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25시]2016년 10월 25일

[편집국25시]2016년 10월 25일
  • 입력 : 2016. 10.27(목) 00:00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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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5일. 21세기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 국민은 이날 직접 보고도 믿지 못할 일을 눈앞에서 목격했다. 전 국민이 시청하는 TV 화면에 박근혜 대통령이 나와 전날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최순실 씨의 연설문 사전 검토 논란과 관련한 의혹을 시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의 해명은 충격 그 자체였다. 박 대통령은 자신이 어려움을 겪을 때 최 씨가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는 물론 취임 후 보좌체계가 완비되기 전까지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에서 표현 등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고백은 청와대를 출입하는 기자들에게는 더욱 놀랄 일이었다. 평소 대통령 행사에 합동대표취재(풀취재)를 위해 동행할 때 기자들에겐 '대외주의, 복사 및 전송 절대 금지, 행사직후 즉시 파기'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들어간 자료가 제공된다. 파쇄기가 기자실마다 비치돼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기자들 사이에서는 '최순실이 과연 누구길래'라는 탄식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설문 사전 검토를 황당한 이야기로 치부했던 청와대 관계자들이나 대통령의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하던 여당의 친박 의원들조차 말을 잃은 모습이다. 현 정권이 들어선 이래 가장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최순실 씨는 이미 미르·K스포츠 재단을 통해 전방위적인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전대미문의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현재로서는 해법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특검이나 내각 총사퇴, 비서진 총사퇴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인식도 나온다. 대통령이 '국기문란' 사건 한가운데 서 있는 모양새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맞닥뜨린 불행한 현실의 출구는 과연 있는 것일까. <부미현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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