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 테러 시대, 새로운 첩보요원…영화 '어쌔신:더 비기닝'

일상적 테러 시대, 새로운 첩보요원…영화 '어쌔신:더 비기닝'
  • 입력 : 2017. 12.04(월) 11:07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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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C&E 제공]

스페인 이비자섬의 평화로운 해변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테러리스트들이 난사하는 총탄에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된다. 미치 랩(딜런 오브라이언 분)은 막 프러포즈한 연인을 잃는다. 그는 아랍어를 공부하고 체력을 키우며 복수를 준비한다. 종교적 신념을 가장해 테러집단 내부에 침투한 뒤 수장을 제거하려는 계획이다.

'어쌔신: 더 비기닝'은 미국 작가 빈스 플린의 소설 '미치 랩'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제목에선 어느덧 중장년이 된 '미션 임파서블'의 톰 크루즈와 '본' 시리즈의 맷 데이먼을 대체할 새로운 첩보액션 영웅을 키우겠다는 야심이 읽힌다.

미치는 각고의 노력과 우여곡절이 겹친 끝에 미국 CIA(중앙정보국) 소속 요원으로 발탁된다. 영화는 평범한 청년이었던 미치가 전문 트레이너 스탠 헐리(마이클 키튼)를 만나 프로페셔널 첩보요원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주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한다. 향후 시리즈화를 염두에 둔 호흡이지만, 아직 하이틴 스타 이미지가 강한 딜런 오브라이언이 간결하고 절도 있는 액션을 연마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도 꽤나 흥미롭다.

[이수 C&E 제공]

미치의 액션은 정석을 따른다. 주짓수와 단검 던지기, 사격으로 기본기를 쌓고 실전에서 차량 추격전과 맨몸·공중 액션 등을 빠짐없이 선보인다. 액션의 스케일이 크진 않지만, VR(가상현실)을 이용해 타깃을 제거하는 훈련 장면은 인상적이다.

일종의 성장담이기도 한 만큼 미치를 중심으로 인물들의 감정 변화에도 초점을 맞춘다. 미치는 자발적 예비 테러리스트에서 CIA 공인 첩보요원으로 변신했지만 '살인기계'가 되고자 하는 동력은 여전히 복수심이다. 이 때문에 프로에게 감정은 필요 없다는 신념의 소유자인 스탠 헐리와 마찰을 빚기도 한다. 미치가 제거하려는 고스트(테일러 키취) 역시 배신감에 이끌려 테러집단의 편에 선다는 점에서 '외로운 늑대'의 변종이다.

영화는 시작부터 소프트타깃을 노린 테러가 일상화한 시대의 비극적 풍경을 끌어들이고 첩보요원 선발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며 비슷한 부류의 작품들과 차별화를 꾀한다. 그러나 미치가 내적 갈등을 어느 정도 극복하고 임무에 본격 투입된 이후로는 평범한 첩보액션물의 흐름을 탄다.

중동 지역이 핵전쟁 위기에 빠지고, 주인공이 키를 쥔 악당을 제거하는 임무에 투입된다는 이야기의 뼈대 역시 새롭지 않다. 마이클 쿠에스타 감독이 드라마 '홈랜드'에 이어 9·11테러 이후 CIA 요원들의 세계를 화면에 담았다. 7일 개봉.

[이수 C&E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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