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人터뷰]천주교제주교구 부교구장 문창우 주교

[한라人터뷰]천주교제주교구 부교구장 문창우 주교
"진정성 담아 제주 위해 솔선수범하겠다"
  • 입력 : 2017. 08.17(목)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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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제주교구 부교구장 문창우 주교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주교로서 제주사회를 위해 어떤 헌신을 해야 할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강경민기자

세상안에 있는 교회 지향
제주4·3은 인간의 사건
미래적 관점서 치유 필요
강정위한 실천 다각화도

"제주를 향한 교회, 제주를 위한 교회를 지향하겠습니다. 종교집단끼리 섹터화해 살아가는 게 아니라 세상 속의 교회로 서로를 향해 열려있어야 합니다. 주교로서 제주를 바라보면서 이 사회에 어떤 헌신을 해야 할지 고민할 겁니다."

천주교제주교구 부교구장인 문창우 비오 주교. 15일 주교서품을 받은 문 주교는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주교는 지난 6월 28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을 주교로 공식 임명했을 때 "하느님께서 제 인생에 사고를 쳤다"고 표현했다. 고등학교 때 세례를 받았고 외국 유학경험도 없는 사제를 주교로 임명한 점이 이례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 들어 지역사회의 여론을 통해 신자를 잘 돌볼 수 있는 '목자'를 찾아내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 같다고 했다. 주교로서 공감의 태도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문 주교는 1987년 6월 항쟁 당시 제주대 가톨릭학생회장으로 세상과 맞섰다. 그같은 학생운동 경험은 제주사회를 바라보는 문 주교의 시각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그는 천주교회가 제주4·3에 대한 관심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했다. 70주년이 되어가지만 제주사람들에게 침묵을 강요했던 역사의 흔적 안에서 상처 덩어리로 남은 4·3에 대한 치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회학적, 역사학적 관점으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논하는 글이 대부분인데 심리학, 인류학, 신학 등 수많은 시선 속에서 4·3을 봐야 합니다. 4·3은 한 인간의 뿌리를 흔들어놓은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4·3을 통해 하느님은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가, 우리가 진정 원하는 평화는 무엇인가 등을 읽어내고 미래적 차원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문 주교는 강정 문제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강정의 평화학'을 언급한 그는 "동서냉전 시절 이미 유럽에 유사한 갈등 사례가 있었던 만큼 그곳에서는 어떻게 문제를 풀려고 했는지도 찾아봐야 한다"며 "강정 주민들을 좀 더 이해하는 삶의 실천운동을 다각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부교구장인 만큼 임기 3년을 남겨둔 강우일 주교와 일치하는 게 우선이라는 문 주교는 이날 연대를 강조했다. '나부터 제주 사회에 관심을 갖는' 연대를 두고 문 주교는 '솔선수범'의 다른 말이라고 덧붙였다.

"종교든, 사회 이슈든 진정성이 중요합니다. 저부터 제주사회 안에서 제주사회를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을 찾겠습니다. 교회만이 거룩한 게 아니고 세상이 우리를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세상 안에 있는 교회로 소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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