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관광’ 지역경제 활성화 키워드로

‘음식관광’ 지역경제 활성화 키워드로
[새로운 가능성 '맛있는 제주'](4·끝)맛의 섬, 음식관광의 메카로 도약하려면
  • 입력 : 2017. 08.18(금) 00:0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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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는 지역경제 회생의 돌파구로 음식에 주목해 오는 9월 참굴비 축제 기간 추자도 해산물을 이용한 한그릇 요리대회를 개최한다. 사진은 추자도 한그릇 요리대회 포스터.

종합 컨트롤타워·상품화 전담 조직 구성 필요
제주 음식의 뿌리 확인하는 작업도 펼쳐가야
명품화·세계화 전략도… 새로운 트렌드 확인

음식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길거리이자 그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강력한 매개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음식은 여행자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힘이 있다. 특히 그 지역에서만 즐길 수 있는 있다는 매력이 부각된 음식 콘텐츠가 어우러지면 곧 지역 활성화의 단초가 된다.

▶음식관광 지역경제 활성화의 키워드로=이런 점에 주목해 지역경제 회생의 돌파구로 관광, 그중에서도 음식에 주목한 곳이 있다. 바로 추자도다. 추자도는 오는 9월 참굴비 축제기간에 맞춰 지역특산물을 활용해 현장에서 간편요리를 선보이는'한그릇 요리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한그릇 요리대회는 주민들이 직접 지역의 특색을 살린 독자적인 음식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다. 그동안 지역의 식재료와 전통음식을 활용한 조리법을 각 지역에 보급한 적은 있지만 주민들이 직접 새로운 조리법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주민이 참여한다는 것은 새로운 조리법이 실생활에서 외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다. 개발된 요리법 자체가 음식콘텐츠가 될 수도 있다. 특산품 생산지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지역의 독특함과 재료의 신선함, 요리대회의 콘텐츠가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지역회생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같은 시도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음식자원 개발, 음식관광 지원조직을 바탕으로 한 민·관협력이 절실하다.

▶음식관광 컨트롤타워 부재=대표 식도락 여행지인 일본과 홍콩의 경우 정부주도로 음식관광 목표를 세우고 민관협력체계를 구성했다. 그에 반해 제주도는 음식관광의 비전과 목표, 단계별 목표를 제시할만한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황이다.

제주도 행정체계 상 식품위생과와 식품특작과, 관광정책과 등이 음식관광과 관련돼 있지만 한 과가 중심이 돼 음식관광을 추진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식품위생과는 음식점의 위생 관리를, 관광정책과는 음식관광콘텐츠 홍보를 담당하고 있을 뿐이다. 전통음식 보전과 발전, 식품의 6차산업을 추진하고 있는 식품특작과 역시 제주도내 전체 음식자원을 관광자원화하고 상품화 하기엔 한계가 있다. 현실적으로 음식관광 관련 예산이 문화체육관광부에 대부분 배정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에 따라 제주연구원 신동일 연구위원은 '제주지역 음식관광 활성화 방안'보고서를 통해 그 대안으로 음식관광 관련 정책을 개발하고 협의하는 조직을 운영할 것을 제언했다. 신 연구위원은 "제주형 음식관광을 체계적으로 지원·육성하기 위해 제주도 관광국 산하에 지방정부와 유관기관, 관련 전문가 및 사업체가 포괄적으로 참여하는 (가칭)제주음식관광육성위원회를 설치할 필요성이 있다"며 음식관광육성위원회의 역할로 음식관광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자문 및 음식관광품질인증제, 국가별 지역별 음식문화 특성을 고려한 음식 개발 등을 제시했다.

▶음식관광 상품화를 위한 전담 조직체 필요=도내 음식관광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연결, 상품화하기 위한 조직체 신설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지난해 발간된'제주도 향토음식테마 투어상품 개발'보고서에서 용역진은 "투어상품을 개발하고 상용화까지 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향토음식업체 연계관리 및 현 관광정책에 대한 전문적인 역량이 있는 조직체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오영주 제주한라대학교 국제관광호텔학부 교수도 "농가와 음식점, 체험센터, 여행사를 이어줄 접점, 인프라 구성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제주는 음식자원을 연계한 상품개발이 안된다. 시식·체험·요리 방법 등 각 분야를 연계해 상품 10개만 만들어도 제주의 음식자원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음식관광이 로컬푸드를 연계해 활용하는 방식으로 간다면 농어촌 생존전략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제주다움' 복원해 세계로=전문가들은 특히 음식관광 활성화를 위해 선행돼야 할 것으로 전통음식의 보존과 세계화를 꼽았다. 제주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음식, 식문화를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음식 트렌드를 반영해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존연구원장은 전통 먹거리를 보존·발굴하는 동시에 대중화된 음식에서 제주의 요소를 끄집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주 향토음식 중 제주 전통음식이라 부를 수 있는 음식을 찾아보긴 힘들다. 제주의 식재료, 제주 전통 조리방식을 사용해 음식을 만드는 곳이 드물기 때문"이라며 "재래 식재료를 복원해 제주 전통음식을 제대로 되살리는 한편 제주 향토음식문화의 변천사를 정리해 새로이 개발되고 대중화된 향토음식에 대한 뿌리를 확인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음식과 더불어 지역문화를 함께 판다는 자세를 갖고 스토리를 입히기 위한 고민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수 제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역시 "제주도의 것이라는 차별화가 필요하다"면서 "해녀들이 운영하는 해녀식당, 제주의 젓갈류나 좁쌀막걸리와 같은 특색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지역별로 확보할 수 있는 원료를 명품화 하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전통음식을 건강간식류(빙떡·쉰다리), 균형식 단품메뉴(깅이죽·물회), 정찬 메뉴(해선정식·흑돼지) 등으로 세분화하고 다양한 메뉴 등을 개발해 세계를 향한 마케팅을 해야 한다"면서 "한라산 빙수, 오메기감저빙수 등 제주재료를 활용한 퓨전음식을 자원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

강시영 선임기자, 채해원·홍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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