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조미영의 제주마을 탐방] (9)교통·행정 중심 이도2동

[2019 조미영의 제주마을 탐방] (9)교통·행정 중심 이도2동
시청 등 공공기관 밀집·상권까지… 인구만 5만명
  • 입력 : 2019. 08.22(목) 00:00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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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인근은 시대적 공감장소 인식
농경신 ‘자청비’ 거리로 신화 소개
복지타운 공원선 문화행사 개최돼



이도2동은 제주시의 배꼽과도 같은 곳이다. 중앙로를 중심으로 동서남북을 잇는 중간에 위치해 있다. 연북로와 연삼로 그리고 동서광로 모두 이도2동을 거쳐 가야 한다. 이처럼 교통이 편리해 많은 기관이 자리한다. 정부종합청사와 시청, 법원검찰청 등 40개의 공공기관이 밀집해 있고 30여 개의 금융기관이 있다. 또 3개의 초등학교와 2개의 중학교, 1개의 고등학교와 영지학교까지 총 7개의 학교가 이도2동에 위치한다.

마을 면적은 5.51㎢이다. 서쪽으로 오라동과 경계를 이루고 동쪽으로는 일도2동과 나뉜다. 남쪽으로는 아라동과 인접하고 북쪽의 광양로터리를 사이에 두고 이도1동, 일도동과 구분된다. 도남동과 구남동 등에 아파트가 들어서며 인구가 많이 늘었다. 총 2만86세대에 5만696명으로 제주시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다.

상권의 중심을 형성하는 시청거리.

이도2동은 상권의 중심이기도 하다. 중앙로 상권이 시들해 질쯤 시청사거리로 젊은이들이 이동했다. 카페와 술집 등이 하나둘 들어서며 대학로가 형성됐다. 이젠 명실상부 젊음의 거리다. 하지만 이전의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지친 직장인들이 반주한잔하며 직장의 고달픔을 달랬던 작은 밥집과 술집이 드문드문 있었을 뿐이었다. 옛 갈비집이었던 곳은 지금 도너츠 가게로 변했다. 지금도 그 앞을 지날 때면 예전의 갈비냄새가 나는 듯 추억이 떠오른다. 외식이 흔하지 않던 시절 갈비를 먹는 날은 일기장에 적어야 할 만큼 기쁜 날인 적이 있었다. 운동회 날 유일반점의 자장면은 최고의 특식이었다. 이처럼 이 곳 어디쯤에 추억하나 묻어놓지 않은 이가 몇이나 될까?

젊은이들의 거리인 대학로 골목.

몇 해 전 시청 인근의 유명한 빵집과 분식점이 이주하게 되자 세간이 술렁였던 적이 있다. 그 곳은 단순한 상점이 아닌 지역의 이정표였고, 시대적 공감 장소였기 때문이다. 만남은 당연히 그 앞에서 이뤄졌고 약속의 구심점이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유명했던 건 아니다. 시청부근의 상권이 형성되기 전부터 터를 잡아 온 덕분일 것이다. 도로가 넓어지고 버스정류장의 위치가 바뀌는 그 세월동안 곰보빵과 떡볶이를 사먹기 위해 들락거리던 이들이 오죽이나 많았겠는가. 이 집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추억의 소멸이었다. 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많은 게 변했다.

시민복지타운내 시민공원.

중앙여고 인근으로 주택과 상가들이 들어서며 몰라보게 바뀌었다. 과거 비만 오면 바지를 걷어 등하교하던 시절의 이야기가 믿기지 않을 만큼이다. 인근의 구남동과 연계해 최근 가장 주목받는 거리가 되고 있다. 주변의 하천은 더 이상 범람하지 않는다. 하천을 끼고 공원들이 조성돼 삶의 쉼터가 되고 있다.

제주제일중 후문 산지천변으로 '자청비 거리'가 조성됐다. 제주의 농경신 자청비 신화를 알 수 있는 거리다. 하천을 낀 작은 공원에 산책로를 조성하고 벽에는 신화의 이야기를 그려 넣었다. 자세한 해설과 이야기 구성까지 친절하다.

산책로가 조성된 자청비 거리.

시민복지타운에는 커다란 공원이 있다. 건물들이 밀집한 도시에 이렇게 규모가 큰 유휴공간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적절한 녹지와 공원이 어우러져 산책과 휴식을 할 수 있다. 밤에는 분수가 뿜어져 피서를 즐기거나 아이들이 놀기에 좋다. 야외공연장이 있어 문화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최근 이도2동에서는 '문화가 흐르는 밤'행사를 이곳에서 개최했다. 시민들의 호응이 좋아 행사를 꾸준히 이어갈 생각이라고 한다. 바쁜 도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제주시의 대표공원이 될 수 있기 바란다. <여행작가>

[인터뷰] 이병철 주민자치위원장 “마을의 자산 활용 가치 키워야”

인구도 많고 동네도 넓다. 행정기관과 학교가 많아 관련된 사람들이 많이 산다. 시민의식이 높은 편이라 동네에 큰 문제는 없다. 클린하우스도 운영이 잘 돼 청결하다. 자생단체 회원들과 동주민센터 직원들이 당번을 정해 관리하고 있다.

주민자치활동은 다양하게 진행된다.

마을의 민속보존회는 실력이 뛰어나 전국대회에 출전해서 최고상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어르신들과 어린이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 외에도 다문화가족을 위한 강의와 활동도 진행 중이다.

마을에 대한 소속감을 높이고 그분들의 어려움을 해소해드리고자 언어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있다. 점차 확대하여 모범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시민복지타운 내 공원은 우리 마을뿐 아니라 제주시의 중요한 재산이다. 잘 가꾸고 활용해 가치를 키워야 한다. 이번 여름 동차원에서 '1회 문화가 흐르는 밤' 행사를 이곳에서 개최했다. 반응이 좋아 내년에도 연속 개최 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제주시의 대표축제로 키우고 싶다. 축제위원회 구성 시 주민들의 의견도 반영될 있도록 주민위원회의 구성원도 참여시켜주길 바란다. 그래야 주민들의 요구가 정확히 파악되고 피부에 닿는 정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마을의 전통을 알 수 있는 동광양 물통을 정비하고 학생문화원 뒤의 수운공원을 청소년의 거리로 활성화 시키는 일들을 꾸준히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인터뷰] 강봉유 동장 “시민들이 사랑하는 공간으로”

노형동 다음으로 제주시에서 인구가 많은 마을이다. 50여명의 직원이 행정, 복지, 환경, 교통문제 등의 민원을 담당하고 있다. 새롭게 형성되는 주택단지들이 많아 많은 행정력이 소요된다. 동네가 역동적이고 젊다. 덕분에 행정지도를 잘 따라주는 편이다. 다만 아직도 상가지역의 노상적치물들이 간혹 발생하는데 협조를 부탁드린다.

그동안 시청주변의 상권에 주차문제가 고민이었는데 도남동에 주차 빌딩이 들어서면 조금은 해소될 것이다. 제주제일중 후문 산지천변으로 '자청비 거리', 학생문화원 옆으로 '청소년의 거리'를 조성했다. 마을의 작은 공간들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꾸준히 발굴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다.

아쉽게도 시민복지타운 내 공원의 가치가 덜 알려졌다. 넓은 규모의 유휴공간이 도심 속에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행사들을 기획하고 공원의 접근성을 높여 시민들이 사랑받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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