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창출·상권확대 불구 도민체감 미흡

고용창출·상권확대 불구 도민체감 미흡
[특별기획민선 6기 출범 2주년]제주속 중국 열풍 빛과 그늘 <6> 비정상·부조리 만연 관광시장(상)
  • 입력 : 2016. 06.21(화)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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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메르스 사태로 감소했던 제주방문 중국인 관광객이 최근 급증하는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들이 시내면세점에서 구매한 면세품이 제주국제공항 출국장 내 면세품 인도장 앞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표성준기자

신라면세점·롯데면세점 직원만 2000명 초과
시내면세점 인근 상권 등도 최대 호황 불구
정부·제주도 질적 성장 대책 발표 위기 반영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전년보다 감소했던 제주의 중국인 관광객이 올해 들어 다시 급증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시장의 성장은 고용 창출과 지역상권 확대 등의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관광업계에서는 그 혜택이 중국 자본의 여행사와 대기업 면세점 등 특정 집단에게만 돌아갔을 뿐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미미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심지어 '인두세' 등 비정상적인 관행이 일반화되면서 제주의 중국인 단체 관광시장은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는 위기감마저 나돌고 있다.

중국은 2012년부터 미국과 독일을 제치고 해외관광 최대 소비국의 자리에 올라섰다. 지리적 근접성과 상대적으로 낮은 시간적·경제적 비용 등의 효과에 힘입어 중국인 방한관광 시장도 2010년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로 출범한 지난 2006년 7월부터 무비자 입국허가제를 도입한 이후 제주도는 최근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관광 섬목적지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여행) 시장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역전된 것은 2013년부터이지만 제주도는 2009년에 이미 역전됐다.

제주 방문 중국인 관광객은 ▷2008년 17만4000여명 ▷2009년 25만8000여명 ▷2010년 40만6000여명 ▷2011년 57만여명 ▷2012년 108만4000여명 ▷2013년 181만2000여명 ▷2014년 285만9000여명으로 증가했다. 2015년에는 메르스 사태 여파로 전년보다 60여만명 감소한 223만7000여명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해는 크루즈 기항이 늘면서 5월 말 현재 107만8000여명(잠정치)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까지 정확한 관광종사원 숫자와 관광수입 등에 대한 계량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통계를 낼 순 없지만 중국인 관광시장의 성장은 고용 창출과 상권 확대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가장 큰 수혜를 보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는 시내면세점에서 그 성장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신라면세점은 직원이 총 1070명에 달하는 제주 최대의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중문관광단지에 있을 때만 해도 직원이 430명이었던 롯데면세점도 현재 980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들 면세점 주변의 상점가는 연일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면서 제주 속 '차이나타운'으로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시장 성장에 따른 혜택이 골고루 분배되지 않는 문제가 있지만 관광객 총량이 늘어남으로 인하여 관광산업체들이 좋은 기회를 맞이한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며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는 지역상권의 접점이 늘어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국제 관광목적지로서의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관광산업 관련 통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좀 더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할 순 없다"면서도 "관광객이 많이 방문할수록 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축산물 등을 소비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져 관광과 무관한 것으로 인식되는 1차산업 종사자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제주도가 올해를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원년으로 선포한 데 이어 정부도 지난 17일 한국관광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해 관광시장이 위기에 직면했음을 방증하고 있다.

사실 제주지역 관광업계는 오래 전부터 위기감을 호소해왔다. 적정 요금(지상비)보다 낮은 '마이너스투어피'로 중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을 벌이던 여행사들이 요금을 아예 받지 않는 '노투어피'에 이어 되레 돈을 지급하는 '인두세'까지 등장시켰기 때문이다. 1인당 많게는 700위안(한화 약 12만4000원)까지 올랐다는 인두세는 관광객들을 질 낮은 쇼핑관광으로 내몰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1+1' 여행상품까지 출현했다. 일부 중국 현지 여행사가 한국관광상품을 구입하면 한 사람은 덤으로 한국여행을 시켜주는 내용의 광고를 홈페이지에 버젓이 게시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인 방한관광 시장이 성장할수록 중국인들의 머릿속에는 한국관광이 이렇게 저가상품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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