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Ⅵ](11)가슴통증… 심장 때문에?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Ⅵ](11)가슴통증… 심장 때문에?
아프다고 불안감 갖지 말고 휴식 후 대처 바람직
  • 입력 : 2016. 04.08(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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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통증이 느껴질 경우 불안한 마음을 갖기 보다는 휴식을 취한 뒤 증상에 따라 전문의 상담과 검사 등을 통해 대처하는게 좋다. 제주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흉부 X-ray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흉골부위 통증시 갈비연골염 의심을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이 대표적 흉통
증세 악화·일상 지장있으면 병원으로

김수완 교수

45세 여성이 병원을 찾았다. 3일 전부터 좌측 앞 가슴 부위에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었다는 얘기를 의사에게 했다. 못 견딜 정도의 통증은 아니지만 은근히 신경 쓰이고, 물건을 들 때나 잠자면서 뒤척일 때, 혹은 재채기하거나 기침할 때 통증이 심했다.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가슴 통증이 생기면 위험하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제주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김수완 교수의 협조로 가슴통증에 대해 알아본다.

흉부외과 외래로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많은 환자들이 찾고 있다. 가슴 통증은 매우 위험한 증상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ute coronary syndrome)으로, 관상동맥이 좁아져 발생하는 허혈로 인한 심장 통증이고, 그 중에 급성심근경색은 수 시간 이내에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환이다. 즉각적인 심장내과 전문의의 진단과 동시에 중재적 시술 등 응급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심장 질환 이외에도 늑막염, 폐렴, 기흉 등의 폐질환이 있을 수 있으며, 흔하게 외상으로 인한 통증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질병들은 적절한 진단이 이뤄진다면 비교적 수월하게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며칠 전 혹은 수주 전부터 흉골부위가 콕콕 쑤시면서 통증 위치가 조금씩 변하기도 하고, 통증이 며칠은 없을 수도 있어서 병원에 가기가 망설여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갈비연골염(Costochondritis)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유없이 가슴에 통증이 느껴질 경우 갈비연골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갈비연골은 유리연골로 구성된 막대형 구조물로서 갈비뼈의 앞쪽 끝에 위치해 복장뼈에 연결, 가슴우리의 탄성과 유연성에 관여한다.

사람의 가슴 한복판에 위치한 흉골과 양 옆으로 갈비뼈가 이어지는데, 그 사이에 연골이 마치 손가락 마디처럼 교량 역할을 해준다. 갈비연골염이란 이러한 갈비연골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일컫는다. 주된 증상으로는 흉골 한편으로 통증이 있고, 누르면 아픈 증상이 있다. 여러 갈비뼈를 침범하기도 하고 흔하게 기침, 심호흡, 육체활동 등으로 증상이 악화된다.

갈비연골염의 뚜렷한 원인은 밝혀진 것이 없다. 다만 노동 혹은 운동 중에 발생한 미세한 외상이나, 심한 기침이 연관돼 있지 않을까 추정되고 있다. 아주 드믄 경우로는 포도상구균이나 곰팡이균, 혹은 대장균이 감염돼 발생할 수도 있으며, 류마티스관절염이나 뼈에 생기는 종양과 연관되는 경우도 보고된다. 결과적으로 갈비연골염은 원인 미상의 질환으로, 갈비연골에 분포한 신경계 염증, 근육 불균형, 갈비뼈에 더해지는 힘과 흉곽을 지탱하는 기계적 구조적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문의들은 판단하고 있다.

가슴 통증은 사람을 매우 불안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흉통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 중 갈비연골염으로 진단된 환자가 외국에서는 30%로 보고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가슴 통증의 원인은 심장질환에 있다. 관상동맥질환(심근경색), 심낭염, 심근염, 대동맥박리증 등이 해당되며, 이들 질환은 수 시간에서 수 일에 걸쳐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폐질환 중에서도 폐렴, 흉막염, 기흉 등은 흉통을 일으키기도 하며, 위장관 질환 중에서도 위식도역류증, 위염, 식도염 등이 흉통을 일으킨다. 그 밖에 몸통에 대상포진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다른 부위의 암이 갈비뼈로 전이돼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정신과적 문제로 공황장애, 불안장에, 과호흡증 등에서 흉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복잡한 질환처럼 생각되지만 치료는 매우 간단하다. 따뜻한 물수건을 대고 휴식을 취하면 된다. 통증이 거슬리는 경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항염증제, 즉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면 된다. 심한 경우 스테로이드를 단기간 복용하거나 통증 부위에 주사제로 주입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가슴 통증이 있다고 무조건 중한 질환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불안은 통증을 악화시킨다. 통증의 양상을 잘 파악해보고 적절한 휴식과 수면을 유도해 보면서 가정에 있는 해열진통제를 2~3일 복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통증이 점차 악화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흉부외과를 방문해 상담을 하는게 좋다. 병원에서도 앞에서 나열한 심장, 폐, 위장관 등에 대한 검사를 모두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나이, 최근 생활 변화, 음주 흡연 습관, 스트레스 노출 등에 대한 정보만으로도 고가의 혹은 침습적인 검사를 대신할 수 있다. 간혹 흉부 CT 검사나 뼈 스캔 검사, 혈액 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으나 단순 흉부 X-ray만으로도 중대한 질병을 감별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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