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대권행보… 잠룡, 그들은 누구인가]⑦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빨라진 대권행보… 잠룡, 그들은 누구인가]⑦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국정농단은 6공화국 헌법체제 폐해… 개헌으로 극복해야"
  • 입력 : 2017. 02.02(목) 00:00
  • 서울=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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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가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국민주권개혁회의' 창립대회에 입장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2014년 정계 은퇴 선언한 뒤 2년3개월 만에 복귀
국민주권개혁회의 발족하며 대권 도전 의지 피력

손학규(69)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1993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4선(14.15·16·18대) 의원을 지냈고,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지사, 민주당 당 대표 등 굵직한 이력을 쌓아 올린 정치인이다. 제17대 대통령 선거(2007년)에 대통합민주신당 예비후보로 경선에 참여했으며, 당시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슬로건으로 여야 모두에서 많은 공감대를 얻기도 했다. 2014년 7월 재보궐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후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전남 강진에 칩거한 지 2년 3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정계에 복귀했고 대선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복귀 뒤 당적을 두지 않은 그는 최근 지지자들의 모임인 국민주권개혁회의를 발족했다. 손 의장은 출범식에서 "지금의 총체적 위기를 벗어나는 유일한 방안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대한민국, 새로운 정치·경제 시스템을 건설하자"며 대선 도전 의지를 피력했다.

▶성장과정 : 민주화·인권 운동에 젊음 바쳐

경기도 시흥군(현 서울시 금천구)에서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세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성장했고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한 뒤 학생운동을 시작했다. 유신독제체제 당시 경찰에 수배 중 모친의 장례를 치러야 하는 아픔도 겪었고 반공법 위반 혐의로 1년간 감옥살이도 했다. 부마항쟁 사후 대책을 논의하다 계엄사령부에 체포돼 고문을 받기도 하는 등 반독재 민주화 운동과 인권 운동에 젊음을 바쳤다.

1980년 세계교회협의회(WCC) 장학금을 받고 영국 옥스퍼드대학교로 유학을 떠난 그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당시 만난 외국인들이 한국의 열악한 인권 상황과 치열한 민주화 운동을 알아주거나 응원하기 보다 한국의 경제 발전을 칭찬하고 개발도상국의 모범으로 생각하는 등 인식의 차이를 확인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 '강진일기'에서 "유학시절 경험을 통해 나는 박정희 정권의 독재 및 인권 탄압과는 별개로 박정희 정권에 의해 이루어진 경제성장 그 자체는 인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귀국 후 인하대와 서강대에서 정치학 교수로 재직하고 진보적인 소장학자로 명성을 얻었다. 김영삼 대통령의 하나회 해체, 공직자 재산 공개 등 개혁에 공감하며 민주자유당에 입당, 정계에 입문했다.

▶대선 주자 경쟁력 : 입법부·행정부·지자체장 아우르는 경험 돋보여

4선 국회의원이자, 3번의 당 대표(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민주당)을 역임했고, 경기도지사(2002~2006), 보건복지부 장관(1996~1997)을 지내는 등 입법부와 행정부, 지방자치단체를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이 강점이다. 경기도지사 시절에는 파주의 LG필립스 생산단지, 4차산업과 IT업의 중심이 되고 있는 판교의 테크노밸리 조성이라는 큰 성과를 내기도 했다.

2011년 18대 국회 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협동조합기본법안'을 대표발의해 협동조합의 기초를 세웠다. 법안의 내용은 모든 분야에서 협동조합의 설립인가 조건을 자유롭게 하고, 국가 및 공공단체가 협동조합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손 의장은 보수와 진보를 모든 경험한 정치 경력으로 보수 진영에서도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다. 제14대(민자당 소속), 15대(신한국당), 제16대(한나라당) 모두 보수 정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그는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하면서 "한나라당이 과거에 안주하는 수구정당이 아닌 미래, 평화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했으나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당시 대선을 앞두고 민주개혁세력이 분열되자 열린우리당, 시민사회세력과 함께 대통합민주신당을 만들어 새로운 정치 인생을 시작했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손 의장은 현재 당적을 두지는 않고 있다. 지난해 정계 복귀를 선언하면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 독자 행보를 하고 있다.

▶대권 정책 구상 : 6공화국 헌법체제 바꾸는 개헌 주장

그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내건 '저녁이 있는 삶' 은 지금도 '손학규'를 떠올리게 하는 문구다. 그는 '노동자의 저녁 있는 삶은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단언한다.

2012년 발간한 자신의 저서 '저녁이 있는 삶'에서 손 의장은 "사람에 대한 투자, 노동자의 저녁 있는 삶을 보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경제 영역에서의 통합이며, 새로운 국가 발전의 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제가 일정 규모 이상으로 발전하고 나면, 그때 이후 정부 정책의 목표는 경제성장 그 자체에 맞춰져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고, 노사가 함께 협력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고, 개인 삶과 사회 발전이 병행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열심히 일을 하면 행복한 저녁을 보낼 수 있는 삶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가 주장하는 '저녁이 있는 삶'이다. 손 의장은 "그것이 바로 공동체 시장경제, 즉 경제 민주주의, 복지, 진보적 성장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함께 잘사는 나라, 대한민국의 모습"이라고 강조한다.

손 의장은 청와대발 국정농단 사태는 6공화국 헌법체제의 총체적 폐해라고 진단한다. 승자독식 패자전몰이 권력집중이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을 낳았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꾸는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손 의장이 구상하는 개헌의 방향은 책임총리에 의한 독일식 의원내각제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에 의한 국회 구성이다. 그는 지난 22일 국민주권 개혁회의 창립대회 기조연설에서 "개헌은 제7공화국을 이루는 수단이다. 승자독식과 양당 담합으로 유지되는 양당체제를 다당체제와 합의제 민주주의로 바꾸자"며 "국민주권 개혁회의는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기득권과 특권을 타파하고 국민이 주인되는 나라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학규 의장은…]

경기중·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인하대와 서강대에서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14·15·16대에서는 보수정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18대에는 민주당 소속으로 4선 고지에 올랐다. 1996년 제33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고 2002년 민선 3기 경기도 지사로 부임, 2006년 임기를 마쳤다. 대통합민주신당(2008)·통합민주당(2008)·민주당(2010) 당 대표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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