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플러스] 겨울김치 '동치미'

[건강 플러스] 겨울김치 '동치미'
  • 입력 : 2018. 02.08(목)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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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치미(사진)는 겨울 동(冬)자에 김치를 나타내는 침(沈)자를 써서 '겨울에 먹는 김치'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겨울철 장독에 살 얼음이 언 동치미 국물은 이냉치냉(以冷治冷)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신라시대부터 만들어져 왔다. 왜 추운 겨울에 이렇게 차가운 음식을 먹었을까? 무더운 여름에는 인체의 열이 신체 표면인 피부로 모아져 몸 속은 상대적으로 차가워지는데 반해 겨울에는 체열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복부 깊숙한 곳으로 열이 몰린다. 차가운 동치미가 추운 겨울에 어울리는 것은 체열이 뱃속 깊은 곳에 모여 있어 위장 활동이 지장을 받는데 찬 동치미가 들어가 뱃속의 열을 흐트러뜨리는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김치의 일종인 동치미는 시원한 탄산 맛과 함께 무기질, 비타민, 유기산, 유산균 등 다양한 기능성 건강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 동치미 국물에는 무, 파, 고추, 마늘, 생강 속에 들어 있던 녹말 분해 효소의 용출에 의해 녹말 분해 능력을 가지게 되는데, 이 때문에 동치미 국물은 국수의 전분을 잘 분해해 소화를 도우며 별미의 맛과 함께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성분을 보충해 주는 역할도 해 줄 수 있다.

동치미를 맛있게 담그려면 무엇보다 재료 선정이 중요하다. 무는 작고 단단한 것으로, 두드렸을 때 꽉 찬 소리가 나는 것이 좋다. 잘 고른 무를 껍질이 있는 채로 깨끗하게 씻은 후, 소금에 무를 굴려 묻혀서 항아리나 통에 담아 2일간 그대로 절여둔다. 이 때 무에 소금이 배어서 수분과 무의 수용성 성분이 방출되어 국물이 흥건히 생긴다. 이때 소금 간을 맞춘 물을 준비하고 마늘, 생강 저민 것, 파를 통째 썬 것을 거즈 주머니에 넣어 무 사이에 끼워 떠오르지 않게 한 다음 무를 넓적한 것으로 살짝 눌러놓고 준비한 소금물을 붓는다. 여기에 껍질 벗긴 배를 통으로 넣으면 더욱 좋다. 동치미를 담근 직후 바로 냉장고와 같은 찬 곳에 보관하면 젖산균이나 효모의 증가 속도가 느려지며, 녹말 분해 능력도 다소 낮을 뿐만 아니라 맛도 덜해지게 된다. 그러니 실온에서 적당히 숙성시킨 다음에 냉장고에 넣어 보관해야 소화 능력을 꾸준히 유지시킬 수 있다. 동치미는 평양을 중심으로 발달했던 겨울김치인데, 이북에서는 겨울이면 국물이 언 동치미를 꺼내어 뜨거운 온돌방에 앉아 이가 시릴 정도로 찬 동치미를 반찬으로 먹거나 메밀국수를 넣어 냉면으로 말아 먹었다고 한다. 동치미는 시원하고 깔끔한 맛 덕분에 국수나 냉면뿐만 아니라 찐 고구마나 떡, 팥죽처럼 뜨거운 음식과도 좋은 궁합을 자랑한다. 잦은 한파와 폭설로 외출이 어려운 요즘 무슨 간식거리가 없나 하고, 입이 궁금했다면, 노란 호박고구마를 맛있게 구워, 살 얼음이 살짝 끼어있는 동치미와 함께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이 겨울철 한번쯤 즐겨 볼만한 음식이다. <제주대학교병원 영양집중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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