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국방부, 제2공항에 공군기지 건설 강행하나

[백록담]국방부, 제2공항에 공군기지 건설 강행하나
  • 입력 : 2017. 02.20(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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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에 공군기지가 들어선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제주도는 제2공항은 순수 민간공항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을 하고 있지만 국방부의 강정해군기지 건설강행에서 보듯이 제주도가 반대를 한다고 해서 쉽게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

국방부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추진하는 군사력 건설 및 운영 계획을 담은 국방중기계획에 2021년 제주 남부탐색구조부대 건설을 반영했다. 남부탐색구조부대는 공군기지를 그럴듯하게 포장한 말이다.

남부탐색구조부대는 공군의 구조헬기와 수송기 전력을 위주로 한 대대급 부대로 해상교통로 보호와 장거리 항공작전 능력 신장, 불특정 위험과 테러계획 대비 등의 임무를 포함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탐색구조 작전을 위해 수송기 3대와 헬기 3대가 항상 주둔하지만 제주 남쪽에서 영토분쟁 등의 국지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전투기 부대와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이같은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에 대해 국방부 측은 현재 페이퍼 플랜 수준이라고 언급하고 있으나 이번에는 사정이 달라 국방부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

남부탐색구조부대 문제는 지난 87년부터 국방 중기계획에 포함돼 계속 거론돼 왔다. 제주도가 지난 87년 제주도종합계획에 따라 송악산 일대를 관광개발계획에 포함시켜 개발하려 했으나 국방부가 '군 전력증강계획에 저촉된다'며 같은해 12월 28일 송악산 일대를 군사보호구역으로 확정하는 등 공군기지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후 1992년 국방부와 현재 국토교통부 간에 민·군이 겸용하는 '제주 신공항' 건설에 합의했고 1997년 국방중기계획(1999~2003년)에 비행전대급 제주공군기지 계획이 반영돼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전 국회의원은 지난 2007년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중기계획(2011~ 2015년)에 국방부가 전투기 1개 대대와 지원기 1개 대대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남부 탐색구조부대'를 제주에 배치하려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제주에 비행전대급 규모의 공군기지 건설을 위해 국방부와 제주도가 이미 부지 교환방식까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국방부는 제주도에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 부지 60만평을 제공하고 제주도는 국방부에 제2공항부지 30만평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부지교환 협상을 진행했다.

제2공항 예정부지 면적은 496만㎡로 2개 활주로를 운영하는 제주공항(364만㎡)에 비해 36%나 넓다. 활주로 1개를 건설하는 공항치고는 면적이 넓어 공군이 지난 30년 동안 추진해온 공군전략기지가 제2공항에 들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최근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제주에 남부탐색구조부대를 창설하려는 국방중기계획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공군기지 추진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제주도는 제2공항 부지 주민들에게 토지수용에 따른 대체 토지와 택지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제2공항 예정지에 대한 토지보상가격은 실거래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보상액으로는 주변에 같은 면적의 땅을 구입할 수도 없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제2공항에 공군기지까지 들어서면 주민들의 분노와 상실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제주강정 해군기지가 '민군복합항'으로 포장돼 있듯이 '남부탐색구조부대'도 향후 전투부대 등 공군기지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우회전술이다. 제주도정은 제2공항에 공군기지가 들어서면 제주가 '동북아 평화의 섬'이 아닌 '동북아의 화약고'가 된다는 도민들의 우려를 명심해 주길 바란다. <고대로 행정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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