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윤의 백록담] 후보자의 선택, 유권자의 선택

[조상윤의 백록담] 후보자의 선택, 유권자의 선택
  • 입력 : 2019. 11.25(월)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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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공천, 컷오프' 낯설지 않은 단어들이 난무하는 계절이 왔다. 내년 4월 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일촉즉발의 '내부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략공천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이에 맞서 자유한국당은 지역구 의원 3분의 1을 공천에서 배제해 현역 의원 절반 이상을 물갈이하겠다고 밝히면서 '컷오프 명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정치권과 달리 국민들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지난 19일 전국 19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한 결과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현역의원을 뽑지 않겠다는 '교체(46.9%)' 여론이 다시 뽑겠다는 '유지(42.2%)' 여론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다소 우세했다. 민주당 현역의원에 대해서는 '유지(46.6%)'와 '교체(44.3%)' 여론이 팽팽한 반면 한국당 현역의원에 대해서는 '교체(50.1%)' 여론이 '유지(40.4%)'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교체' 여론은 충청권과 경기·인천, 호남, 서울, 50대와 60대 이상, 30대, 남성, 중도층과 보수층, 한국당과 정의당 지지층, 무당층에서 절반 이상이거나 다수였다. 반면 '유지' 여론은 대구·경북(TK)과 40대, 여성, 진보층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절반에 이르거나 다수였다. 부산·울산·경남(PK)과 20대에서는 '교체'와 '유지' 여론이 팽팽했다.

지역과 연령대별, 지지층별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현재의 의견이 내년 4월15일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각 선거구별로 대결구도가 짜여지게 되면 우열을 가르는 선거전이 기다리고 있다.

현역의원의 유지나 교체는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들의 손에 달려있다. 국민들의 선택에 앞서 각 정당별로 공천권을 행사하며 본선을 대비한다. 어떤 후보를 내세우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게 된다.

그런데 여야 모두 현역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으로 촉발된 인적쇄신론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586세대 용퇴와 맞물리면서 당 안팎에서 후보들을 흔드는 모습들이 감지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이 '찻잔속의 태풍'이 될지, 아니며 거대한 폭풍으로 확대될 지는 지금 시점에서 판단하기는 이를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제주지역 3개 선거구에서도 치열한 물밑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다. 3개 선거구를 석권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고토회복을 노리는 보수야당 등의 격돌이 불가피하다. 다만 각 지역구별로 명함을 내밀고 있는 후보들이 최종 본선에 나설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최근에 제주지역구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고들 한다. 그만큼 예측불허의 형국으로 전개되거나, 예상밖의 결과가 도출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의 출마여부는 본인 의사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정치판의 특성상 쉽게 확답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표심은 확고부동할 것이다. 내년 선거때까지 적잖은 시간이 남아 있다. 다만 선택의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 <조상윤 정치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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