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路 떠나다]한경면 용수~신창 해안도로

[길 路 떠나다]한경면 용수~신창 해안도로
차귀도와 일몰 담아낸 한 폭 수채화 같은 풍광
  • 입력 : 2015. 09.18(금)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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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면 용수~신창 해안도로는 제주섬 수많은 해안도로 중 드라이브 명소로 손꼽힌다. 차귀도와 수월봉은 물론 일몰의 광경은 보는 이의 넋을 잃게 한다. 사진은 항공촬영한 해안도로 전경. 사진=한라일보 DB

제주섬 손꼽히는 드라이브 명소
풍차와 절부암 등 볼거리도 많아
해안엔 전통어로방식 원담 눈길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가을을 느끼게 한다. 청명한 가을 하늘을 머금은 제주의 바다를 옆에 끼고 드라이브 하기에 안성맞춤이 아닐까 한다.

한경면 용수~신창 해안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단연 손에 꼽히고 있는 제주의 명소. 싱계물공원(신창 풍차해안)은 제주시 숨은비경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용수포구의 방사탑, 애절한 사연을 간직한 절부암, 김대건 신부 표착기념관까지 제주의 청정 해안경관과 함께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저 멀리 보이는 수월봉과 차귀도와 함께 떨어지는 낙조는 순간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용수에서 신창으로, 신창에서 용수로, 어느 방향을 택하든 자유다. 차를 타든, 자전거를 타든, 체력이 좋다면 걸으면서 오감으로 느껴보는 것까지 무엇을 선택하든 최고의 선택이 된다.

싱계물공원은 신창풍차해안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싱계물이란 새롭게 발견한 갯물이라는 뜻인데, 주변의 풍력발전기들과 함께 그야말로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인공으로 조성된 다리를 통해 신창등대까지 걸어갔다 올 수 있는데, 주변의 풍력발전기들과 함께 공원 중간 해안에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물고기 조형물이 이색적이다. 썰물 때여서 그런지 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듯하다. 농어과에 속하는 바다물고기 자바리다. 공원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말 그대로 '작품'이 나온다.

싱계물 공원에는 원담도 있다. 원담이란 제주 해안 조간대에 돌을 쌓아 밀물을 따라 들어온 물고기들을 썰물에 수심이 얕아지면서 그 안에 자연적으로 갇기헤 해 들어온 물고기를 쉽게 잡을 수 있도록 만든 돌담이다. 제주의 전통적인 고기잡이 방법인데, 이 곳 원담은 폭 4m로 꽤 넓으며 높이는 만조시 물에 잠길 만큼 적당한 높이다. 돌담의 길이는 약 110m 정도다.

서쪽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저 멀리 차귀도와 수월봉이 보인다. 해안경관이 끝내준다.

주변 경치를 만끽하다 도착한 곳이 바로 용수포구.

용수리 포구에는 돌탑 위에 매 주둥이 모양의 돌을 올려놓았다고 해서 '매조재기'라 부르는 탑 두기가 서 있다. 용수 마을사람들은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사고를 당하자 안좋은 기운을 막기 위해 남쪽과 북쪽에 각각 방사탑을 하나씩 쌓았다. 바다에서 재난을 피하고 해산물의 풍어를 기원하고, 마을의 안녕을 위해 세운 것이다.

용수포구에서 또 유명한 것이 바로 절부암이다. 작은 연못을 가로질러 포구 맞은편으로 동산으로 올라가다 보면 우거진 숲 안에 작은 바위를 발견할 수 있다.

이 절부암은 열부 제주 고씨의 절개를 기리는 바위로, 제주를 찾는 신혼부부들은 이곳에 들러 백년해로를 기원한다고 한다.

용수포구의 명소로 최근 부상한 곳이 바로 우리나라 첫 천주교 신부인 김대건의 표착기념관이다. 천주교 제주교구에서는 지난 2006년 11월 1일 '성 김대건 신부 제주표착기념관'을 개관했고, 용수포구를 교구의 성지로 선포했다. 현재 기념관 부지 안에는 기념성당도 있다.

기념관 앞에 잔디에 앉아 보이는 차귀도, 그리고 일몰. 한폭의 그림 속에 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가을을 느끼러 지금 달려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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