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유재산 활용 못해 혈세만 낭비하나

[사설] 공유재산 활용 못해 혈세만 낭비하나
  • 입력 : 2021. 02.04(목) 00:00
  • 편집부 기자 hl@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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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공유재산을 사들이는 것을 보면 이렇게 재정이 넉넉했나 싶을 때가 많다. 궂게 말하면 '돈이 썩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목적을 갖고 공유재산을 매입하는 것까지는 좋다. 문제는 수십 수백억원의 도민 혈세를 투입해 공유재산을 매입하고 있으나 활용 방안을 찾지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제주도는 2018년 4월 29억원을 들여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인근 옛 탐라사료(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을 매입했다. 제주도는 당시 이 건물을 매입, 리모델링해 제주여성가족연구원으로 이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리모델링 실시설계 용역 중 장애인 등을 위한 승강기 설치가 불가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결국 여성가족연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무산됐다.

또 제주시 중앙로 '재밋섬' 건물도 마찬가지다. 제주도의회가 지난해 말 이 건물을 100억원에 매입하는 것을 동의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 문화예술인을 위해 매입했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시 제주경실련은 '재밋섬' 건물을 100억원에 매입하고 70억원을 투자해 리모델링하겠다는 것은 도민을 속이는 행위라며 강력 비판했다.

어디 이뿐인가. 수백억원을 쏟아부은 옛 탐라대학교 부지도 감감무소식이다. 제주도가 2016년 공유자산 확보 목적으로 415억원에 매입했으나 수년째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설물 유지관리비 등으로 매년 1억원 이상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가하면 애물단지로 전락한 공유재산도 있다. 평택항(경기도) 제주종합물류센터다. 2013년 48억원들 들여 건립한 이 물류센터는 헐값(17억여원)에 내놓아도 팔리지 않고 있다. 공유재산으로 인해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낭비되는데도 책임지는 공무원이 없다. 이러니 혈세를 '공돈'처럼 펑펑 쓰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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