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제주, 희망은 사람이다]허엽 한국남동발전(주) 사장

[더 큰 제주, 희망은 사람이다]허엽 한국남동발전(주) 사장
"도민들 응원·격려 항상 큰 힘… 젊은이들 원대한 꿈 갖길"
  • 입력 : 2016. 08.04(목) 00:00
  • 서울=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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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엽 한국남동발전 사장은 제주출신 경영인으로서 제주 도민들의 응원과 격려가 항상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제주 젊은이들에게 큰 꿈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부미현기자

국내 발전사 중 핵심 재무제표 부문 1위 기업 남동발전 수장
에너지 환경변화 직시 신재생 에너지사업 중장기 전략 세워
한전 제주본부장 근무 때는 '가파도 탄소제로 섬' 초석 다져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창립 이래 최대 당기순이익 성과를 낸 한국남동발전(KOEN). 발전사 가운데 자본생산성·노동생산성·발전 원가 및 유연탄조달단가 최저가 등 핵심 재무제표 부문 1위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2013년 제주출신 허엽 사장(62)이 취임한 이후 맺어진 결실이다. 허 사장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급변하는 에너지산업의 대내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혁신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새로운 중장기 전략으로 삼아 새로운 도전이 될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허 사장과의 인터뷰를 최근 진행했다.

40년 동안 전력 분야 외길 걸어

허 사장은 40년 가까이 전력분야 외길을 걸어오며 우리나라 전력 분야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온 주인공이다. 1978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해 2008년 제주지사장, 2009년 서울본부장, 2010년 배전운영처장, 2012년 개발사업본부 본부장 등 주요 직책을 거쳤다. 정부의 전력산업구조개편에 따라 지난 2001년 4월 한국전력에서 발전부문이 분리되어 출범한 남동발전은 국내 전력수요의 13% 가량을 공급하고 있다.

"제가 한전에 입사한 1970년대 말은 나라 전체가 산업화의 깃발을 높이 올리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전력기반시설이 충분하지 않아 하루에 한 두 번씩 제한송전이 이루어지거나 잦은 전력공급 중단이 발생하는 등 불안정한 전력공급으로 사회전반에 걸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후 불안정한 전력환경이 개선되었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통해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의 산업발전에 일조했다는 점에서 전력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제주출신으로서 발전공기업 수장에 오르기 까지 그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맡은 일은 완벽히 수행하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 해왔다. 남동발전 CEO가 되어서도 그는 굵직굵직한 사업을 추진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파키스탄 굴프루 수력 사업을 착공했고, 올해 8월에는 네팔수력발전사업을 착공할 예정이다.

"국내 사업으로는 제주에서 탐라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탐라해상풍력은 3MW 풍력발전기 10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남동발전에서 진행 중인 신재생에너지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큰 대표 사업입니다. 제주본부장으로 근무하던 2008년에는 가파도의 탄소 제로 섬 만들기 사업의 초석을 놓기도 했습니다. 일찌감치 탄소제로 섬 정책이 지금까지 관광에 의존했던 제주 경제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이자 에너지 신산업의 세계적 모델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허 사장은 급변하는 에너지 환경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전력산업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된 기존 화석연료 중심에서 신재생에너지원으로의 에너지패러다임 전환은 석탄화력 중심의 회사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 온실가스 감축, 탄소배출권 시행, 발전용유연탄 개별소비세 인상 등으로 발전 비중의 90%를 차지하는 석탄화력발전의 대내외 환경은 매우 악화되는 추세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0%가 발전분야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80% 가량이 석탄발전이 원인이다. 허 사장은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지난해부터 남동발전만의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준비해 올해 초 선포했다. 미래 전력산업은 온실감축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전원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지난 4월 열린 동반성장 컨퍼런스. 가운데가 허엽 사장.

청렴문화 정착 최우선 과제로

"최근에는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석탄화력이 지목돼 회사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사기와 긍지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면서 화력발전 중심의 회사에서 신재생에너지 회사로의 방향 전환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에 202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35%까지 확대하는 중장기전략을 수립했고 브랜드 경영을 통해 '한국남동발전'에서 KOEN이라는 에너지 중심 기업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마련해 희망을 새롭게 제시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발전공기업의 기본 경영목표는 낮은 원가의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또 기업의 지속성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혁신 추진', '재무건전성 강화' 등 경영체계 고도화와 '국내외 신규 사업 추진, 글로벌 기술력 확보' 등 미래성장동력 확보 또한 경영목표로 삼는다.

허 사장은 특히 취임하면서 윤리경영을 가장 먼저 추진했다. 당시 공기업 비리사건과 방만 경영 등으로 공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이 되기 위해 첫 번째 해야 할 일이 청렴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고맙게도 직원들이 한 마음으로 노력한 덕분에 지난해에는 청렴도 최우수등급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2015년 국가생산성대상 대통령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은 것을 비롯해 정부의 동반성장 평가에서 4년 연속 1위에 올랐으며, 권익위 청렴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전력전문가로 40년을 살아왔지만 여전히 일에 있어서는 열정을 잃지 않고 있는 그다. '멈추면 퇴보한다'는 지론을 갖고 회사의 비전 설정과 중장기 전략의 정교화에 심혈을 기울인다. 현재 국내 최대라고 할 수 있는 245M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운영하고 있지만,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2025년까지 신재생 설비비중을 2015년 기준 6%에서 35%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의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노후설비 성능개선 등으로 발전효율을 향상하고, 우드펠릿, 유기성고형연료 등 바이오매스를 혼소해 석탄 사용량도 줄일 예정이다. 특히 2017년에는 노후설비인 영동 1호기를 바이오매스 전소 설비로 개조해서 연간 80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계획이다.

"전력산업 발전 위해 봉사하고파"

허 사장의 임기는 올해까지다. 그는 남아 있는 기간 동안 회사의 현안과 당면 과제를 해소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퇴직 후에는 그동안의 경험을 활용해 전력산업의 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의 젊은이들에게는 큰 꿈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원대한 꿈을 품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넓은 세상으로 과감하게 뛰쳐나가는 도전정신과 열정으로 최선을 다하게 된다면, 언젠가 그 꿈의 크기만큼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허 사장은 강조했다.

"제주출신 경영인으로서 제주 도민여러분의 응원과 격려가 항상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늘 제주의 소식에 귀 기울이고 있으며, 특히 제가 학창시절을 보내던 시절과는 달리 최근 급속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할 때 자랑스럽고, 뿌듯함을 느낍니다. 제주도가 가진 천혜의 자연경관과 관광인프라를 잘 활용하고 균형을 이루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카본프리 아일랜드처럼 또 다른 형태의 성장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허엽 사장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호근동 출신으로 오현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를 졸업했다. 1978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해 제주지사장(2008년), 서울본부 본부장(2009년), 배전운영처장(2010년), 개발사업본부 본부장(2012년)을 지냈다. 2013년에 한국남동발전 제5대 사장에 취임했다. 전기공업발전 유공 산자부장관 표창(1998), 재난대책 유공 국무총리 표창(2002), 220V승압 유공 대통령 표창(2005), 은탑산업훈장(전기산업발전 유공·2011)을 받았다. 대외 활동으로 CIRED(국제배전기술협의회) 한국위원회 위원장, 대한전기학회 부회장, 한국전력기술인협회 부회장,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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