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칼럼]민주성의 시대

[한라칼럼]민주성의 시대
  • 입력 : 2016. 07.12(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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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TV 등 언론을 통하여 보도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굴지의 재벌회장이나 그 친인척들이 법을 어겨서 검찰에 연행되거나 구속되는 모습이 왕왕 보인다. 특히 그중에는 우리 제주에 호텔, 골프장, 면세점, 휴양시설 등을 많이 가지고 있는 기업들도 있어서 관심이 더 간다. 우리 도민들의 일자리나 시설유지관리 등 음으로 양으로 많은 관계를 맺고 있어서 그들의 일탈행위를 지켜보는 많은 도민들이 착찹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왜 우리나라의 재벌들은 돈도 많을 텐데 비자금 조성, 회계부정 등 비리의혹이 제기되어 사회문제가 되는 것일까. 행정을 전공하고 행정에 오래 몸담아온 사람으로서의 시각으로 이 문제를 짚어 보고자한다.

사실 행정은 목적이 공익추구에 있고, 경영은 이윤의 극대화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서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영을 하는 대기업이 되게 되면 대규모의 고용인력을 가지게 되고, 그 기업의 생산품이나 활동이 국가경제나 지역경제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어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영향력을 지니게 된다. 지금도 조선·해운업 등에서 어려움에 처하게 되어 만약 잘못될 경우에는 그 파급효과가 너무 크기에 이의 해결책 마련에 정치권을 포함한 행정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래서 기업도 점점 커지게되면 법적인 규제가 많아지게 되고 더불어 사회적 책임성, 공공성도 증가하게 된다.

반면에 행정은 공익을 추구하지만 기본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 원칙이 있다. 행정이념이라고도 하지만 우리사회에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기본틀이다. 그것은 합법성, 능률성, 효과성, 민주성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회적 규범을 만들고 이를 법으로 정하고 지키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에는 제재를 받게 된다. 특히 행정은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일해야 한다. 이를 합법성이라 할 수 있다. 능률성은 무슨일을 하든지 노력을 기울이고 일의 성과를 기대하는데 즉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성과를 거두는 것을 말한다. 효과성은 목표를 이루는 데 초점을 맞춘다. 과정보다는 목표달성에 중점을 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민주성이라는 것은 과정을 보다 중시한다. 참여·소통·형평성·공정함 등이 그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행정이념은 시대상황에 따라서 그 우선순위가 변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과거의 권위주의적 정권하에서는 경제발전을 이룩하는 것이 목표였기에 효과성이 가장 중시되었고 이 과정에서 대기업도 많이 탄생되었다. 그러나 경제발전을 어느정도 이룩한 지금의 시대에서는 효과성보다 민주성이 우선된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사회, 정치, 가정 어디에서도 민주적인 절차가 요구되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에는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정치 본산인 국회도 그렇고 사회 각 분야에서 민주적인 과정에 의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다음 단계가 순조롭다. 심지어 가정에서조차도 민주적인 리더쉽이 가정의 안정과 평화에 더 효과적인것 같다.

이제 우리사회의 모든 분야가 민주성, 합법성의 기준아래 변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많은 대기업들의 소유주나 친인척들이 과거의 권위주의적 생각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하여 우려스럽다. 그것은 과거 대기업의 성장과정에서 효과성이 중시되었기에 웬만한 탈법적 경영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묵인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민주성이 지배하는 시대임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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