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공원과 솜반·동홍천 자연의 숨결 ‘만끽’번화가와 미술관·박물관 등 사람 향기 가득코스 주변 음식거리·올레시장 등 재미 쏠쏠
도심의 가을은 모자이크로 내려 앉는다. 골목 어귀에서 시작된 가을은 도심공원을 껑충 가로질러 회색 공간을 가을빛으로 물들여 간다.
어느새 남국의 도시에도 가을은 완연하다. 마당 귀퉁이 땡감나무는 주렁주렁 노란 열매로 가을을 노래한다. 대로를 따라 늘어선 하귤나무는 결실을 보듬으며 시련의 계절을 준비 중이다. 남국의 도시가 그려내는 2020년 가을의 풍경이다.
새연교
코로나19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K방역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위세가 꺾였다지만 아직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오히려 맹위를 더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에 이어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번잡한 이 즈음, 활력 충전에는 도심여행이 제격이다. 훌쩍 떠나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에다 여건상 원거리 여행도 어려워지며 도심 여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발길 닿는데로 걷다 녹색공간서 휴식을 취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낭만·추억을 쌓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구리 공원
서귀포시 도심에는 보물창고 같은 공원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이름난 곳에서부터 휴식·힐링 공간으로 사랑받는 곳 등 다채롭다. 걸매생태공원, 칠십리시공원, 새연교&새섬공원, 자구리공원, 정모시쉼터, 샛기정공원 등이 대표적이다.
서귀포시가 '서귀포 원도심 꼬닥꼬닥 뚜벅이 기행' 상품을 준비 중이다. 코로나19로 급변하는 관광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서귀포 원도심의 숨겨진 관광자원을 찾아 두 개의 코스로 묶어 내놨다. '꼬닥꼬닥'은 '천천히'를 뜻하는 제주어다.
하나는 도심공원과 솜반·동홍천을 둘러보는 자연중심의 큰 원 모양 코스다. 총 9.5㎞로 걷는데 2시간 30분 가량 소요된다. 걸매생태공원~칠십리시공원~새연교&새섬공원~천지연폭포~자구리공원~칠십리음식특화거리~정모시쉼터~서복전시관~정방폭포~소라의성을 연결했다.
샛기정 공원
▷걸매생태공원은 천지연폭포의 상류에 위치한다. 솜반천과 급경사지의 수림에는 다양한 종의 어류·조류가 서식한다. 특히 솜반천변에 자생하는 170여 종의 식물과 습지성 초본류, 야생초화류 등 수많은 종이 식재돼 있어 다양한 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칠십리시공원에는 서귀포와 관련된 시비 12기와 노래비 3기가 들어서 있다. 천지연 폭포도 한 눈에 볼 수 있어 문화 예술·자연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새연교에서는 서귀포항과 함께 범섬·문섬·섶섬이 어우러지는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새연교를 건너면 새섬공원만의 오밀조밀하면서도 고즈넉한 풍경과 함께 숲과 바다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다.
▷자구리공원은 해안가에 위치하며, 풍경과 낭만이 가득해 산책하기 그만이다. 해가 지면 오색빛 조명이 빛을 발하며 또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다양한 예술작품·조각들이 곳곳에 전시돼 있다.
▷정모시쉼터는 정방폭포의 상류에 위치한 숨겨진 명소다. 최근 알음알음으로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시원한 물과 아름드리 나무들이 어우러지며 고즈넉한 분위기를 선물한다. 잠시 발을 담그고 쉬어가기에도 그만이다.
천지연 폭포
또 다른 코스는 도심의 번화가와 미술관·박물관을 둘러보는 사람중심 작은 원 모양의 코스다. 도보로 1시간 가량 소요된다. 소암기념관~이중섭거리~샛기정공원~제주올레여행자센터~중앙로터리~동문로터리를 연결한다.
▷샛기정공원은 천지연폭포로 향하는 물소리를 들으며 오솔길을 걸을 수 있는 녹음의 산책길이다. '기정'은 '벼랑'을 뜻하는 제주어다. 상록수가 우거진 길을 걷다 보면 새연교와 서귀포항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코스 주변에 아랑조을거리·칠십리음식특화거리·매일올레시장 등이 있어 여행의 또다른 묘미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