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영의 제주마을탐방] (14)새로운 도약의 거점 남원1리

[조미영의 제주마을탐방] (14)새로운 도약의 거점 남원1리
온난한 기후가 준 선물… 제주 최고 감귤생산지
  • 입력 : 2018. 08.13(월) 2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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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1리 전경

올레 5코스 남원포구~큰엉 해안 경승지 풍광 아름다워
용암해수풀장 인기속 꽃길 조성 등 마을 공원화 추진
교통·문화 인프라 등 부족… 주민들은 균형발전 희망




남조로를 타고 가는 길에 만나는 깊은 초록은 여름이 절정임을 느끼게 한다. 고속화도로들이 생겨나며 제주다움들을 많이 잃어 가는데 아직 이 곳에는 제주다운 정서들이 군데군데 남아있다. 이 도로의 끝에서 만나는 곳 '남원리'. 남쪽의 중심이라는 뜻에서 그렇게 부르고 있다고 한다.

서귀포시내에서 동쪽으로 16㎞ 지점에 위치하며 서쪽으로 위미3리와 동쪽으로 태흥1리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남원읍사무소와 남원초등학교, 중학교 등이 모두 남원1리에 자리한다. 과거에는 접근이 불편해 마을 형성의 역사는 오래지 않다. 처음 '쇌앗개'와 '너브못' 등에 정착한 이들은 '재산이개'에서 소금을 생산하고 해조류를 채취하는 등 바다에 의지해 살았다. 하지만 감귤농사가 시작되며 제주 최고의 감귤생산지가 됐다. 아직도 농업의 대부분은 감귤 농사가 차지한다. 온난한 기후가 전해준 선물이었다.

남원 용암해수풀장

2000세대 4560여명으로 인구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농업인구가 대부분이지만 상업시설이 늘어나며 자영업도 많아졌다. 바다를 끼고 있는 마을답게 어업도 마을의 주요 수입원이다. 한때는 미역이 주요 소득원이었던 적도 있다. 최근엔 인근의 태흥리와 더불어 옥돔이 유명하다.

해안도로 문화의 거리

남원리는 제주올레5코스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남원포구를 시작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가는 길이다. 해안도로에 조성된 문화의 거리에서는 아름다운 글귀들이 적혀있다. 잔잔한 바다의 수평선을 따라 걸으며 글 한 소절 읽다보면 저절로 철학자가 되는 듯하다. 그렇게 걷다가 다다르는 곳 큰엉 해안 경승지이다.

높이 15~20m에 이르는 검은 용암 덩어리가 기암절벽을 이루며 성처럼 펼쳐진 곳이다.

바다를 삼킬 듯이 입을 벌린 동굴들이 많아 '큰엉'이라 불린다. 우리나라 최고의 해안산책길로 꼽히는 유명세 닮게 입구의 위세부터 당당하다. 깊은 숲 터널이 마치 곶자왈을 닮았다. 바다에서 만나는 숲이라 더욱 신비롭다. 약 2.2㎞에 이르는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볼거리와 마주하게 된다. 호랑이 머리를 닮았다 해서 호두암(虎頭岩), 어머니 젖가슴처럼 봉긋 솟은 듯해 유두암 등 기암절벽이 만들어 내는 조각품이다.

이처럼 자연이 주는 커다란 선물을 담뿍 받고 사는 남원리이다. 그렇다고 자연의 혜택에만 만족하며 나태하게 마무르지 않는다.

큰엉 해안 경승지 입구.

마을주민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 그 일례로 남원 용암 해수풀장이 있다. 해수욕장으로 적절치 않은 바닷가의 단점을 보완해 해수풀장을 조성했다. 물놀이를 할 수 있는 풀장을 만들고 이 곳의 물을 바닷물로 채우는 것이다. 지하 60m의 천연암반 해수를 끌어 올려 천연미네랄이 풍부한 바닷물을 16~17℃를 유지해 쾌적한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물놀이 시설과 유야용 풀장이 따로 조성돼 있어 인기가 좋다. 주중에는 관광객들이 주말에는 인근주민들이 주로 활용하는데 연일 만원사례를 이룬다고 한다. 단, 여름 한철에만 이용 가능하다는 점이 아쉽다.

그 외에도 공유지를 이용해 마을 공원화 사업도 추진 중이다. 꽃길을 조성하고 배경이 뛰어난 곳에 포토 존을 설치해 방문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인구가 늘어나고 방문객이 많아지며 쓰레기처리에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게 됐다. 포구에 위치한 '남원리재활용도움센터'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전보다 분리수거가 더 효율적으로 되고 있고 특히 음식물쓰레기에 위한 악취 등이 줄어들었다. 또한 원활한 주차문제 해결을 위해 공용 주차장 사업도 추진 예정이다. 이런 노력들의 결과가 미래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교통이나 문화 인프라는 부족한 편이다. 밤 10시가 되면 대중교통이 끊긴다. 택시도 거의 없다. 지역 상권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남원체육관이 건립된 지 35년이나 지났다. 주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 불편함이 많다. 지역민들 스스로의 노력 못지않게 행정의 관심도 중요해 보인다. 제주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지역주민들의 작은 목소리가 잘 수렴되길 바란다.



[인터뷰] 김효탁 남원1리장
"마을 공용주차장 확보 노력"


4년 전부터 귀촌바람의 영향으로 조금씩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제2공항 설립이 확정되면 가능성이 커지는 곳 또한 이 곳 남원리이기에 그 영향도 있는 듯하다. 차로 30~4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이고 공항소음의 영향은 받지 않기 때문이다.

공용주택 등이 늘어나며 주차문제가 조금씩 대두되기 시작했다. 땅값이 더 상승되기 전에 마을 공용 주차장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그 외에도 도로정비사업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혜택을 돌려주고자 마을 중심지 사업을 계획 중이다. 이전 이장님들이 추진하던 사업을 이어받아 진행하고 있다.

마을 수익사업으로 용암해수풀장을 운영 중이다. 바다의 물을 끌어와 그 물로 풀장을 채운 해수풀장이다. 놀이시설도 같이 갖춰져 있어 아이들이 놀기 좋다. 평상이나 파라솔 등의 대여료로 인력을 운영한다. 여름 한철만 이용하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다른 계절까지 이용하려면 시설보강에 예산이 너무 많이 들어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남원리는 발전가능성이 큰 곳이다. 하지만 문화 인프라 등이 부족하다. 남원체육관에 실내수영장등이 갖춰지면 아이들의 안전교육장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사고방지를 위해 가로등 시설이 보강돼야 한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주면 마을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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