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미래, 농촌융·복합산업에서 찾는다] (9) 오키나와 '아와모리' 제조업체 충효주조(주)

[제주의 미래, 농촌융·복합산업에서 찾는다] (9) 오키나와 '아와모리' 제조업체 충효주조(주)
600년 역사·전통 자랑하는 일본 최고의 명주 ‘아와모리’
  • 입력 : 2018. 11.25(일) 19: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충효주조(주) 제품 전시·판매장

1949년 설립 70년 전통 ‘아와모리’ 술 제조회사
태국산 쌀과 원료 이용 항아리 보관법 계승
술 제조과정 부산물 재가공 식초 제조해 판매
오키나와대학에선 '아와모리 마이스터' 양성



일본 오키나와는 '아와모리'로 유명하다.

아와모리는 술을 가리키는 오키나와 방언이지만 일본에서 소주를 아와모리라고 부를 정도로 일본 최고의 명주가 됐다.

60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아와모리는 쌀을 원료로 검은누룩곰팡이를 발효시켜 모로미(술지게미)를 증류한 오키나와산 증류주이다. 도수는 평균 30도이지만 40도가 넘는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아와모리의 증류기술은 14세기 후반부터 15세기 무렵에 태국에서 일본으로 전해졌다고 한다.

항아리에 담긴 아와모리 제품들

아와모리는 원래 샴(옛 태국 명칭)에서 수입한 쌀로 빚은 청주를 증류한 술로 류큐왕조 때는 왕부의 엄격한 관리를 하면서 통제를 했고 에도막부때까지도 외국사신에게 보내는 귀한 선물로 사용했다. 메이지시대 때에 술 제조업자수가 오키나와 현내에 760여호로 급증하고 이후 주세법 개정과 불황으로 도산해 1931년에는 80여호로 격감했다. 특히 태평양 전쟁 후 물자부족으로 쌀이 아닌 옥수수, 초콜릿, 감자 등을 원료로 사용하면서 품질이 떨어졌다.

제품을 설명하고 있는 스가마 아오이 제품판매 책임자

이후 이같은 위기극복을 위해 1950년 유구주조조합연합회가 발족되면서 원료로 태국 쌀 수입을 재개하고 유구소주산업주식회사를 설립해 판매와 유통을 맡겼으나 맥주나 수입산 양주의 인기, 품질관리의 어려움 등 한계점에 도달했다. 특히 60년대 중반 동업자간 심한 가격 경쟁과 박리다매로 인한 탈세 등 문제점을 드러내며 다시 한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역 소주인 아와모리가 오늘날 일본을 대표하는 명주로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는 장인정신과 민관의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아와모리 원료인 누룩

오키나와 충효주조주식회사는 7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아와모리 제조회사이다. 지난 1949년 설립된 이곳은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태국산 쌀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항아리 보관법을 고집하고 있다.

스가마 아오이 제품판매 책임자는"태국산 쌀과 효모랑 혼합해서 3주간 발효한 후 증류과정을 거쳐서 술을 만들고 있는데 오래될 수록 맛이 있다"며 "생산량의 80% 정도는 현내에서 소비되고 20%는 다른지역으로 유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와모리 발효 모습

이어 "술을 만들때 나오는 부산물인 모로미를 가공해서 모로미 식초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며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모로미 식초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의 1층 전시·판매장에는 여러가지 술들을 시음할 수 있고 아와모리를 빚는 데 사용하는 태국산 쌀과 검은누룩, 술을 제조하는 과정을 직접 볼 수도 있어 하루에도 수백명이 찾고 있다.

전시·판매장 지하에는 고객들의 기념주 보관창고가 있다. 기념주 보관은 전통방식인 항아리 보관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양조장 탱크 모습

스가마 아오이 판매책임자는 "결혼과 탄생 등을 기념해서 술을 만들면 5~10년동안 보관하고 있다가 원하는 시기에 맞추어 고객들에게 보내주고 있다"고 했다.

전시·판매장 인근에 있는 양조장에는 아와모리를 숙성시키는 커다란 원통형 탱크들이 가득차 있고 바로옆에는 있는 항아리 공장에서는 일본인 도공들이 수작업으로 다양한 크기의 항아리를 만들어낸다.

스가마 아오이 판매책임자는 "오키나와에는 큰 나무가 없다. 그래서 유럽처럼 위스키를 저장할 수 있는 나무통을 만들기가 힘들어 항아리를 쓴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회사도 초기에는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항아리를 가지고 와서 술을 담그었는데 30년전 항아리 공장을 만들었다. 항아리에 담은 술은 유리병에 담은 술보다 두배정도 비싸고 오래 보관할 수록 가격이 높다"고 설명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면서도 전통을 고집하고 있는 충효주조주식회사는 지난해 아오모리 품평회에서 현지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항아리를 만드는 일본인 도공

아와모리가 일본의 명주로 명성을 유지할수 있는 것은 오키나와대학의 협업도 작용하고 있다. 오키나와대학에선 아와모리 전문강좌를 운영해 아와모리에 대한 소개와 설명할 수 있는 자격취득자인 '아와모리 마이스터'를 양성하고 있다. 특히 일본 각지에 600여곳이상 아와모리를 마실 수 있는 전문 가게가 있고 가이드북이 출판될 정도로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제주는 청정자연과 청정지하수, 청정환경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등 다른지역과의 경쟁력에서 앞 설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제주의 특산주를 명품화하기 위한 민관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제주의 술은 6차산업의 하나로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대로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36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