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러스] '오감만족' 한라산 겨울 산행

[휴플러스] '오감만족' 한라산 겨울 산행
순백의 눈 내려앉은 지금, 한라산은 '겨울 왕국'
  • 입력 : 2017. 12.14(목) 2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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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으로 뒤덮인 한라산을 오르고 있는 등반객들. 사진=한라일보DB

하얗게 덮인 눈 밟으며 걸으면 저절로 편안해지는 몸과 마음
한라산 품에 자리한 사라오름
그곳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겨울 산행의 또 다른 매력
나무에 핀 눈꽃과 푸른 하늘
한라산 곳곳마다 동화 속 세상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설국, 겨울 한라산의 또 다른 이름이다. 겨울철, 제주관광의 백미는 단연 한라산 산행이다. 하얗게 덮인 눈을 온종일 밟고 걷노라면 몸과 마음은 힐링이 된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는 요즘, 산행을 통해 지난 1년을 되돌아보고 새해를 맞는 계획을 세우는 겨울산행을 추천한다.

▶오감만족 담보하는 '겨울왕국'의 눈꽃 산행= 성판악코스는 한라산 정상의 백록담과 숨은 명소인 사라오름을 볼 수 있어 인기다. 특히 왕복 9~10시간 걸리는 힘든 코스지만 체력이 뒷받침된다면 관음사코스로 하산할 수 있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성판악휴게소에서 2㎞ 남짓 오르면 구름다리를 만날 수 있다. 이어 숲터널에 눈꽃이 피어나고 해발 1000m 지점에 삼나무 군락지가 산림욕 하기 알맞은 숲향기로 탐방객을 맞이한다.

삼나무 터널을 빠져 나오면 곧 속밭대피소가 나온다. 속밭은 1970년대 이전까지 넓은 초원지대로 우마를 방목하며 마을 목장으로 이용했던 곳이다. 주변에 키작은 털진달래, 꽝꽝나무, 정금나무 등이 많아 '한라정원'이라 불리기도 했다. 이곳에서부터는 다소 경사가 급해지고 5.8㎞ 지점인 데크 중간지점에 사라오름 전망대 입구가 나온다.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난 목재데크를 오르면 사라오름 전망대에 닿는다.

▶성판악, 산정호수 사라오름의 숨겨진 매력=성판악코스를 오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제주 오름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사라오름을 볼 수 있어서다. 한라산의 품안에 수줍게 자리잡은 사라오름. 겨울정취를 느끼기에도 그만이다. 특히, 겨울이면 산정호수를 가득 채우는 설원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신비감을 자아낸다. 사라오름에서 내려다보는 서귀포시의 전경과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겨울바다의 풍경은 가히 겨울산행의 큰 매력이다.

사라오름을 뒤로하고 얼마 오르면 진달래밭을 만날 수 있다. 봄이면 연분홍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는 곳이다. 등반객들은 여기에서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는다. 이 곳 휴게소에서 맛보는 컵라면의 매력도 놓칠 수 없는 유혹이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하얀 설경을 보면서 먹는 뜨끈한 국물 맛은 뇌리 깊숙하게 박히는 '중독'되는 맛임에 틀림없다.

진달래밭에서 정상까지는 인고의 시간이다. 가파른 언덕의 연속으로 쉬엄쉬엄 산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인간세상을 감상하며 물아일체가 된다. 백록담은 환상 그 자체다.

▶관음사, 왕관릉·삼각봉·용진교 볼거리 많아= 성판악으로 올라 관음사로 하산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루 2개의 정상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 아니면 관음사 야영장 앞에서 택시를 타면 출발지인 성판악까지 갈 수 있다.

관음사는 가장 험한 코스다. 하지만 성판악 정상을 통해 내려가는 풍경은 가히 장관이다. 특히 구상나무에 핀 눈꽃과 제주시 풍광이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지며 눈이 호강한다.

왕관을 닮았다해서 붙여진 '왕관릉(해발 1666m)'은 신령스런 한라산에 어울리는 동화속 왕관처럼 수직으로 견고하다. 뾰족하게 솟은 삼각봉은 위엄있다. 출렁이는 용진각 다리(현수교)를 건너는 재미도 관음사 코스의 산행 묘미다.

겨울산행을 마치면 몸과 마음이 깨끗하게 씻기는 기분이다. '힐링'이다.

"겨울 산행, '이것' 꼭 기억하세요"

▶준비사항= 겨울산행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아이젠과 스패치, 스틱 등의 산행장비는 물론 체온 유지를 위한 의류 갖가지와 따뜻한 음료며 비상식량, 핫팩을 준비하면 좋다. 도시락, 물, 간식(과일, 초코바 등), 여벌 양말도 챙겨두면 유용하다. 특히 관음사코스 쪽은 중간에 매점이 없어 물과 간식을 넉넉하게 챙겨야 한다.

얇은 비닐을 여러 개 준비해 등산화에 물이 샌다면 비닐을 신어 방수를 하는 것도 좋다. 비옷을 준비해 바람과 체온을 막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리고 절대 무리해서 산행을 하면 안된다.

▶한라산 100배 즐기기= 한라산 정상이 부담스럽다면 1700m 윗세오름까지 오르는 여러 갈래 코스를 추천한다. 어리목과 영실, 그리고 돈내코 코스가 바로 그것이다. 상고대와 눈꽃을 보려는 목적이라면 산을 타는 재미가 곁들여 진다. 특히 코스의 진입도로 양쪽으로 펼쳐지는 설경은 장관이다.

어리목 광장을 마주한 어승생악도 빼놓을 수 없는 겨울산행 코스 가운데 하나다. 한라산 눈꽃은 구경하고 싶고 체력은 역부족이고, 그래도 정상에 오르고 싶다면 강력 추천한다. 정상해발 1169m로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하다. 일제전적지의 흔적과 함께 정상에서 바라보는 도심 식수원의 발원지인 'Y계곡'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라산 탐방로= ▷어리목(남벽분기점까지 6.8㎞)=어리목탐방로안내소→사제비동산→만세동산→윗세오름

▷영실(남벽분기점까지 5.8㎞)=영실휴게소→병풍바위→윗세오름

▷성판악(정상까지 9.6㎞)=▷성판악탐방안내소→속밭대피소→사라악샘→진달래밭→정상

▷관음사(정상까지 8.7㎞)=▷관음사지구야영장→탐라계곡→개미목→정상

▷돈내코(남벽분기점까지 7㎞)=▷돈내코탐방안내소→평제대피소→윗세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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