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수난 제주흑우 '본래 이름' 찾았다

80년 수난 제주흑우 '본래 이름' 찾았다
제주대 박세필 교수 연구진 28일 기자회견
유통·소비단계서 '한우'로만 표기되던 흑우
유전·육질 특성 분석 결과 통해 '별도 표기'
  • 입력 : 2020. 10.28(수) 11:16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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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한우로만 표기되던 '제주흑우'가 본래 이름을 달고 소비자에게 선보인다.

 제주대학교 박세필 교수 연구진은 28일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전자, 육질분석을 통해 소비·유통 단계에 제주흑우 품종 표기가 가능하도록 개선했다고 밝혔다.

 제주흑우는 고려, 조선시대 삼명일(임금생일·정월 초하루·동지)에 정규 진상품으로 지정됐고, 나라의 주요 제사 때도 제향품으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의 수탈과 말살정책으로 존폐기로에 섰다. 1938년 일본이 '한우표준법'을 제정, 일본소는 '흑색', 한국소는 '적갈색(황색)'을 표준으로 한다는 '모색통일' 심사규정을 제정하면서 고유 지위를 상실한 것이다.

 다행히 지난 2004년 FAO(국제식량농업기구) 한우 품종의 한 계통으로 공식 등록된 데 이어 2013년 7월에는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되면서 그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겼다.

 그럼에도 제주흑우는 생산·도축 단계에서는 본래 이름으로 표기된 반면 유통·소비 단계에서는 '한우'로만 표기돼 일반 한우와 구분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박세필 교수 연구진은 제주흑우의 유전적 특성 및 육질 특성 분석 결과를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 제출, 유통·소비 단계에서도 제주흑우로 표기하도록 건의했다.

 이후 지난 9월 23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소도체 등급판정결과' 내 품종란에 제주흑우를 '한우(제주흑우)'로 일반 한우와 구분해 표기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생산자 및 유통업자도 '거래증명종합포털 시스템'을 통해서도 제주흑우 정보를 조회할 수 있게 됐다.

 박세필 교수는 "이번 결정으로 그동안 소비자와 판매자간 논쟁거리였던 제주흑우 진위 여부 논란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며 "또 유통개선, 품질향상 등 제주흑우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계기도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28일 현재 도내에는 흑우 1700여두가 사육되고 있으며, 당국은 향후 5000두까지 두수를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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