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주愛빠지다] (8)이현주 문화관광해설사

[2020 제주愛빠지다] (8)이현주 문화관광해설사
“미술관 통해 또 다른 제주 알리고 싶다”
  • 입력 : 2020. 11.05(목)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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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이현주 문화관광해설사가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 김창열미술관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진선희기자

10년 전 귀농한 남편과 정착
한때 게스트하우스 등 운영
2018년 2월부터 해설사 활동
저지리 김창열미술관에 배치
‘미술관 반나절 투어’ 등 계획

남편은 한라봉을 키웠고 그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했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아이와 함께 부부가 제주 정착을 준비할 때부터 계획한 일이었다. 남편은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한라봉 농사를 짓지만 그는 새로운 생활을 경험하고 있다. 펜션까지 포함해 5년 동안 꾸렸던 숙박업을 접고 지금은 문화관광해설사가 됐다.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있는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에서 근무하는 이현주 문화관광해설사다.

제주도 문화관광해설사는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의 이해와 감상, 체험기회를 제고하기 위해 역사·문화·예술·자연 등 관광자원 전반에 대한 전문적 해설을 제공하는 사람'을 말한다. 2001년 이래 지금까지 공모를 통해 배출된 문화관광해설사는 300명이 넘고 현재 공영 관광지 32개소에 186명이 배치됐다.

대학에서 의류학을 전공한 이현주 해설사는 2017년 말 선발됐고 이듬해 2월부터 김창열미술관에서 일하고 있다. 예전에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존재를 몰랐지만 미술관에 배치돼 업무를 익혀갈수록 이 길을 잘 택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1지망이 이곳이었어요. 제주에 처음 살았던 곳이 고산리였고 남편 농장도 근처에 있어 친숙했죠. 3~4개월마다 바뀌는 전시 해설을 하기 위해 학예연구사가 제공하는 자료를 읽고, 도서관에서 가서 책도 뒤져보면서 미술에 대해 하나하나 배워가는 재미가 큽니다. 제주에서 해설사를 하면서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찾게 된 것에 감사드려요."

게스트하우스나 펜션은 주로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곳이어서 제주에 살면서도 제주를 제대로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다. 그는 해설사로 발을 디딘 후 제주문화원, 제주도인재개발원 등에서 개설하는 교육을 수강하며 4·3 등 제주가 걸어온 역사, 화산섬 자연 환경이 미친 영향 등을 들었고 '육지 사람들'에 대해 느끼는 '토박이 제주인'들의 감정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그가 미술관과 인연을 맺은 기간이 어느덧 3년을 향해가고 있다. 나이 지긋한 관객들이 '물방울의 화가'를 통해 인생을 읽고 감정이입을 하는 모습은 그에게 또 다른 감동이다. 관광객은 물론 도민 관람객이 증가하고 있는 모습도 가까이서 지켜봤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미술관이 문을 닫고 해설도 중단되면서 쉬는 날이 많았다. 다행히 근래 미술관 문이 다시 열렸지만 해설은 여전히 멈춰있다.

"어서 빨리 해설을 하며 관람객들과 만나고 싶다"는 그는 얼마 전 소규모 인원이 제주도립미술관, 김창열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을 둘러보는 '제주 미술관 반나절 투어'를 만들어 여행상품을 중개하는 온라인 플랫폼에 올려놨다. 영어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까지 갖고 있어서 국내를 넘어 해외 방문객들에게도 미술관 투어를 이어갈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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