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12월 가을가뭄으로 인한 생육부진과 폭설로 인해 무름병이 발생하면서 무 생산량이 줄었다. 지난해 태풍대비 그물망 씌우기 작업을 하면서 증가한 생산비용까지 감안하면 20㎏에 2만원대가 돼야 적정한 수준이다. 12월에서 1월 사이엔 1만5000원대면 그나마 괜찮지만 현재 1만4000원대에 머물고 있어 답답하다."
서귀포시 성산읍 한 무 농가의 하소연이다.
지난해 긴 장마와 잦은 태풍으로 인해 육지부 채소의 작황이 좋지 않아 반사이익을 기대했으나 무 등을 포함한 제주산 월동채소 가격이 전년대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출하산지 눈·비로 인한 작업부진으로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향후 출하량이 증가하고 소비부진 등이 예상돼 가격 상승은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이번달 찾아올 추운 날씨가 가격 상승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전국 주요 도매시장 제주산 월 동무(20㎏)가격은 1만4060원으로 지난해 2만8490원보다 1만4430원(약 50%)하락했다. 도내 월동무 재배면적은 5055ha이다.
제주시 애월·한림·한경, 서귀포시 대정지역이 주산지인 양배추(8kg)가격은 8976원으로 지난해 1만3275원보다 4299원 하락했다.
제주시 구좌와 서귀포시 성산인 주산지인 당근 (20kg)가격은 2만9400원으로 전년 4만5750원보다 1만6350원이나 떨어졌다.
항암 식품으로 잘 알려진 브로콜리(8kg)가격은 지난달 기준 2만1417원으로 전년 4만4842원보다 하락했다.
이같은 제주산 월동채소류의 하락세는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이달 육지부에 강추위가 찾아 올 경우 제주산 월동채소 가격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당근은 제주에서 출하되고 있는데 출하지 기온 하락과 눈이 오면서 작업부진으로 반입량이 감소했고 연말이 다가오면서 고정거래처의 주문으로 인해 오름세에 거래됐다"면서"앞으로 반입량은 꾸준하나 소비부진이 예상돼 보합세를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배추는 현재 전라남도 무안과 신안, 제주도 제주시, 충청남도 서산지역에서 출하되고 있는데 출하지 눈·비로 인한 산지 작업부진으로 반입량이 감소하면서 연말 오름세에 거래됐지만 향후에 출하량 증가와 소비부진으로 약보합세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제주산 노지감귤(5kg) 전국 9대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격은 6217원으로 전년 동월 5898원보다 소폭 올랐지만 2018년산 7704원보다는 10%이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