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침묵'의 한 장면.(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재일동포 감독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장기간 투쟁 과정을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화 '침묵-일어서는 위안부'가 일본 도쿄(東京)의 번화가 시부야(澁谷)에서 상영된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침묵'은 2일 '업링크 시부야'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이 영화는 자신들의 이름을 밝힌 위안부 15명이 침묵을 깨고 일본을 찾아가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는 투쟁의 기록을 담았다.
영화의 감독은 산수(傘壽 : 팔순)의 나이를 넘긴 일본 가나가와(神奈川) 거주 박수남(82·여) 감독이다.
박 감독은 오키나와(沖繩)에 끌려간 위안부 피해자 배봉기 할머니를 1989년부터 촬영해 1996년 국민기금(아시아 여성기금) 반대 투쟁까지 위안부 피해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후 2014년 속리산에 사는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와 인터뷰했고, 그 과정을 이번 다큐멘터리 영화로 구성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침묵'의 한 장면. 박수남 감독(왼쪽)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씨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업링크 시부야 홈페이지 캡처)
'침묵'은 지난 2016년 한국의 서울국제여성영화제(SIWFF)에서 한국 관객들에게 소개된 뒤 같은해 요코하마(橫浜)시에서 잠깐 상영됐고, 이번에 도쿄에서 개봉돼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박수남 감독은 마이니치와의 인터뷰에서 "2015년 한일 정부간 위안부 합의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이뤄진 것"이라며 "합의가 발표된 뒤 그동안 촬영한 영상의 영화화를 서둘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의 제목에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침묵을 강요당했지만, 그때마다 일어서서 목소리를 높였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일본 관객들이 할머니들이 스스로 일어나서 싸우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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