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人터뷰] '제주4.3사건 한 방에 정리' 영상 국범근 쥐픽쳐스 대표

[한라人터뷰] '제주4.3사건 한 방에 정리' 영상 국범근 쥐픽쳐스 대표
"영상 올린 뒤 댓글 공격…70년 동안 유족들 오죽했겠나"
  • 입력 : 2018. 04.11(수) 16:31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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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범근 대표.

국범근 대표.

제주4.3 70주년을 맞아 국범근 '쥐픽쳐스' 대표(22)가 제작한 '제주4.3사건 한 방에 정리' 영상이 최근 유튜브 등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국 대표는 11일 <한라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영상을 올리니 '빨갱이냐', '좌파냐' 등의 온갖 험한 말들을 들어야 했다"며 "그런 반응을 보니 오히려 아직까지 이념 콤플렉스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이 슬퍼지고, 또한 지난 70년동안 제대로 피해를 입밖에 내지 못하고 살아온 4.3 유족들의 고통을 짐작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 대표는 이번 영상을 제주 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로부터 의뢰를 받아 제작했다. 지난 2월 중순쯤 범국민위원회로부터 의뢰를 받고, 3월 중순경 제작을 완료했다. 제주4.3을 설명하는 영상의 대본은 국 대표가 직접 작성했는데, 제주4.3 범국민위원회 측은 "감수를 할 때 거의 수정할 게 없었다"는 평을 내놓았다.

진작부터 일부 극보수층의 반발이 예상됨에도 제주4.3 영상 제작을 결심한 배경에 대해 국 대표는 자신의 소신을 얘기했다.

국 대표는 "우선 제가 외주를 받을 때 유일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채널(쥐픽쳐스)의 취지에 부합하느냐입니다. 취지에 맞다면 어떤 주제도 못할 이유가 없고, 맞지 않으면 어떤 의뢰이든지 받기 힘들다"고 말했다.

국 대표는 "(쥐픽쳐스는) 10대 초반과 20대 초반 독자들에게 지식과 정보를 쉽게 전달하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제주4.3은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아프고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이며 우리 현대사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되는 그런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런데 이게 우리 역사 속에서 지니는 막대한 중요성에 비해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고 , 제도권 교육에서나 미디어에서도 많이 다뤄지지 않아서 제가 설명하는게 필요하고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국 대표가 제작한 영상은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또 주목받는다. 기존 언론의 아성을 위협한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10대~20대 초반 독자들에게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제주4.3 영상도 유튜브에서는 17만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가 제작한 다른 영상들에 비해서도 나쁘지 않은 조회수다.

국 대표는 여전히 제주4.3에 대해 이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안타까움도 드러내며 유족들이 진정으로 위로받을 수 있기를 바랐다.

국 대표는 "영상을 올리고 나서 '빨갱이' 운운하는 댓글도 많이 올라왔다. 그걸 보면서 그들에게 화가 나기 보다는 아직도 해방 이후 70년이 되도록 이념의 잣대를 극복하지 못했다는게 슬펐다"며 "저도 잠깐 동안 4.3에 관여하면서 이런 느낌을 받을 정도인데 70년 세월 동안 아픔을 숨겨온 제주도민 희생자 유가족들은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을지 마음이 아프다. 희생자와 유족들이 진정으로 위로 받을 수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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