기 때문에 남겨진 마크이다. 그들이 불어넣은 공기, 그들이 남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조각상 등 하나하나가 그들의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정의하는 것이 아니며 또한 하나의 이미지나 하나의 스토리를 담아내는 것도 아니다. 미켈란젤로나 도나텔로, 레오나르도, 브루넬레스키 등 거대 작가들이 남겨놓은 스토리는 피렌체를 걸으며, 살아가는 모든 것을 다 담아낸다. 이것은 하나의 큰 예술이며 창조이자 독특한 경험이다. 피렌체는 이런 예술가들이 만들어 놓은 하나의 예술도시이며 그 자체가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다. 피렌체의 랜드마크 중 하나는 두오모 대성당이다. 두오모 성당의 공식 명칭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Cathedral of SANTA MARIA DEL FIOPRE)이다. 두오모 성당을 관리하는 재단은 그 이름을 그대로 따 오페라 디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OPERA DI SANTA MARIA DEL FIOPRE) 재단이다.

1296년에 공사가 시작된 두오모 대성당은 완공된 이후 700년간 민간재단이 관리하고 있다. 두오모 성당은 아르놀포 디 캄비오(Arnolfo di Cambio) 건축가가 첫 공사를 시작한다. 취재팀은 재단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르놀포 디 캄비오는 건축할 당시부터 시민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존중했다. 두오모가 완공된 이후 재단이 만들어졌고 700년간 계속해서 두오모 성당을 관리하고 있다. 두오모는 시민들의 요구에 의해 끊임없이 설계를 수정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보존 방법도 바뀌었다.

재단의 프랑코 루께시 회장은 "피렌체의 경우 문화유산은 모두 민간재단이 관리한다. 피렌체 시에도 많은 기업들이 존재하지만 시민들은 일반 기업이 관리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700년간 민간 재단이 유지 된 건 신을 믿는 사람들의 마음과 독자성을 원했던 정신이 이 성당에 깃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도 있지만 독립적인 것이 낫다. 문화유산 보호와 보수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10년간 두오모성당 관람객은 늘고 있는 추세로 1년에 130만명이 찾아 한해 수입은 1500만 유로에 이른다. 하지만 두오모성당도 최근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글·사진= 이현숙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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