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함께] '마을공화국…' 신용인 교수

[저자와 함께] '마을공화국…' 신용인 교수
“읍.면.동에 진정한 민주공화국의 길”
  • 입력 : 2019. 03.28(목) 2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읍·면·동에서 '마을공화국'의 실현을 꿈꾸고 있는 신용인 교수는 실제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하며 주민자치의 실상을 경험하고 있다.

소수가 독점한 부와 권력
무늬만 주민자치 아니라

읍면동에 입법·통제권을

하루가 멀다하고 제주도의회에서 '지역주민의 의견을 무시하는 정책결정'을 규탄하는 회견이 열린다. 제주도민의 다수표가 반영된 제주도지사를 뽑았고 지역별로 제주도의원을 선출해놓았지만 민의를 외면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얼까.

신용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쓴 '마을공화국, 상상에서 실천으로'는 그같은 물음에 대한 답을 구하고 있다.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위하여'란 부제에서 알 수 있듯 헌법 제1조 제1항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선언했지만 오히려 소수가 권력과 부를 독점하는 현실을 타개할 해법을 모색했다.

그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부터 살폈다. 일반 시민이 선거에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을 보면 분명해진다. 시민에게 참정권이란 단지 선거에서 대표자를 뽑는 일에 참여할 권리에 불과하다.

신 교수는 선거제도 개혁이나 직접민주주의 강화 같은 대안은 근본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참다운 민주공화국의 모델이 될 '마을공화국'의 길을 읍·면·동에서 찾았다.

2017년 12월 기준 우리나라 읍면동은 3500개에 이른다. 제주에도 43개 읍면동이 있다. 하지만 현행 읍면동은 아무런 자치권이 없다. 주민자치위원회나 주민자치회가 구성되어 있으나 명목상의 주민자치다. 그는 "읍면동 주민에게 자기입법권과 자기통제권을 부여해야 한다. 그래야 무늬만 주민자치가 아닌 명실상부한 주민자치가 실현되며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민주공화국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마을공화국은 읍면동 주민 스스로 법인격과 자치권을 갖는 마을정부, 주권재민의 재정적 토대가 되는 마을기금, 마을공화국의 대표들로 구성된 회의체인 마을민회 등 3대 조직으로 짜여진다. 시민의 적극적 자유, 실질적 평등, 국민의 다양한 대표성을 실현할 방법으로는 추첨제를 꼽는다.

지금 그는 제주시 아라동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민자치의 실상을 몸으로 직접 배우고 마을공화국 운동에 기여하고 싶어 자원했다. 이 책이 이론 편이라면 2년 임기 주민자치위원을 마친 후에는 실전 편이 묶일 듯 하다. 한티재. 1만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161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