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밭담 캐릭터 쿠키.
통합 BI·캐릭터 개발 완료 6차산업화 기반 구축 착착
밭담 상품 매장 설립·농촌 내 자발 조직 구성 분주
제주 밭담이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된 지 올해로 4년째를 맞았다. 정부는 지난 2016년 '제주밭담을 활용한 농촌마을 6차산업화 사업'을 지역행복생활권 선도 사업에 선정해 국가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다. 이 사업은 제주연구원 제주밭담 6차산업화 사업기반구축사업단(이하 밭담사업단)과 사단법인 플러스생활복지연구소가 맡은 개발운영사업단 등 2개 기관이 주도하고 있다. 본보는 이중 제주 밭담을 농촌마을의 6차 산업으로 가꾸기 위한 기틀을 다지는 이른바 '기반 구축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3차례에 걸쳐 소개한다.유무형 유산을 산업화하기 위해선 그 가치를 대표할 브랜드 개발이 필수적이다. 현재 밭담의 이념·가치 등을 녹여낸 BI(Brand Identity)와 밭담을 친근하게 형상화 한 캐릭터에 대한 이미지 개발은 완료된 상태다. 제주밭담 통합 BI 이미지는 5가지 색깔의 현무암을 서로 맞물린 모양으로 제주의 삶과 함께 어울리며 존재해 온 밭담의 가치를 담아내고 있다. 또 밭담이 주로 형성된 제주시 구좌·한림·애월권역, 서귀포시 성산권역 등 4곳을 대표하는 권역별 BI도 개발됐다.
'머들이네 가족'으로 이름 지어진 캐릭터는 밭담 모양의 '머들이'와 머들이 아빠, 엄마, 동생, 그리고 머들이네 가족이 키우는 돼지 등 5가지로 아기자기하게 표현돼 있다. 여기서 머들이란 제주어로 돌무더기를 뜻한다. 밭담사업단은 이렇게 개발한 제주 밭담 BI와 캐릭터의 디자인 출원·등록을 지난해 마무리하는 등 브랜드 개발을 위한 기초를 다졌다.
이후부턴 소비자에게 판매할 '제주밭담 상품'을 발굴하는 일이 남아있었다. 밭담사업단은 용역을 통해 아예 새로운 밭담 상품을 개발하는 방식과 기존 판매되고 있는 제주산 상품에 밭담 이미지를 입히는 방식 등 두 갈래로 나눠 발굴 작업을 진행했다.
다만 밭담 상품이 되기 위해선 척박한 자연환경과의 공존, 밭담의 보존·관리·활용 정신 등으로 표현되는 제주 바따미즘(밭담의 영문과 기조를 뜻하는 영문을 합친 단어)과 부합하는 한편, 제주에서 생산된 유기 친환경 농산물 이용해 제품화와 마을 단위로 6차 산업화의 가능성이 있어야 했다.
그 결과 투박한 밭담 모양이나 머들이 가족 캐릭터를 형상화 한 쿠키 5종류와 빵(스콘) 1종류, 시리얼바 1종류 등 모두 7종류의 새로운 밭담 식품이 개발된 데 이어 도라지, 잡곡 등 기존의 제주산 15종 상품이 제주밭담 상표를 달고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게 됐다.
제주 밭담 상품을 판매할 전용 매장을 설립하는 작업도 한창이다. 전용 매장을 꾸리는 일은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추기 전에 해야할 준비 단계로 볼 수 있다. 밭담사업단은 도내에 제주밭담 샵 4곳을 조성한다는 목표 아래 대상지 선정에 착수했다. 전용 매장의 이름은 제주밭담 숍으로 정해졌다. 밭담사업단은 사업 설명회와 공모를 진행한 끝에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에서 첫 밭담 숍을 이달 오픈할 예정이다. 또 제주시 월정리, 동명리, 서귀포시 신풍리에도 조만간 매장을 갖출 계획이다.
제주밭담 상품이 지역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농촌의 6차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지역 주민의 자발적 참여가 뒷받침돼야 한다. 밭담사업단은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4개 권역별로 각각 1곳씩 농업인 조직체인 영농법인체를 설립할 계획이다. 현재 제주 밭담 숍이 맨 처음 생길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에는 매장 운영과 지역 내 밭담 자원을 발굴·관리할 평대리 중동 협동조합이 조직됐고, 앞으로 나머지 3개 권역에도 농촌 조직이 꾸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