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과 공존 제주…환경이 미래다(38)](18)돌발 병충해에 신음하는 제주숲(상)

[청정과 공존 제주…환경이 미래다(38)](18)돌발 병충해에 신음하는 제주숲(상)
재선충병 소나무 25만 그루 추가 제거
  • 입력 : 2016. 09.13(화)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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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소나무숲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재선충병에 걸린 고사목이 올해도 대량 발생해 산림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4차 방제기간인 내년 4월까지 고사목 25만여그루가 추가로 제거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3차방제기간에 고사목을 제거하고 있는 장면. 사진= 한라일보DB

올해초까지 161만그루 잘려 나가
제주 전체 소나무림 13.4% 규모
2004년 이후 방제비용 1500억원
솔껍질깍지벌레·솔나방도 기승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심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제주 숲이 온갖 병해충으로 신음하고 있다. 제주의 소중한 자연자원이 병해충에 노출되거나 새로운 바이러스 위협에 직면해 있다. 폭염과 기후변화는 이런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는 양상이다. 산림병해충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긴급진단한다.

지난 여름 폭염에 시달린 제주는 다시 소나무재선충병과의 '전쟁'에 직면했다. 예년보다 일찍 고사목이 출현하기 시작해 애조로와 평화로, 한림, 한경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1월부터 본격 재개될 고사목 제거는 이미 시작됐다.

도내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지난 2004년 9월 제주시 한 골프장에서 처음 확인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 바이러스의 치명성에 대한 감각은 무뎠다.

첫 발생 이후 올해 4월까지 10여년간 잘려져 나간 소나무는 161만2000여 그루. 제주 전체 소나무 1200만그루의 13.4%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잘려져 나간 자리에는 10만여 그루가 다시 심어졌다. 이 기간 고사목 제거와 나무주사, 지상·항공방제 등에 들인 비용도 1479억원에 달한다. 동원된 인력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소나무재선충병은 돌발 산림병해충의 충격파를 실감한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소나무재선충병 천적이 확인됐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생물학적인 방제 효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회의적이다.

전문가들은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유충을 포식하는 기생천적을 활용하는 생물학적 방제법은 모든 병해충 방제에 주된 방제법이 될 수 없으며, 기존 방제법을 유지하면서 부분적으로 도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래서 소나무재선충병과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2013년부터 본격화된 고사목 제거와 방제는 3차에 이어 올해 하반기 4차로 접어든다.

내년 4월까지 진행될 4차 방제 기간에는 25만그루의 말라죽은 소나무가 잘려져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3차 방제기간 48만4000여그루를 기준으로 50~60% 정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 추산한 것이다. 우선 올해말까지 고사목 15만여그루 제거와 나무주사 등을 위해 책정한 예산은 183억원이다.

제주도와 세계유산본부는 오는 2020년 소나무재선충병으로부터 안전한 청정지역을 선포하기 위해 재선충병 확산 저지와 방제에 총력을 쏟고 있다. 고사목 제거와 나무주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한라산국립공원으로 피해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스테인레스 그물망을 이용한 매개충 방제시험결과도 현장에 적용된다. 세계유산본부 신창훈 박사는 "이 방법은 곶자왈과 오름, 급경사지 등 운반이 어려운 지역의 고사목에 대해 특수 제작한 코팅 철망인 그물망을 이옹해 매개충을 폐사시키는 것으로 현장에서 적용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나무림 피해는 재선충병만이 아니다. 2014년 추자도에서 첫 발생한 솔껍질깍지벌레는 추자의 산림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이 섬의 해송림 340㏊ 중 246㏊가 솔껍질깍지벌레의 습격 피해를 받았다. 피해목 가운데 31%가 심각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산림당국은 이 병해충의 여객선과 선박을 통한 제주 본섬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솔나방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귀포시 해안가와 중산간 등에 발생해 소나무림에 큰 피해를 입혔던 솔나방이 최근 조사결과 한림읍 상대리 천아오름 주변과 금악리, 그리고 성산읍 오조리 일원에서 우려할만한 상태로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시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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