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5)당뇨병성 콩팥병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5)당뇨병성 콩팥병
신장 기능 소실되면 투석·이식 등 불가피
  • 입력 : 2017. 02.10(금) 00:00
  •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당뇨병성 콩팥병은 당뇨 환자의 삶의 질 및 생존율을 악화 시키는 중요한 당뇨 합병증이다. 당뇨병 진단 초기 단계에서 적극적인 혈당, 혈압, 고지혈증 관리로 투석을 하는 말기 신부전 환자의 감소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와 함께 조기 진단을 위한 표지자 및 치료제의 개발이 필요하다. 사진은 혈액 투석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제주대학교병원 인공신장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말기신부전 원인질환 1위는 당뇨병
소변 알부민 정량검사 등 진단 가능
콩팥 손상 초기 혈당·혈압 조절 중요

김미연 교수

성인병 중 대표적인 질환인 당뇨병은 신체 내에서 혈당 조절에 필요한 인슐린의 분비나 기능 장애로 인해 발생된 고혈당을 특징으로 하는 대사성 질환이다. 더불어 당뇨병은 만성콩팥병을 일으키는 원인질환 1위에도 올라있다. 신장 이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 환자 2~3명 중 1명은 당뇨병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제주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김미연 교수의 도움으로 당뇨병성 콩팥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당뇨병은 기원전 400년 전 인도에서 꿀 냄새가 나는 소변이라고 증세가 최초 기술이 돼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병이다. 수세기 동안 당뇨병을 콩팥에서 생긴 병으로 여겨져 왔다. 당뇨병성 콩팥병에 대한 병태 생리가 알려지게 된 것은 불과 200년이 되지 않았다. 짧은 시간동안 수많은 당뇨병 치료제가 개발돼 왔으나 현재까지도 전세계적으로 투석을 받는 말기신부전 환자의 원인 질환으로 당뇨병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의 관리에서 콩팥병 합병증을 줄이려는 노력이 병행되고 있다.

# 당뇨병성 콩팥병의 자연 경과

당뇨병 환자에서 지속적으로 고혈당에 노출되면서 콩팥에는 서서히 당화합물의 축적과 산화 스트레스, 염증 반응을 유발하게 되고, 내피세포이상, 교감신경계와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이 활성화되면서 신손상이 시작되게 된다. 초기에 환자는 특별히 증세를 느끼지 못하지만 소변검사를 해보면 소량의 알부민뇨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는 철저한 혈당 관리와 혈압, 고지혈증 관리로 신장 손상을 회복시킬 수 있다. 좀 더 진행하게 되면 알부민뇨가 증가하면서 혈압이 조금씩 상승하게 된다. 이후에 단백뇨의 양은 현저해지고, 콩팥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는 신손상이 영구적으로 남게 돼 이전의 정상인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 신장 기능이 완전히 소실되면 투석이나 신이식 등의 신대체 요법이 필요하게 된다.

신장의 해부학적 구조와 기능.

# 조기 진단을 위한 선별검사

당뇨병성 콩팥병에서 초기에는 신기능이 보존돼 있다. 따라서 신기능을 대변하는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와 사구체 여과율 검사만으로는 당뇨병성 콩팥병의 조기 검진은 충분하지 않다. 소변 알부민 정량 검사가 추가로 필요하다. 주로 성인에서 나타나는 2형 당뇨병일 경우 고혈압이나 비만, 대사증후군 등 동반 질환과 관련해 당뇨병 진단 당시 이미 알부민뇨가 있는 경우가 빈번하다. 알부민뇨가 있는 환자의 40% 만이 10년 후 현저한 단백뇨를 나타내게 되는데 상당수의 환자가 단백뇨의 양과 신기능 악화의 정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추가적인 신장 손상의 표지자를 찾는 노력을 하고 있다. 소변에서의 리포칼린(NGAL), KIM-1, L-FABP, 시스타틴 C 등이 소변 알부민 외에 신손상의 표지자로 연구가 진행돼 왔으나 아직은 재현성이 충분치 않고, 병원에서 실제로 검사에 상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소변 검사 외에도 혈압, 안저 검사, 말초 신경 검사, 혈청 요산 수치, 신장 도플러 검사 등이 신손상 진단을 위해 보조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 당뇨병성 콩팥병 진행을 막기 위한 치료

당뇨병성 콩팥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 신손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적극적인 혈당 조절이 중요하다. 나이나 기저질환에 따라 혈당 조절 목표가 개별화 돼야 하나 신기능 저하가 없는 상태라면 당화 혈색소 7% 이하를 목표로 혈당을 조절하도록 권고한다. 혈압은 알부민뇨가 없는 상태라면 140/90㎜Hg 미만을 목표로 조절하고, 알부민뇨가 나오는 상태라면 130/80㎜Hg 미만으로 조금 더 낮추는 것을 권고한다.

또 알부민뇨가 나오기 시작하면 단백뇨를 억제하고, 신손상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레닌 안지오텐신 억제제를 투여한다. 그 외에 고지혈증 치료, 금연, 적절한 체중 유지와 운동은 콩팥병 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위험 감소를 위해 권장된다.

다만 신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는 적극적인 혈당 조절이 오히려 저혈당 등 치료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신손상을 회복시키지도 못하기 때문에 당화 혈색소 8% 정도로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혈당을 조절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 당뇨병성 콩팥병의 새로운 치료

앞서 당뇨병성 콩팥병의 자연 경과에서 설명했듯이 아직까지는 신손상이 진행된 상태에서 이를 회복시키는 치료제의 개발은 연구 단계이다. 당뇨병성 콩팥병의 발병 기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산화 스트레스나 내피내포 이상, 염증 반응, 신섬유화를 억제하는 신약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뇨병성 콩팥병은 당뇨 환자의 삶의 질 및 생존율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당뇨 합병증이다. 당뇨병 진단 초기 단계에서 적극적인 혈당, 혈압, 고지혈증 관리로 투석을 하는 말기 신부전 환자의 감소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와 함께 조기 진단을 위한 표지자 및 치료제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김미연 교수는 설명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114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