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사를 하고 나서야 고향의 가치를 아네요"

"해설사를 하고 나서야 고향의 가치를 아네요"
[마을주민이 직접 들려주는 수월봉 이야기]
지질공원 가치와 숨겨진 슬픈 역사를 풀다
  • 입력 : 2017. 08.01(화) 00:00
  •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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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공원에 대한 전문교육을 수료한 마을주민들로 구성된 수월봉 지질트레일 해설사들이 코스 곳곳에 배치돼 탐방객들에게 지질공원의 가치와 선정배경, 역사와 문화는 물론 숨겨져 있던 마을의 역사적 아픔을 알려주고 있다. 강경민기자

전문 교육 수료한 10명 트레일 코스 곳곳 배치

"해설사를 하고 나서야 내 고향의 진정한 가치를 알게 됐어요."

지난달 29일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2017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수월봉 트레일' 행사가 개막한 가운데 방문객들의 원활한 탐방과 제주 지질공원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숨은 주역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수월봉 해설사들이다.

수월봉 트레일 행사에는 전문 교육을 수료한 총 10명의 해설사가 트레일 코스 곳곳에 배치된다. 이들은 지질공원의 가치와 선정 배경, 역사, 문화 등 수월봉이 갖고 있는 거의 모든 이야기를 탐방객들에게 알려준다. 거기에 토박이만 알 수 있는 조상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듣는 것은 덤이다.

수월봉에 만들어진 일본군 갱도진지 앞에서 고춘자(65·여) 해설사는 "당시 일본군들이 마을 어르신들을 수월봉에 강제로 끌고가 화약고, 통신소 등의 진지를 만들었다"면서 "지질공원이라는 가치도 중요하지만, 이런 슬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교훈을 얻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등잔 밑이 어둡 듯, 이 곳에 평생 살았던 주민들이 오히려 지질공원의 가치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해설사 교육을 받으며 수월봉이 수능 시험에 출제될 만큼 유명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등 뒤늦게라도 내 고향의 소중함을 알게된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30년 지기 친구와 함께 수월봉을 찾은 나정희(53·인천)씨는 "수월봉을 눈으로만 보는 것과 해설사에게 설명을 들으며 보는 것은 천지차이"라며 "단순히 관광지를 돈다는 생각으로 제주를 찾았는데, 이번 수월봉 방문으로 휴가가 더 풍요로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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