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성향의 일본 언론 산케이신문이 일제 강제징용 현장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탄광이 배경인 한국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에 대해 거짓폭로라고 시비를 걸었다.
산케이는 8일 1면 톱기사로 '한국 군함도는 지옥도…'탄광에 강제징용의 소년 날조 영화·그림책으로' 제하의 기사를 내보내며 영화 '군함도' 등을 비판했다.
'군함도'는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이야기 담은 영화로, 올해 7월 한국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베를린', '베테랑' 등을 만든 류승완 감독의 차기작이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등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일본은 지난 2015년 한국 등 주변국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유네스코의 자문기관이 시설의 전체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하라고 일본에 권고했지만, 일본측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산케이신문은 군함도를 지옥도로 묘사한 영화 '군함도'의 선전문구, 좁은 공간에서 채굴작업을 하는 한반도 출신 소년들과 가스 폭발 위기에 처하면서도 작업을 하는 징용자들의 모습을 담은 예고편 등을 소개했다.
이어 "한국이 관민을 동원해 하시마섬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반대했는데, 영화는 그 운동의 일환이다"고 설명하며 하시마 출신자들이 "거짓 폭로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 있었던) 아우슈비츠와는 다르다"며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전쟁시 일본 탄광에 조선인 소년광부가 없었다는 것은 관계자라면 누구라도 알고 있다"는 귀화한 한국계 일본인 정대균 수도대학도쿄명예교수의 발언을 전하면서 그림책 '군함도-부끄러운 세계문화유산'의 내용도 비판적으로 소개했다. 정 교수는 "'조선인 소년광부'는 각광받던 소녀상의 소년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 조선인이 징용된 현장인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탄광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 5일로 1년째가 된다. 사진은 폐허로 방치된 군함도 내 건물의 1일 모습. 연합뉴스
이 신문의 주장과 달리 하시마 탄광에는 400~600명의 조선인이 끌려갔다. 이들 중 질병, 익사, 탄광 사고 등으로 숨진 사람만 122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의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는 지난 2015년 "형무소 징역하고 똑같았다. (노역이 힘들어서 스스로) 다리를 자르고 싶었다", "거기서 죽었다 싶었다" 등 군함도 강제노동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 기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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