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불펜의 핵' 김민규 가을야구 수호신

두산 '불펜의 핵' 김민규 가을야구 수호신
NC와 한국시리즈 2차전 마무리로 등판해 천금 세이브
김민규 "초구 던지고 긴장 풀려 타자와 싸우려 했다"
  • 입력 : 2020. 11.19(목) 09:08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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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202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2차전에서 두산 투수 김민규가 9회말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불펜 투수 김민규(21)는 올해 정규시즌을 돌아보며 8월 2일을 '입단 후 가장 떨린 순간'으로 꼽았다.

 그런데 모두가 긴장하면 지켜본 11월 18일 한국시리즈(KS) 2차전에서는 "초구 던지는 순간, 긴장이 풀렸다"고 했다.

 2020년 여러 차례 두산의 수호신으로 활약하는 동안 1999년생 투수는 부쩍 자랐다.

 김민규는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KS 2차전에서 4-5로 추격당한 9회말 1사 1, 2루에 등판해 ⅔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 1탈삼진으로 막고 세이브를 챙겼다.

 베테랑 투수도 긴장할 만한 상황에서 타석에는 교타자 박민우와 이명기가 차례대로 등장했다.

 그러나 김민규는 씩씩하고 공을 던졌고 박민우를 삼진 처리하더니, 이명기를 1루 땅볼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포스트시즌 개인 첫 세이브를 올리는 순간이었다.

 경기 뒤 김민규는 "꿈꿔왔던 한국시리즈였고, 막상 마운드에 올라왔을 때 긴장은 됐지만, 초구 던지는 순간 긴장이 풀렸고 그때부터 타자와 싸우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민규가 프로 첫 세이브를 챙긴 상대도 NC였다. 당시에도 KS처럼 부담스러웠다.

 당시 두산과 NC는 12회 연장을 치렀다.

 두산은 12회초 3점을 뽑아 7-4로 앞섰지만, 김강률이 12회말 1사 후 양의지에게볼넷, 박석민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해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김강률은 이명기를 상대로도 초구에 볼을 던졌다.

 김태형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김강률 대신 세이브 상황에서 단 한 번도 등판한적이 없는 고졸 3년 차 김민규를 마운드에 올렸다.

 김민규는 이명기를 삼진 처리하고 김성욱을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12회 혈전을 끝냈다. 프로 첫 세이브도 올렸다.

 김민규는 "첫 세이브를 할 때가 가장 떨렸다. 연장 12회말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서 엄청나게 긴장했다"고 말했다.

 이후 김민규는 '떨리는 순간'을 여러 번 경험하고, 잘 넘겼다. 그 사이, 김민규의 심장은 더 단단해졌다.

 김민규는 8월 22일 SK 와이번스전에 임시 선발로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프로 첫 선발승을 따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역투한 김민규는 유망주에서 '당연히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어갈 투수'로 성장했고, kt wiz와의 플레이오프(PO)에서 2차례 등판해 5⅔이닝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0일 PO 2차전에서는 1이닝 동안 3안타를 맞고 고전하다 힘겹게 무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

 그러나 13일 PO 4차전에서는 선발 유희관이 ⅓이닝만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가자, 4⅔이닝을 책임지며 '구원승'을 챙겼다.

 김민규는 PO 4차전 데일리 MVP에 뽑히기도 했다.

 KS를 시작하며 김태형 감독은 김민규를 '불펜의 핵'으로 지목했다.

 마무리 이영하가 정규시즌 NC전에서 3경기 2패 평균자책점은 8.04로 부진한 터라, 김민규의 활용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실제로 김민규는 KS 2차전에서 담대한 투구를 했다.

 김민규는 휘문고 재학 시절 '최고 유망주' 안우진(키움 히어로즈)과 원투 펀치를 이뤘다.

 그러나 고교 시절 이미 시속 150㎞를 넘는 빠른 공을 던진 안우진이 김민규보다높은 평가를 받았다.

 안우진은 1차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했고, 김민규는 2018년 2차 3라운드 전체 30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에서도 안우진이 먼저 기회를 얻었다.

 김민규는 "우진이가 나보다 훨씬 실력이 좋으니까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늘 '나도 기량을 키워서 언젠가는 우진이와 당당하게 맞대결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여전히 우진이가 나보다 뛰어난 투수지만, 나도 두산에서 배운 3년 동안 구위가 상승하고, 정신력도 좋아졌다"고 했다.

 2020년 포스트시즌에서는 안우진보다 김민규가 더 빛난다. 키움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했지만, 두산은 준PO와 PO를 거쳐 KS 무대에 올랐다.

 김민규도 두산 마운드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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