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과 공존 제주환경이 미래다 ⑨]4. ‘제주국립공원’ 화두로 (중)

[청정과 공존 제주환경이 미래다 ⑨]4. ‘제주국립공원’ 화두로 (중)
생태보전·지역발전 동력으로 인식 변화
  • 입력 : 2016. 05.19(목)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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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우리나라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태백산의 봄과 겨울 모습. 사진=환경부 제공

백두대간 중심 '태백산'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재탄생
규제 우려 자진철회 우여곡절…2013년엔 무등산 지정
전남 신안·무안 갯벌 지정 추진 등 지자체 관심 높아져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근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은 태백산이다. 백두대간의 중심에 위치한 태백산은 도립공원 지정 27년만에 구역을 넓혀 지난 4월 우리나라의 제22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오는 8월에 공식 개원한다.

태백산국립공원 지정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환경부와 지자체가 세번에 걸친 지정 노력 끝에 1년여간 협력해 어렵게 이뤄낸 결과다. 강원도는 1999년과 2011년 두차례에 걸쳐 태백산 도립공원을 국립공원으로 승격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 그러나 국립공원은 규제지역이라는 일부의 우려로 두차례 모두 자진 철회한 바 있다.

강원도는 지난해 4월 국립공원 승격 지정을 재건의했다. 그 이후 주민설명회와 공청회, 지자체와 주민 의견 수렴, 관계부처 협의 등이 차례로 열렸다. 환경부는 이 과정에서 그간 산림관리에 대한 시각 차이를 보였던 산림청과 공원구역 획정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협업했다. 사유지 제척 등 주민의견을 공원계획 등에 최대한 반영했다. 태백산은 사유지 비율을 3.9%까지 낮춰서 공원구역을 정했다. 국유지가 89.1%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환경부는 "태백산 국립공원 지정은 국립공원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인식전환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환경부는 태백산국립공원 관리 준비단을 구성해 8월 22일 국립공원 개원에 맞춰 올해 하반기부터 자연자원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태백산을 '이야기가 있는 국립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핵심지역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훼손된 지역을 복원한다. 또 주민 소득 증대를 위해 자연학습장 등 생태관광 기반시설을 구축해 지역사회의 발전도 도모할 방침이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 제도는 산업화가 본격화한 시점에 도입됐다. 미국의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모델로 삼으면서도 국립공원 지정을 통해 도로의 신설이나 집단시설지구에 휴양·위락·숙박시설을 대규모로 개발해 이용자를 수용하고 그에 따른 수익금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설계됐으며 지금까지도 이같은 인식이 남아 있다.

1967년 지리산을 시작으로 1968년 한려해상, 경주, 계룡산 등 1960년대에 4곳이 잇따라 국립공원의 지위를 얻었다. 이어 1970년대 설악산, 한라산, 속리산 등 9곳, 80년대에는 7곳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1990년대, 2000년대 들어 지방자치가 부활하고 국립공원이 지역 개발에 걸림돌이 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국립공원 추가 지정 논의는 힘을 얻지 못했다. 1988년 월출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15년만인 2013년 3월 무등산이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이어 올해 태백산이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에 이른다. 전체 22개 국립공원 중 무등산, 태백산을 제외한 20곳이 모두 중앙정부가 강력한 행정권한을 갖고 있던 1960~1980년대에 지정된 것이다.

최근 들어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국립공원 지정을 요청하는 것은 국립공원 지정으로 생태관광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전라남도는 도립공원인 신안갯벌과 무안갯벌의 국립공원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도립공원과 국립공원은 모두 자연공원법의 규제를 받기 때문에 행위 규제가 강화되는 사항도 없다. 지역 주민들도 국립공원 지정에 대한 거부감이 누그러지고 있는 양상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태백산 국립공원 지정으로 국내 탐방객 증가는 물론 외국 방문객의 증가도 기대되며, 관광·문화콘텐츠 산업 활성화 등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시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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