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수의 스피시즈 한라산엔시스 탐사(56)] 제2부 알타이의 한라산-(16)한국특산 단양쑥부쟁이의 원종 알타이쑥부쟁이

[김찬수의 스피시즈 한라산엔시스 탐사(56)] 제2부 알타이의 한라산-(16)한국특산 단양쑥부쟁이의 원종 알타이쑥부쟁이
수많은 희귀동식물들 서식처… 신성한 참바가라브산
  • 입력 : 2018. 05.14(월)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참바가라브산국립공원.

어느 야트막한 봉우리를 병풍삼아 야영지를 택했다. 오늘 우리는 아침 여섯시부터 탐사를 시작했다. 어제는 알타이시에서 50㎞ 정도 떨어진 곳에서 야영을 했었다. 야영지에서 출발하려면 누구랄 것도 없이 대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인다. 대원마다 맡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주어야한다. 식사를 준비하고, 텐트를 걷어야하며, 자동차에 짐을 싣고, 주변의 식물을 조사한다. 식사를 마치면 그때서야 출발하게 된다.

야영을 준비하는 것은 이보다 더 바쁘게 마련이다. 우선 야영지를 선정한다. 이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우선 돌풍, 비바람과 같은 기상이변에서 안전한가, 모기 또는 여타의 야생동물의 공격은 없을 것인가,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구조요청이 가능한 장소인가, 사진촬영이나 원거리 관측에 용이한 지형이 있는가 등이다.

식물표본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

장소가 정해지면 모두가 힘을 합쳐 부지런히 짐을 부리고 텐트를 친다. 텐트는 모두가 함께 식사할 수 있어야 하고 짐을 보관해야하는 단체천막 1동과 개인천막 5개를 별도로 쳐야한다. 동영상은 물론 원거리와 야간 촬영을 대비해 망원렌즈를 준비하고 삼각대를 설치한다. 그런 다음에는 가축의 똥을 모아 모깃불을 피운다. 모기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해충과 야생동물을 쫓는데 유용하다. 이상하게 불을 피우면 마치 사람이 거주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안온함을 느끼게 된다. 식사를 준비하는 대원은 더욱 바쁘다. 7명분의 식사를 장만한다는 것은 만만찮은 일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오늘 채집한 표본들을 동정하고 포장할 준비를 해야 한다.

알타이쑥부쟁이.

이런 과정을 마쳐야 잠을 잘 수 있는데 이 외에도 마지막으로 오늘의 탐사에 대해 토론하고 내일 일정을 점검한 후에야 비로소 자게 되는 것이다. 기록을 보니 오전 6시부터 탐사를 시작해 여기 도착한 지금 시각이 오후 9시 55분이 넘었으니 대략 16시간을 이동했다. 거리로는 440㎞다. 대부분 자동차로 이동했지만 만보기 기록을 보니 30942보를 걸었다. 성판악에서 백록담을 거쳐 관음사까지 간 거리다.

까마득히 멀리 눈 덮인 산이 보인다. 거리는 100㎞는 족할 것이다. 참바가라브산이다. 호브드아이막과 바얀울기아이막의 경계에 있다. 서몽골 알타이산맥의 주봉의 하나다. 이 산은 높은 봉우리 두 개가 있는데 그 중 높은 것이 차스트 오올(Tsast Uul)봉인데 몽골말로 '눈 덮인 산' 즉 설산이라는 뜻이다. 높이는 해발 4196m에 달한다. 다른 하나는 이 산의 이름과 같은 참바가라브봉으로서 해발 4165m이다,

눈여름뿌리나무.

이 산의 정상은 만년설로 덮여 있으며, 이 지역 사람들은 신성한 산으로 부른다. 차스트 오올봉이 몽골 최고봉인 타반보그드산의 후이텐봉(4374m), 몽헤 하이르한의 수흐바타르봉(4204m) 다음으로 세 번째 높은 봉우리에 해당하고 있으며, 이어서 네 번째인 타반보그드산의 나이람달봉(4180m)에 이어 참바가라브봉은 다섯 번째 높은 봉우리가 된다.

이 참바가라브산은 몽골의 국립공원이다. 지정 면적이 1110㎢에 달하는데 눈표범을 비롯한 수많은 희귀동식물의 서식처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여러 나라의 과학자들이 기후변화에 따른 만년설의 동태를 연구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야영지 주변에도 꽃은 피어 있다. 처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식물은 마치 쑥처럼 보이는 식물이다. 우리나라엔 없는 속에 속하는 뿌리나무의 일종이다. 눈여름뿌리나무(코키아 프로스트라타, Kochia prostrata)라는 종이다. 학명 중 코키아는 독일의 식물학자 빌헬름 다니엘 조셉 코치(Wilhelm Daniel Joseph Koch, 1771-1849)를 기념하기 위해 쓰인 것이고, 프로스트라타는 '누운' 또는 '땅 위를 기는'의 뜻이다. 국명 눈여름뿌리나무는 이 식물이 뿌리나무이고 영어 일반명이 여름측백인 점을 고려해 명명했다.

가을의 꽃 쑥부쟁이도 피기 시작했다. 알타이쑥부쟁이(헤테로파푸스 알타이쿠스, Heteropappus altaicus)다. 전국의 해안에 널리 자라는 갯쑥부쟁이(Aster hispidus)와 혈연적으로 가까운 종이다. 꽃은 닮았으나 잎이 두껍고 하얀 털이 밀생하는 점이 다르다. 한편 충북 단양의 강가 모래땅에 자라는 단양쑥부쟁이(Aster altaicus var. uchiyamae)는 한국 특산식물인데 이 종의 변종으로 보고 있다. 자생지에서 관찰한 바 단양쑥부쟁이에 비해서 잎이 짧고 두꺼우며 너비가 넓고 끝이 뭉툭하며 흰색 털이 밀생했다. 좀 더 자세히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몽골의 국립공원과 보호지역


몽골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알타이산맥 일대에는 참바가라브국립공원 외에도 알타이 타반 보그드국립공원이 있다. 면적이 6362 ㎢로 넓다. 그레이트 고비 B 절대보호지구도 있다. 면적 9000㎢로 아주 넓은 지역이다. 본 난의 1부에서 탐사했던 알락 하이르한산은 이 지역에 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구로도 지정된 곳이다. 캬르가스호 국립공원은 호수를 기반으로 3328㎢에 달하는 면적이 지정됐다. 남 알타이 고비국립공원도 알타이산맥에 속한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면서 세계자연유산인 웁스호 및 그 유역도 알타이산맥에 있다.

그 외에도 고비사막에 고비 구르반사이반국립공원이 있다. 면적이 무려 27000㎢에 달한다, 유네스코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울란바토르 근처에 고르키 테를지국립공원, 군 갈루트 자연보호구,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도 지정된 허스타인국립공원이 있다. 울란바토르에서 북쪽방향 러시아 접경에는 12270㎢나 되는 넓은 면적이 헨티 절대보존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몽골 유일의 곶자왈지역이랄 수 있는 코르고 테르킨 차간호국립공원, 3000㎢에 달하는 만칸자연보호구, 사르가 자연보호구가 있으며, 몽골 다구르 절대 보존지역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생물권보전지역으로서 보그드 칸산과 도르모드 몽골이 있다. 우리는 이 중 8개 지역을 탐사했다. 물론 그 외의 지역도 여러 곳을 탐사했다. 이와 같은 탐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글 사진=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서연옥·송관필·김진·김찬수>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6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