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로의 백록담] 두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

[고대로의 백록담] 두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
  • 입력 : 2020. 05.11(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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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부터 제주지역에 LNG(천연가스)공급이 시작됐다.

국내에 천연가스가 도입된지 34년만에 만에 친환경에너지 혜택을 누리게 됐다.

제주지역 LNG공급을 위해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11월 제주시 애월항에 제주LNG기지를 준공했으며, 제주 LNG기지 및 배관망 공사에 약 5400억원을 투입했다.

LNG는 현재 가스 배관망이 깔린 제주시내 2만여가구에 공급이 이뤄지고 있으며, 2022년 상반기 화순복합발전소에도 LNG를 공급하고 2029년까지 도내 15만8000가구에 LNG를 보급해 보급률을 57%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한국가스공사는 LNG공급이 이뤄지면 2030년까지 제주도를 탄소배출이 없는 섬으로 만들겠다는 '카본프리 아일랜드2030'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이 되고 도민들은 LPG를 사용하는 지금보다 35% 연료절감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LNG공급후 가정의 가스요금은 고작 3.4% 인하에 그쳐 연료비가 35% 절감된다는 제주도의 말은 거짓말이 돼 버렸고 LNG를 공급하고 있는 제주도시가스사의 배만 불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지역 LPG생존권 사수 비상대책위원회가 4월 기준 가스가격을 분석한 결과 33평형·70세대 이상 아파트는 LPG사용시 LNG보다 연간 3만3430원이 절감되고 200세대 이상 아파트(33평형)인 경우 연간 8만6840원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LNG도시가스는 ㎥당 단가 972원 이라서 저렴하다고 착각할 수 있으나 LPG대비 열량이 42%에 불과하기 때문에 열량대비 환산할 경우 LPG가격이 더 경쟁력이 있고, 최근 1년간 LPG가격 평균을 적용하더라도 마찬가지로 분석이 됐다.

이에 비상대책위원회는 "기존 도시가스는 LPG+Air mix로 공급하다가 최근 3월말부터 LNG로 전환 후 기존 가격보다 4.2% 인하 효과가 있었지만 5400억원의 혈세를 투입해서 4.2% 인하 효과는 미미한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2020년 5월 기준 LPG 요금이 300원/㎥ 이상 인하되면서 가격차이가 더 벌어 질것으로 예상된다"며 "도민혈세가 들어간 사업인 만큼 제주도내 LNG 도시가스 요금 부과 체계 그리고 타 시도와 비교를 통해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앞으로 LNG 공급 가구수가 늘어날 경우 수요공급 법칙에 의해 LNG 가격은 지금보다 더 내려갈 것이다. 그러나 LNG를 공급하는 제주지역 도시가스사업이 독점화돼 있어 인하 폭은 한계를 드러낼 것이 뻔하다.

제주자치도가 지난해 9월 일반도시가스 허가기준을 고시하면서 지난 1999년 허가를 받은 제주도시가스사의 기득권을 그대로 인정해 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민간에 도시가스 독점 사업권을 줘버려서 에너지복지를 담보할 수 없게 됐다.

더 늦기 전에 에너지 보급의 공익성과 공정성을 고려해서 제주자치도 공기업인 제주에너지공사가 LNG 보급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 목표 달성과 친환경에너지 도민복지실현이란 두마리 토기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고대로 경제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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