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은의 월요논단] 제주도를 위한 제언

[김성은의 월요논단] 제주도를 위한 제언
  • 입력 : 2021. 01.18(월)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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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간 고향에 체류하면서 여러 연구소 및 기관과 함께 현장도 많이 방문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과 제주의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도 하고 토론의 기회도 가졌다. 이와 관련해 내가 평소 생각하던 것들 중 몇 가지를 도민들에게 제언코자 한다.

첫째는, 개발 안식년제의 조속한 도입이다. 제주도는 반세기 이상 오로지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다. 그간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동시에 많은 실수도 범했고, 놓친 것들도 많다. 그 결과, 제주도는 지금 쓰레기, 난개발, 수질오염 등 물 문제, 바다 오염, 도시 미관문제, 복잡한 통신선과 전선, 주차난과 같은 심각한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 이제는 개발 일변도에서 탈피해 이러한 현안들을 해결해 기본 인프라를 강화하면서 다가오는 미래에 대비할 시간을 가져야 할 때다. 최소한 10년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마디로 당분간 개발을 멈추자는 것이다.

다음은 쓰레기 없는 섬(WFI) 추진이다. 지금 제주도는 탄소없는 섬(CFI)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이도 필요하다. 하지만 청정 제주를 위한 WFI 추진이야말로 더 시급하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름 없는 산들이 생기고 있다. 다름 아닌 쓰레기 더미다. 한라산 으슥한 곳곳에 쓰레기들이 모르게 투척돼 쌓여 있다.

WFI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민 모두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우선 쓰레기 배출량을 최대한 줄이고, 재사용하고, 재활용하고, 또 업사이클링해야 한다. 소각하고 남은 찌꺼기는 자원으로 만들어 상품화한다면 쓰레기 배출량을 거의 제로로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최신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 쓰레기 정책도 현실에 맞게끔 재조정돼야 한다. 특히, 너무 낮은 음식물 쓰레기 배출요금은 대폭 상향조정돼야 한다.

셋째는, 환경은 자산이다. 환경파괴나 훼손은 자산손실이다. 오름과 밭담, 곶자왈,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소와 말들이 한가히 목장에서 거닐고 있는 이런 풍경들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가치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것들이 제공하는 쾌적한 환경 속에서 거주할 권리, 즉 환경권은 법적으로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후손들의 권리이기도 하다. 우리 후손들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제2공항과 같이 한번 환경을 파헤치면 회복 불능한 사업의 추진에는 그야말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지금 세대가 결정하느니 오히려 후손들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 듯하다.

지금 세대는 환경보전기금과 관광객 총량제 도입, 현 공항시설 개선 및 확충 등을 통해 과잉관광 문제만 해결하면 족하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참고로, 발리, 베네치아, 마추픽추, 네덜란드 등 외국의 과잉관광 대처 사례도 살펴보면 좋다. 미래에는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과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더욱 빈번할 것이라 한다. 향후 이처럼 관광 수요가 불안정할텐데 굳이 제2공항을 건설해야 하는지 강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환경과 토목간의 위상도 재설정돼야 한다. 토목학에서 토목공학으로, 또 최근에는 토목환경공학으로까지 발전했는데, 제주도에서 만큼은 환경토목공학이 돼야 한다. 다시 말하면, 도내 모든 정책과 사업에 있어 환경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은 제주도국제관계대사.전 뭄바이 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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