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뒤돌아 보지마라”오싹함으로 날리는 더위
지독한 폭염에도 여름방학의 끝을 맞이했다. 8월 중순이 되자 고등학교를 시작으로 중학교, 초등학교가 잇따라 개학하고 있다. 아쉬운 자녀들은 따가운 햇볕이 기세를 잃어가는 해질 무렵부터 '팥빙수가 먹고 싶다' '물놀이를 하고 싶다'며 바깥나들이 신호를 보낸다. 그렇게 나선 바깥나들이가 어른이 돼 몇 번이고 들춰볼 추억이 될 지도 모른다. 여름밤 다양한 즐길거리로 추억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
▶땅에 나린 별, 하늘로 피어나는 빛=제주의 여름밤은 낮보다 더 운치가 있다. 수평선 위로 하나둘 피어오른 한치잡이배의 어등이 은은하게 밤바다를 밝힌다. 그 은은한 매력 때문에 여름밤이면 제주의 해수욕장, 항구엔 사람들이 몰린다. 차박차박. 철썩철썩. 사람들은 바닷물에 발을 담그며 반짝이는 낚시찌를 던지며 한낮의 열기를 식힌다. 이호해수욕장, 용담해안도로, 탑동 등과 같은 제주의 바다는 여름밤을 즐기는 고전적인 야간명소들이다. 최근엔 새로운 야간명소들이 등장했다. 중산간 지대에서 제주 섬을 수놓는 불빛향연들이다.
판타지월드
세계적인 조명 예술가 6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조명축제 '제주라프'도 그 중 하나다. 라프는 '평화의 섬 제주-빛의 바람이 분다'를 주제로 오는 10월 24일까지 제주시 조천읍 선교로 1만여㎡ 부지에 14개의 조명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CNN이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전시 10에 소개됐던 작가 브루스 먼로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브루스 먼로는 3만개의 LED조명을 이용 제주의 평화와 역사를 의미하는 '오름'을 표현했다. 라프 축제 기간 푸드트럭 15대가 상설 운영되고 전시장 주변에 20m 높이의 '짚라인'을 설치해 관광객이 스릴을 만끽하며 작품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제주 판타지월드도 야간에 라이트페스티벌을 진행한다. 판타지월드는 최대 규모 실내 테마파크인 파파월드를 비롯해 앵무새 교육·분양까지 가능한 앵무새 체험관, 나비생태관, 나비박물관, 거울미로 궁전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갖추고 있다. 파파월드, 앵무새체험관, 나비생태관, 거울미로는저녁 8시까지 운영되며 이어 당일 자정까지 라이트페스티벌이 화려한 불빛과 역동작인 음악, 풍성한 먹을거리를 선사한다. 영화 아바타에서 눈길을 끌던 거대한 숲과 생동감 있는 입체형 동물 조형물이 형형색색의 빛으로 동심의 세계로 인도하고 더불어 푸드트럭존, 플리마켓, 특별가수 초청공연 등이 흥을 더한다.
판타지월드
▶잊을 수 없는 기억 극한공포 탈출=심장 쫄깃쫄깃한 공포체험을 제공하는 곳들도 새로운 야간 명소다. 어릴적 친구, 가족들과 했던 담력테스트는 지금도 잊지못할 추억 중 하나다. 나무가 흔들리는 소리에도 몸이 움츠러들고, 깜짝 놀라 뛰다 신발이 벗겨지고 했던 추억담은 언제 꺼내놓아도 웃음꽃을 피운다.
아이들과 함께 오싹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고스트타운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오전10시부터 오후10시까지 운영하는 고스트타운은 유령의 집을 더 길고 무섭게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된 '고스트하우스'와 유령의 정원을 테마로 야외와 실내를 오가는 '고스트 메이즈', 가상현실 속에서 저주받은 인형과 마주하는 '고스트가상체험관' 등으로 구성됐다. 고스트하우스는 어른들도 깜짝깜짝 놀라게 되는 수준인 반면 고스트 메이즈는 난이도가 다소 낮은 편이다. 미로와 터널 등을 헤쳐나가는 것이 메인으로 중간중간 놀라는 포인트가 있다. 낮에는 야외 특성상 사진촬영도 가능해 가족끼리 즐기기 가장 적당하다.
야시장에 공포테마를 가미한 곳도 있다. 렛츠런파크 제주는 야간경마 시즌을 맞아 오는 9월2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5~9시 '호러 나이트 마켓'을 열고 있다. 조명과 음악, 소품 등을 공포 테마에 맞게 갖추고, 프리마켓 판매자나 행사 도우미 모두 호러 분장이나 소품을 착용한다. 드레스코드가 따로 있진 않지만 좀비나 귀신 코스프레를 한 방문객에게는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한다. 좀비에 감염된 미니 호스의 치료약을 찾는 보물찾기, 출몰하는 좀비와 인증샷 찍기, 호러 페이스 페인팅, 타로점 보기 등의 이벤트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