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15)거슨새미오름~밧돌오름~체오름 삼나무숲~초지~안돌오름~거슨새미 둘레길

[2020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15)거슨새미오름~밧돌오름~체오름 삼나무숲~초지~안돌오름~거슨새미 둘레길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오름들 한눈에 담다
  • 입력 : 2020. 12.23(수)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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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돌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 풍경.강희만기자

거슨새미 샘 동물들에겐 필수
밧돌오름 정상 제주 자연 절경
시골길 정취와 피톤치드 힐링
“많은 이들이 제주 아는 계기 되길”


사람들의 옷 두께가 두꺼워지고 있다. 점점 추워지니 뜨뜻한 이불 안이 좋고 점점 밖에 나가기가 꺼려진다. 자연도 겨울나기에 한창이다. 단풍이 떠난 자리에는 벌거벗은 나뭇가지만이 남았다.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찮아 어디 나가서 맘 편히 놀지도 못한다. 오랜 집안 생활로 '확찐자'가 되고 싶지 않다면 이불 밖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연을 찾아 이 계절의 시간을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지난달 28일 올해 마지막 2020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가 진행됐다. 이번 에코투어는 거슨새미오름~밧돌오름~체오름 삼나무숲~초지~안돌오름~거슨새미 둘레길로 돌아오는 코스다. 이날 길잡이로 나선 박태석씨는 "마지막 에코투어는 숲과 오름의 코스를 적절하게 구성해 아름다운 자연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슨새미오름 입구 앞에서 우리는 몸을 풀고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거슨새미오름은 서남쪽 굼부리(분화구)에서 한라산쪽으로 거슬러 흐르는 샘(새미)이 있어 이름이 붙여졌다. 이 샘물에는 노루나 새 등 동물들이 물을 먹거나 몸을 씻는 장소라고 전해진다.

이전에 진행됐던 에코투어와는 다르게 첫 코스는 평탄했다. 야자수 매트가 깔려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다. 거슨새미오름 정상에서 보는 뷰는 아늑했다. 이후 올라갈 안돌오름, 밧돌오름, 체오름 등이 거슨새미오름 뒤를 받쳐주는 형국이었다. 마치 형들이 막내를 든든히 지켜주고 있는 것 같았다.

잠시 휴식 후 밧돌오름으로 향했다. 빽빽한 갈대숲을 한참 지나 정상에 도착했다. 사방으로 탁 트인 시야에 체오름, 용눈이오름, 영주산, 둔지오름, 당오름, 성산일출봉 등이 보였다. 밧돌오름이 장군이라면 나머지 오름들은 장군을 바라보는 병사들 같았다. 출정하기 전 오묘한 긴장감이랄까. 오름 사이사이에서 작은 마을들이 조화를 이뤄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것 같았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들리길 권한다. 한편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하산하는 길에 야자수 매트가 닳을대로 닳아 고정핀이 드러나 넘어지면 크게 다칠 것 같았다.

자주쓴풀

물매화

배풍등

체오름 삼나무숲 입구에 들어섰다. 숲을 지나면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해리포터가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숲에 있는 해그리드를 찾을 당시의 숲 장면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구불구불한 길에 하늘 높이 솟은 나무들이 우거져 미로에 갇힌 것 같았다. 하지만 시골길 같은 정취가 매우 좋으면서도 은은한 피톤치드 향이 나 힐링이 됐다.

거슨샘

점심을 먹은 후 체오름 둘레길을 지나 안돌오름으로 향했다. 정상에 오르니 가족들과 함께 경치를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이 많았다. 연인과 함께 사진을 찍는 이들도 있었다. 정상에서 몸을 지탱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서운 바람이 불어닥치자 서둘러 내려왔다.

잠시 휴식 후 거슨새미 둘레길을 지나 다시 주차장으로 들어서면서 올해의 마지막 에코투어는 끝이 났다. 올해 진행된 에코투어는 코로나19로 인해 3차부터 비대면으로 진행돼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모두가 합심해 코로나를 하루빨리 이겨냈으면 하는 마음이 절실하게 든다. 그래서 내년에는 많은 이들이 에코투어에 참여해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길잡이 박태석씨는 "코로나19로 인해 행사가 비대면으로 진행돼 많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잘 끝낼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많은 사람들이 에코투어에서 행복한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역사 유적지 등 다양한 코스를 개발해 많은 이들이 제주에 대해 알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끝>

강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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