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블록체인 허브도시를 꿈꾸다] (7)비트코인 스위스

[제주 블록체인 허브도시를 꿈꾸다] (7)비트코인 스위스
"세계정부 압박에 결제수단 발전 힘들어도 자산가치는 높아"
  • 입력 : 2019. 11.07(목)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비트코인 스위스 직원들이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있다. 사진=고대로기자·스위스관광청 제공

스위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최초 암호화폐 회사 인증
이더리움 재단과 협업 시작 전환점… 사업 규모 확대
ICO 갈수록 내리막길… 디지털 뱅킹 사업으로 돌파구


스위스의 금융서비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비트코인 스위스'는 암호화 금융서비스 제공 업체다. 암호화폐 거래 중개와 암호화폐를 대신 투자해주는 자산관리업무도 맡고 있다. 현재 스위스 주요 도시에 비트코인 ATM을 설치했다.

회사 설립자는 스위스 암호화 금융부문 개척자 중 하나로 널리 알려진 니컬라스 니콜라센이다.

비트코인 스위스가 입주해 있는 건물 전경. 사진=고대로기자·스위스관광청 제공

마크 바우만 비트코인 스위스 마케팅 팀장은 "2013년 크레딧 스위스 은행에서 솔루션 아키텍트 엔지니어로 일을 하던 니콜라센이 비트코인 비지니스를 은행에 제안했는데 거절당했다. 이후 퇴사하고 회사를 설립했다. 이더리움(ETH)의 공동창립자인 조셉 루빈도 참여했다"고 말했다.

한때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비트코인 스위스는 여러가지 역풍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마크 바우만 마케팅 팀장은 "실크로드 사건은 비트코인 세상에서 큰 사건이다. 실크로드는 비트코인을 교환의 매개체로 활용했는데 전 세계 모든 마약류를 구할 수 있었고 다른 종류의 불법적인 물건들도 구할 수 있었다. 실크로드의 회원 수는 100만명이 넘었다. 2013년 10월 FBI가 실크로드의 운영자 로스 울브리치를 샌프란시스코에서 체포하면서 수백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도 같이 압류됐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전 세계로 확산됐다. 우리 회사 경영도 힘든 시기였다"고 했다.

주크. 사진=고대로기자·스위스관광청 제공

이런 분위기 속에 비트코인 스위스는 암호화폐 중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스위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최초로 암호화폐 회사 인증을 받고 비슷한 시기에 이더리움 ICO(가상화폐공개)에 참여했다. 이더리움 재단과의 협업을 시작하며 전환점을 맞게 됐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2014년부터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집필한 연구자료를 발행하는 등 적극적인 육성 정책을 펼쳤다.

이에 비트코인 스위스는 연방정부의 정책과 칸톤 주정부의 도움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칠 수 있었고 암호화폐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2017년 ICO 열풍으로 전세계의 많은 기업들이 스위스로 몰리자 비트코인 스위스는 협업을 원하는 다수의 기업과 사업을 진행해 당시 20여명의 직원을 50명 이상(현재 120명)으로 늘리는 등 회사 규모를 키웠다.

프라이빗 뱅킹계의 상위 포지션에 있던 CEO '아더'의 합류로 정식 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뱅킹 라이선스는 여러 법률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승인을 받기가 어려웠지만 비트코인 스위스는 뱅킹 라이선스를 얻어 소비자의 신뢰와 사업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 스위스 사무실 심볼. 사진=고대로기자·스위스관광청 제공

비트코인 스위스는 사업 초기에는 ICO사업에 주력했으나 ICO가 시들해지자 뱅킹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마크 바우만 마케팅 팀장은 "지난해에는 400여개의 업체에서 ICO에 대해 문의를 해 왔는데 올해는 30개도 안 되는 업체에서 문의를 해 왔다. 이것을 보고 ICO가 내리막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뱅킹 사업을 생각했다. ICO는 브로커 라이선스만으로도 활동이 가능하지만 뱅킹은 시큐리티 딜러 라이선스와, 뱅킹 라이선스 모두가 필요하다. 그만큼 시간과 정성을 투자하고 있다. 앞으로 은행이 하는 모든 금융업무를 할 계획이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를 돕는 역할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마크 바우만 마케팅 팀장은 "스위스는 새로운 기술이 나왔을 때 새로운 법률을 만들기보다는 기존의 법률을 활용해 기술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적용한다"며 "이런 것들이 기업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리히텐슈타인 총리 아드리안 해슬러가 블록체인 비지니스 모델 및 블록체인 시스템을 규제하기 위한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면서 유럽연합(EU)내 많은 블록체인 기업들이 이곳으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마크 바우만 비트코인 스위스 마케팅 팀장이 비트코인 거래시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고대로기자·스위스관광청 제공

하지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나라 스위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크 바우만 마케팅 팀장은 "스위스 옆에 있는 작은 국가인 리히텐슈타인이 얼마 전 블록체인에 대한 특별법을 통과시켜 유럽내에서 화제가 됐다. 장기적 법률일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EU국가의 많은 사업자들이 리히텐슈타인 이주를 바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스위스는 암호화폐는 결제수단· 자산·기능성의 역할에 따라 관점이 달라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세계 정부의 압박으로 결제수단으로 발전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자산, 기능성의 가치는 높게 평가하고 있다.

마크 바우만 마케팅 팀장은 "토큰은 유틸리티, 페이먼트, 시큐리티로 나눌 수 있다. 시스템 안에서 프로그램을 응용하기 위해서는 유틸리티 토큰이 적합하기 때문에 특히 유틸리티 토큰의 활용도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스위스는 블록체인이 대부분의 분야에 쓰이게 되는 10~20년 안에 세계경제는 10배 더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고대로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1082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